언뜻 보면 이해하기 힘든 모습들이 있다. 노후 준비할 돈은 없다고 하는데 명절 연휴 때마다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로 공항은 북새통을 이룬다. 연봉이 오르지 않아 돈 쓰기가 겁난다고 하면서도 1만원이 넘는 고급 커피나 1만3000원짜리 수제 햄버거에는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돈을 쓸 곳과 안 쓸 곳을 철저하게 나눈다는 얘기다.
돈을 쓰는 곳은 어디일까. 이 지향점을 설명하는 말이 ‘욜로’다. 내 생활에 기쁨을 주는 소비, 남들은 이해 못하더라도 나를 나답게 하는 소비가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욜로는 완전히 새로운 말이 아니다. 인생은 한 번뿐이니 후회 없이 즐기라는 의미답게 미국을 중심으로 젊은이나 여행족들 사이에서 인사로 쓰여왔다.
이소아의 'YOLO...'한 번뿐인 인생' 즐기는 데 지갑을 열다' 중에서(중앙선데이,2016.12.25)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의 앞글자를 딴 용어입니다. '한 번뿐인 인생'이라는 의미이지요.
요즘의 소비 트렌드를 이 개념으로 설명하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욜로(YOLO) 라이프'입니다. 불황이 길어지자 사람들이 한 번뿐인 인생의 가치에 눈을 뜨고 한층 자기 주도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올해의 키워드인 '셀프(Self)'와도 연결되지요. 1인 가구, 싱글족의 급증과 '나'를 위로하고 싶은 사람들이 욕구가 반영된 소비 트렌드인 셈입니다.
위의 기사에 나온 사례들처럼, 노후 걱정 속에서도 연휴 때면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북적이는 공항, 월급이 적다고 걱정하면서도 고급 커피나 수제 햄버거에는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모습 등을 이 욜로 라이프로 설명합니다. 그런 소비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남들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나를 나답게 하는 소비를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해석이지요.
"욜로 트렌드는 ▶1코노미(1인 단위의 경제) ▶가성비 ▶소비의 편의성 ▶일상의 재미 등 4대 트렌드와 맞물려 대세가 되고 진화했다. ‘혼자라도 괜찮아’ 정도로 퍼져 나갔던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은 이제 어엿한 식문화 중 하나가 됐다... 커피전문점들은 1인 손님을 위한 바(bar) 형태의 긴 테이블을 늘리는 추세고, 혼자 오는 고객을 위한 고깃집 등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인 가구 소비지출 규모는 2010년 60조원에서 2020년 120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2030년엔 194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전체 민간 소비의 2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욜로 라이프 트렌드를 말하는 전문가들은 저성장과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이해 미래에 대한 낙관론이 감소하자 '미래를 위한 현재의 희생'보다는 '지금 나를 위한 소비'쪽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해석합니다.
이 트렌드가 '대책 없는' 소비가 아니라 현재의 나를 적절히 위로하고 격려하는, 그래서 결국 '건강한 미래'로 연결시키는 그런 트렌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