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다 보니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이니 예전처럼 물건이 팔리지 않아도 어쩔 수 없지요."
업종과 관계없이 기업 실적이 부진할 때면 쉽게 이처럼 생각하고 수긍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내가 세븐일레븐뿐 아니라 이토요카도, 소고-세이부 등 그룹 전체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을 때 슈퍼마켓과 백화점의 실적이 좋지 않은 이유를 물어보면 임원들 중에서도 이런 이유를 대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단언컨대 그건 아니다.
만약 '경기가 안 좋을 때는 실적이 악화된다'는 법칙이 있다면 똑같이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계속 상승곡선을 그려온 세븐일레븐의 실적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97쪽)
불황과 고령화 사회...
요즘 우리가 고민하는 문제들입니다만,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이 변화에 맞닥뜨렸었습니다. 일본 기업들은 이 불황과 고령화 사회의 도래로 인한 판매 부진 문제를 예전부터, 그리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어떤 기업은 쇠퇴의 길을, 다른 기업은 성장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스즈키 도시후미. 세븐일레븐과 세이부-소고백화점 등을 보유한 일본 최대의 유통그룹인 세븐&아이 홀딩스 회장을 역임한 인물입니다. 그가 한 말이 우리에게 참고가 될듯해 소개해드립니다.
"물건이 팔리지 않고 장사가 안 되는 이유는 딱 한 가지이다. 시대의 변화와 소비자 니즈의 변화에 대응하며 일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토요카도 사원이나 세븐일레븐 가맹점 점주들에게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가설-실행-검증'의 절차를 밟는 업무 방식을 반복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일본 경제가 거품기를 지나 후퇴하기 시작하자, 시장이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면서 구매자 중심의 시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스즈키의 표현대로 소비자 한 사람 한 사람의 '갖고 싶다'는 니즈에 딱 들어맞는 상품이 아닌 이상 식품이나 잡화 같은 비교적 단가가 싼 품목조차도 좀처럼 팔리지 않는 시대에 돌입한 것입니다.
이런 시대 변화 외에 물건이 '팔리지 않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고객이 새로운 가치가 있는 상품을 원하는데 판매자가 그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 스즈키는 이것도 중요한 이유라고 말합니다.
시대의 변화와 소비자 니즈의 변화에 대응하며 일하는 것...
불황과 고령화 사회를 맞이한 우리도 참고해야할 한 일본 경영인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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