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피러한님의 글모음

송중기가 뭐길래...

유앤미나 2016. 4. 9. 21:03

송중기가 뭐길래... 어제 SNS으로 송중기가 나오는 수목 드라마에 대비하는 재미있는 남편의 행동 요령을 보았다. -수목에는 반드시 저녁식사를 해결하고 집에 들어간다. -10시 이후에는 시청 방해되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본방 후 아직 잔영이 남아있으므로 다음 날 아침까지 눈을 깔고 조신하게 다녀야 한다. 그동안 드라마를 통해 인기를 얻어 수많은 한류스타를 배출했지만 송중기는 역대급의 새 강자다. 뉴스까지 나았고 어딜 가나 태후(태양의 후예) 신드롬에 빠져 ‘일주일이 수목수목수목였으면 좋겠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미쳐있다. 이미 시청률의 꿈이라는 30%를 돌파했고, 중국에서는 ‘별에서 온 그대’를 넘었고, 일본에서는 제2의 ‘겨울연가’ 조짐이 보인다고 예견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무슨 내용이냐’라고 물으면 ‘송중기 멋있어’라는 애매한 대답은 스토리 전개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오로지 송중기 때문에 시청한다는 애기만 오가고 있다. 더 놀라운 이야기는 평소 드라마를 안 보던 남자들까지 수목 저녁10시에 반상회처럼 한 자리에 모이게 했던 것은 군 시절의 열정이 되살아나 보겠지만, 여성들에겐 송중기의 외모를 넘어서 무엇이 있기에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태양의 후예’에서 비쳐지는 송중기는 한 여자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순애보 자체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이기에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 엄밀하게 말하면 지금 태후의 인기 요인은 송중기가 아니라 그가 연기하는 유시진 대위에게 있다. 그는 단순히 착한 남자가 아니라 군인으로 직업관이 투철하여 지킬 것은 지킬 줄 알고 더불어 당연히 내 여자도 지켜준다는 논리가 먹히고 있는 것이다. 진짜 남자가 돌아왔다고 태후를 극찬하는 세태에 반해 많은 남자들은 혀를 차는 의견도 만만찮다. 군대도 안 가본 작가와 아줌마 광신자들이 펼치는 너절한 판타지라고 치부해 버리거나,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픽션임에도 평소 다른 극에선 20대 새파란 애들이 실장님이니 본부장이니 하는 소리를 들으며 현실과 착각하며 ‘내 남편도 내 자식도 저렇게 안 되나..’하고 생각하는 여자들과 사는 남자들은 태후 덕분에 더 고단한 삶을 살아가야 할 것 같다. 현실 속 남편들은 벼랑 끝에 매달려있는 여자를 구해주는 슈퍼맨은 고사하고 집에 돌아와 신발 벗자마자 누울 자리부터 찾는 골골한 인간이요, 눈만 마주치면 돈타령 애들 타령하는 아내에게 송중기처럼 달달한 멘트를 달려 줄 사람이 과연 몇사람이나 될까. 그렇다. 드라마와 현실은 극명한 차이가 있다. 기왕지사 송중기 열병을 우리가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 군 이미지도 좋아졌고 주춤했던 한류도 새 동력을 얻으니 좋고 송중기에 빠지느라 아내는 삶의 원동력을 얻게 되어 우울증도 치료하니 누구 말대로 이래저래 남는 장사가 아니겠는가. 지금 많은 여성들이 그에게 빠져있는 것은 꽃 미남이라서가 아니라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남 의식하지 않고 속 시원하게 날려주는데 있었고, 이것보다 더 가슴에 담아야 할 비결은 문제가 생겨도 여자 탓으로 돌리지 않는 데 있었다. 짧은 생을 살아가면서 우린 왜 그다지도 서로를 원망하고 독설 속에 살아가고 있을까. 부부는 원수끼리 만난다더니 일평생 싸우려고 결혼한 것처럼 돌아서면 얼굴 붉히고 큰소리치며 배우자 맘 아프게 하는 짓만 골라서 한단 말인가. 인생은 외롭다. 남자도 외롭고 여자도 외롭다. 