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며칠전 러시아에서 열린 비즈니스포럼에서 "알리바바 창업이 인생
최대 실수"라고 한탄했다는 뉴스가 화제가 되었었지요. 일에 쫓기는 삶을 말하면서 "다시 삶이 주어진다면 이런 사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는
겁니다.
반대로 마윈의 '사업 스승'인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최근 60세에 은퇴하겠다는
'공언'을 1년 앞두고 번복하며, "앞으로 5~10년 사장으로 더 일하겠다"고 밝혀 또 다른 의미에서 화제가 되었었습니다.('마윈과 손정의의
성공과 후회',동아일보,6.23 참조)
마윈과 손정의의 모습을 보며 '채근담'의 한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고관대작이라도 때로 도롱이와 삿갓을 걸치고 아무런 근심 없이 유유자적하는 은자를 보면,
자기생활의 고뇌와 수고로움을 한탄하지 않을 수 없으며, 고대광실에 사는 부자라도, 때로 성긴 발을 드리우고 깨끗한 책상에 앉아 유유자적하는
사람을 보면 사모하는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세상사람들이여! 어찌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채 부귀공명을 좇을 줄만 알고 자기의
본성을 따라 유유자적하게 살 것을 생각지 아니하는가?"
이 구절에서는 '자기의 본성'이라는 부분을 눈여겨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마윈은 아마 '자기의 본성'이 무엇인가 생각해보며 그런 말을 했을 겁니다.
물론 채근담이 무조건 '은둔생활'을 권하는 건
아닙니다.
"일이 여의치 않을 때는 나보다 못한 사람을 생각하라. 그리하면 하늘을 원망하고 남을 탓하는
마음이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마음이 게을러질 때는 나보다 나은 사람을 생각하라. 그리하면 정신을 가다듬어 분발할 수 있을
것이다." (213편)
마음이 게을러질 때는 자신보다 나은 사람을 생각하며 정신을 가다듬어 분발하라는 말도 합니다.
손정의의 은퇴 번복도 '분발'의 한 모습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