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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내린 선물

유앤미나 2008. 3. 20. 18:45

신이 내린 선물(膳物)
한동안 안 보이신다 했더니
탤런트 김진해 씨가 당뇨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우리 주변에는 의외로 이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명(失明)과 신장, 뇌졸중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일단 발병하면 원상복귀가 불가능하기에
사람들은 이 병을 두려워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와
비만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당뇨병은
사망 원인 세 번째에서 계속 증가 추세로 나가고 있어서
의학계에서도 가장 관심이 높은 분야가 되고 있다.
이 병은 식생활(食生活)에서 시작되므로
모든 사람들에게 이미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미개한 민족들이 서구화된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이 증거가 되고 있다.
문명화된 나라일수록 당뇨환자가 많고
덜 산업화될수록 환자가 더 드문 것을 보면
서구문화와 식생활과 깊은 관련이 있음에 틀림이 없다.
거기에 공해와 스트레스까지 거들면서 당뇨병은
카운터다운한 후에 다가오는 거대한
유성(流星)과도 같다.

스트레스는 모든 질환과 관계가 있지만
당뇨병은 우울과 불안을 동반하는 질환이므로
그것이 더욱 민감하게 작용되는 것이다.
현대인은 무한경쟁(無限競爭)속에서 살면서
욕심과 적대적인 감정들의 발출은
일상적인 일이 되어버렸다.
문제는 이러한 정서적 영향을 받을 때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혈당이 올라
고질병으로 진행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식생활과 스트레스와 함께
당뇨병에 큰 요인을 주는 것이 또 하나가 더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활동량 부족(不足)이다.
역학연구 조사에 의하면,
한 국가의 자동차 수 증가와 비례하여
비만과 당뇨병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나와 있다.
식사량보다 활동량이 적으면
혈액 중의 당분을 이용할 용도가 줄어들기에
인슐린이 분비되어도 세포들이 당을 
잡아들이지 않아 쌓이는 것이다.

당뇨는 이렇게 지극히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발병되고 있기에 고치기가 어렵건만
어느 지인은 오히려 당뇨병은 신이 내린
선물(膳物)이라고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했다.
그는 당뇨로 진단받은 후부터
생활 속에서 절제(節制)가 몸에 배여
발병 이전보다 오히려 더 행복한 인생을 산다고 했다.
욕심 내지 않고 무리하지 않게 자연 순리대로
살다보니 참된 평안이 오더라는 것이다.
나는 그의 말을 들으며 당뇨병과 인생은 많은
부분에서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먼저 당뇨는 한 평생 동안
자기관리(自己管理)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당뇨를 치유하는 데는
식사요법, 약물요법, 운동요법 등이 있지만,
당뇨는 치료라기보다는 조절하고 관리해주는 병이므로
자기관리(自己管理)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당뇨와 에이즈는 오랫동안 서서히 진행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당뇨는 쉽게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으므로 자기관리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합병증도 막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이 다른 것이다.
어찌 당뇨만 그렇겠는가.
다른 모든 병(病)들도 자기관리 여하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우리 인생 자체가
평생 동안 애프터서비스 하듯이
모든 영역에서 자기계발을 위해서라도
자기관리(自己管理)를 잘만 한다면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은 자신의 것이 되는 것이다.
비록 아무리 부족하고 괴팍한 성격의 사람일지라도
잘만 조절하고 관리한다면 무난한 사람보다는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는 법이다.
‘약한 그것이 강함이라.
내 능력은 약한데서 온전함이라.’
철저한 자기관리로 모든 약점을 극복하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던 바울의 이러한 고백을
이제야 몸으로 체득되어간다는 것이
아쉽고 부끄러울 뿐이다.
자기관리의 가장 기본은 규칙적인 생활에 있다.
모든 병은 규칙적(規則的)으로 생활하면
본래 자신의 신체적 리듬을 되찾아 고치기가 쉽듯이,
당뇨병 관리와 인생 업그레이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제때, 적당히, 골고루’ 라는
식생활 삼 대 규칙처럼 모든 면에서 때에 맞추어
적당(適當)하게 골고루 일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보통 비만의 원인으로
유전, 과식, 운동 부족으로 꼽는대
이것은 결국 다 자기관리에 실패한 결과물들이다.

다음으로 당뇨는 
당(糖)과의 전쟁이라는 점에서
인생과 많은 유사점(類似點)이 있는 것이다.
세종도 걸렸었다는 당뇨를 소갈(消渴)이라 한 것은
갈증이 느껴져 계속 물을 마시기 때문이다.
그 소갈병 환자처럼
현대인은 갈증을 느낄 때가 너무 많다.
안타깝게도 바로 그 때 물을 마셔야 하는데
음료수를 마시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몸에는 분명 당(糖)이 필요하다.
그러나 당의 공급원으로 설탕이나 과자, 꿀 같은
단순 당 섭취보다는 덜 정제된 전곡류로 만든 빵이나 밥,
생과일과 채소 등의 복합 탄수화물의 섭취를
늘려야만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이론적인 지식은 잘 알고 있지만
문제는 맛 때문에
단순 당을 더 많이 섭취하다보니
영양의 균형이 깨지면서 몸도 상한 것이다.
이렇듯 내 몸이 단순 당에 더 끌리듯,
우리의 영혼도 오감적인 일에 더 빠져들고 있는 상황이
육신적인 당뇨병보다 더 무서운 인생당뇨병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대학로 무대에서는
당연히 연극이 올라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개그가 대부분 무대들을 잡아가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는 일보다는 더 즉흥적인
재미를 더 선호하듯이 밍밍한 물(水)보다는
맛있고 재미있는 단순 당을 �다보니
영혼은 목마를 수밖에 없다.
집에서 먹는 밥보다 조미료로 음식 맛을 내는
식당 밥이 더 맛있게 느껴지듯이,
입맛은 이미 단순하고 편리주의에 길들여 있어서
조금이라도 부담되고 어려운 일에는 손을
떼려고 하는 당뇨병의 증상들이 우리의
자화상(自畵像)이 되어가고 있다.

주여,
소갈 병 걸린 사람처럼
마셔도 목마르고
먹어도 피곤하고
일을 해도
무기력하기만 합니다.
이제 보니
그것은
물보다는 음료를
질보다는 양을
더 추구한 연고였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제 입맛을 바꾸어 놓았습니까.
이제라도
자신과 당(糖)을
바로 관리(管理)하게 하소서.
비록 진리는
전곡류처럼 맛은 없지만도
규칙적인 만남을 통해
의(義)의 맛에
길들이게 하소서.
2005년 7월 17일 강릉에서 피러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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