다만 오늘은 송중기가 남자이니까 여자 편에서 말해 보려고 한다. 심리학자 존 고트먼 교수는 ‘이 시대 진정한 영웅은 상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내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런 관점에서 영웅이 되는 일은 어렵지 않다. 단지 상대에게 귀 기울여 주면 된다. 송중기 같은 멘트를 아내들은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어쩌다 한번 마주친 손길에 썰렁한 개그라도 좋으니 어떤 말이든 온기를 실어 대꾸해 주면 아내는 갱년기 우울증 속에서도 삶을 비관하지 않고 좀 더 행복한 삶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지 않을까. 여자는 웃고 싶어 한다. 단순한 그 바람의 결실은 전적으로 남편에게 달려있다. 평소 이러한 사소한 노력들을 안 하고 있기에 송중기는 모든 여심을 지금 쥐고 흔들고 있질 않는가. 오늘 작가 김홍신 씨가 어느 프로에서 강의 결론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행복은 내 안에 있습니다. 남이 주는 행복은 공짜지만 내게 아닙니다.‘ 나는 ‘내 안’이라는 말에 귀 기울였다. 인간으로써 가장 가치 있는 일은 ‘내 안에 있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우린 다른 사람을 조언하고 서슴없이 비판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자신은 모른 채 살아간다. 조물주는 나를 알고 내게 가장 적합한 개성과 특별한 잠재능력들을 주셨기에 남이 갖고 있는 그 어떤 것이 아닌 내 안에 있는 것으로 배우자와 공감하며 좀 더 여유 있는 노후도 가능하게 만들지 않겠는가. 남이 주는 행복이 아니라 오직 내 안에 있는 것으로 배우자를 송중기처럼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분이 인생을 100점짜리로 만들기 위한 조건으로 알파벳 A부터 Z까지 1점에서 26점까지 매겨봤더니, love(사랑)는 54점, luck(행운)는 47점, money(돈)는 72점인데 100점짜리 단어는 우연의 일치인지 attitude(태도)라고 했다. 결국 인생은 마음먹기(태도)에 따라 100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앞에 고개가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내 안에 있는 것으로 내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음에도 대부분 부부들은 내일의 행복을 위해 분주하게 살아 가느나 아니 의식주에만 신경 쓰느라 더 중요한 인생의 가치들을 놓친 채 오늘의 행복을 포기하는 어리석은 삶을 살아가기에 기쁨과 설렘보다는 짜증과 좌절만이 우리를 기다리게 했던 것이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은 상대적이다. 한 쪽만 잘해도 안 될 일이다. 남자는 남자대로 할 일이 있고 여자는 여자대로 분명히 해야 할 일이 있다. 지금 여자 옆에 늘 파김치가 되어있는 남편도 한 때는 패기 넘치는 남자였다는 사실을 먼저 기억해야 한다. 여자 입장에선 좋은 감성을 되살려준 송준기도 고맙지만 거기에 목매기 보다는 내 남편 어깨 한 번 다독여 주는 일이 더 현실적이고 더 경제적인 가치가 있고 우리 가정이 회복되는 지름길임을 알아야 한다. 자책과 후회하지 않는 삶을 원한다면 지금 서로에게 작은 일부터 버팀목이 되어보자. 2016년 4월 9일 강릉 EDIYA에서 피러한(한억만)드립니다. 사진허락작가ꁾ포남님, 우기자님, 이요셉님
^경포호수^


'그룹명 > 피러한님의 글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장과 짬뽕  (0) 2016.05.02
버려야 얻어지는 행복  (0) 2016.04.20
비우는 삶  (0) 2016.03.22
사막의 꿈  (0) 2016.03.22
소통  (0) 2016.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