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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링의 수도승'... 만51세 전설의 은퇴 '2017년을 준비하라

유앤미나 2016. 12. 17. 09:16
'사각링의 수도승'... 만51세 전설의 은퇴 '2017년을 준비하라  
예병일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2016년 12월 16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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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nard didn’t drink, didn’t smoke, ate well at all times, and treated going to the gym as if it were a job. For the next 20 years or more, Bernard Hopkins lived like a warrior monk.
 
'Bernard Hopkins: Boxing’s Ageless Living Legend' 중에서(2009.12.15. superforty.com)
 
'사각링의 수도승', 전 미들급·라이트헤비급 통합 챔피언 버나드 홉킨스(51세). 그가 이번주 일요일인 18일에 은퇴 경기를 합니다.
 
1965년생이면 만으로 51세입니다. 그런데 현역 권투선수입니다. 골프나 사격 등 상대적으로 정적인 운동도 아닌, 격렬한 스포츠의 대명사인 권투에서 말입니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저와 나이가 같으니 그게 얼마나 어렵고 치열한 자기관리의 결과인지 너무도 잘 알겠더군요.
 
홉킨스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나 마약 중독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10대를 불량배로 보냈습니다. 교도소에서 처음 복싱을 배웠고, 22세에 풀려나자 1988년 프로 권투선수가 됐습니다. 외신을 보니 그가 교도소에서 나갈 때 교도관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You'll be back. see you soon."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No, I ain't ever coming back here again." 
 
첫 경기는 졌습니다. 그는 이를 악물었고, 이후 '전설'을 씁니다. 오스카 델라 호야, 펠릭스 트리니다드 등 무수한 강자들을 눕혔고 1993년부터 2005년까지 한 번도 지지 않았습니다. 미들급에선 역대 최다 기록인 20차 방어에 성공하며 10년 동안이나 타이틀을 지켰습니다.
2011년이면 만 46세의 나이입니다. 그 나이에 홉킨스는 WBC 라이트헤비급 타이틀 매치에서 승리했습니다. 조지 포먼의 45세 기록을 깨고 최고령 타이틀 매치 승리자가 된 겁니다. 2014년 4월에는 만 49세의 나이로 또다시 기록을 깨며 WBA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이 됐습니다. 통산 전적 55승(32KO) 2무 7패(2경기는 무산).
 
그의 존경스러운 성취의 뒤에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있었습니다. 외신은 그를 'Warrior Monk'(전사 수도승)이라고 표현했더군요.
"Bernard didn’t drink, didn’t smoke, ate well at all times, and treated going to the gym as if it were a job. For the next 20 years or more, Bernard Hopkins lived like a warrior monk."
 
조선일보 임경업 기자는 이렇게 썼습니다.
"그의 코치와 지인들은 홉킨스를 '사각 링의 수도승'이라 불렀다. 그는 휴가도 없이 1년 내내 체육관을 찾아 운동을 하며 체력을 관리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스태프, 친구들이 놀랄 정도였다. 그는 튀긴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고, 유기농 식재료로 직접 요리한 음식만 먹었다. 약물의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아 한 번도 도핑에 걸리지 않았다."
 
홉킨스는 이틀 후인 만 51세 337일이 되는 날 스스로 '여정(journey)'이라 부르는 28년 복싱 인생의 마침표를 찍는다고 합니다. 그의 67번째 경기이자 은퇴 경기입니다. 라이트헤비급 12라운드 경기입니다. 상대인 조 스미스 주니어는 22승(18KO) 1패의 떠오르는 27세 강자입니다. 홉킨스보다 24세나 어린, 홉킨스가 데뷔(1988년)한 다음 해에 태어난 선수입니다. 단순한 '은퇴 기념 이벤트'가 아니라는 얘깁니다. 
 
홉킨스는 언제 은퇴하는지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젊은이들은 원래부터 링에 서는 법이고, 늙은이들은 링에서 밀려나지 않게 버티는 거야. 그게 자연의 법칙이지." 
 
미국에서 길을 가고 있으면 모르는 변호사나 금융맨들이 "버나드, 당신이 자기관리 하는 모습을 존경합니다"라며 먼저 말을 건다는 홉킨스.
'Warrior Monk', 'Boxing's Ageless Living Legend'... 
만 51세 '사각링의 수도승' 홉킨스의 멋진, 존경스러운 모습을 오래 기억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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