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고대시가 모음집인 '시경'의 '탕'이라는 시에 "미불유초 선극유종(靡不有初 鮮克有終)"이라는 구절이 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끝까지 잘하는 사람 또한 적다는 뜻이다. (217쪽)
'미불유초 선극유종'(靡不有初 鮮克有終). '시경'에 있는 무서운 말입니다.
요즘 이 구절은 중국의 시진핑 주석을 떠오르게 합니다. 벌써 1년이지요. 지난해 9월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중국의 전승절 기념 열병식이 열렸습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서방 우방국들의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열병식에 참석하는 '성의'를 보였지만, 이후에도 중국은 북핵문제 해결에 별로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어 논란이 된 행사입니다. 시 주석은 그날의 기념 연설을 이 구절을 언급하며 마무리했습니다.
"'미불유초선극유종'이라고 합니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기 위해 대대로 노력해야 합니다..."
없을(쓰러질,멸할,말,다할) 미, 아니 불, 있을 유, 처음 초, 선명할(적을,드물,고울,깨끗할) 선, 능히 극, 있을 유, 마칠 종... '靡不有初'(미불유초)는 '처음이 있지 않는 것은 없다'는 의미이고, '鮮克有終'(선극유종)은 '능히 끝이 있는 것이 적다'는 의미입니다.
'처음을 갖지 않은 사람은 없으나 능히 끝을 얻는 사람은 적다'.
'처음은 누구나 노력하지만 끝까지 계속하는 사람은 적다'.
저자가 쓴 책을 보다 다시 이 구절을 만나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미불유초 선극유종'(靡不有初 鮮克有終)...
'초심'(初心)에 대한, 지속과 마무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를 돌아보게 해주는 무서운 말입니다.
날씨도 서늘해졌습니다. 저의 '초심'을 생각해 봅니다.
주말에, '나의 초심'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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