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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성공은

유앤미나 2017. 12. 15. 19:15

그들의 성공은 '방탄소년단(BTS)'이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 참석하여 시상과 축하공연으로 한국 가수 최초로 퍼포먼스를 펼쳤다. <방탄소년단>은 Time이 선정한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에도 뽑혔고, 트럼프조차 해리포터 작가와 동등하게 여길 정도로 그들은 지금 한.미 양국에서 화제 몰이를 계속하고 있다. 도대체 작은 체구의 동양인 아이돌을 보고 열광하고 울며 일사불란하게 호응하는 미국 팬들의 모습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BTS(방탄소년단)는 영어로 된 노래도 하지 않았고, 미국시장을 겨냥해서 어떤 프로덕션이나 홍보를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음에도 그런 폭발적 반응이 가능했던 것은 서태지처럼 시대적인 반항 속에 사회적 주제가 참여라는 소통을 통해 터치했기에 언어의 벽을 넘어 거대한 회오리로 이어갔던 것이다. 이들은 SM이나 YG같은 빅 기획사 소속도 아니다. 흔히 말하듯 '흙수저 아이돌'였기에 미래가 불투명하여 먹고살 일을 가장 우선해야 함에도 BTS는 그것보다는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소셜 미디어도 멤버 각자가 아니라 팀으로 꾸려 나갔다. 내용도 또래의 성장 소설같이 지금 겪고 있는 자잘한 일상 속의 고민들이 그대로 여과 없이 올려졌다. 이들이 다루는 주제들은 우정, 사랑, 고뇌, 방황 그리고 부조리 등 사회의 온갖 편견의 총알을 막아낸다는 의미에서 팀 이름도 '방탄(防彈)'이라고 지었다. 그들은 대중들이 무엇에 목말라 하는지를 의도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결과적으론 정확하게 파악했기에,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30억뷰를 달성했지만 ‘방탄’은 3년 만에 52억뷰를 했으니 말 그대로 지구인들과 제대로 소통한 셈이었다. 소통은 거창한 일이 아니었다. 그냥 우리 시대의 보편적인 고민을 이야기한 것이다. ‘방탄’은 지금 전세계 트위터 리트윗수가 1위가 된 것은 그들의 노랫말들은 현실의 거울이 되었다는 증명이다. 최근 낸 새 앨범 에서는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 타인을 사랑할 수 없다‘는 고민에서 시작된 앨범이다. 내 마음이 무성한 가시나무 숲이라면 누가 나와 함께 살 수 있겠는가. 먼저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당연한 말 같은데 듣다보면 내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한다. 명품 패딩이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하자 <등골브레이커>에서 “휘어지는 부모 등골을 봐도 넌 매몰차”라며 같은 세대에게 자성의 채찍까지 들었다. 입시와 취업 경쟁에 숨 가쁜 청년들 사이에서 ‘3포 세대’라는 탄식이 나오자, 노래 <쩔어>를 통해 ‘왜 벌써부터 고개를 숙여 받아 energy..’라며 자조를 패기로 전복시켰다. 이들을 키워낸 방시혁 대표는 기획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공략한 건 아니었다. 다만 자신들이 만드는 음악은 인종, 국가 상관없이 모든 젊은이들이 공감하길 원했다. 노래는 모두를 대상으로 해야 하지만 그들은 주요 타켓을 젊은이의 고통이나 압박감을 막아주겠다는 의도로 오로지 ‘청춘’에 코드를 맞추었다. 즐겁고 행복한 노래보단 지금 젊은이들이 가혹한 현실에서 겪는 내용을 가사에 담으려고 노력한 것이 의외의 반응을 얻고 있다. 세계 각지의 언어로 '자살하고 싶었는데 힘이 났다'는 댓글이 얼마나 많이 달렸는지 담당자들도 놀랐다고 한다. 결국 ‘방탄’의 성공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선명한 스토리와 꾸준한 진심이 담긴 소통의 힘이 팬덤이 쌓이면서 오늘의 성공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오늘 이 시대의 최대 화두는 공감과 소통이다. 이것은 관계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현대사회에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사람들은 ‘성공하면 행복할 것이다’라는 믿음이 있다. 하지만 연구결과 행복한 사람들이 더 성공했고 행복한 사람들이 더 부유했다. 성공이 먼저가 아니라 행복이 먼저였다. 행복은 무엇인가. 공감 속에 서로 소통되고 있을 때 느끼는 호르몬이다. 소통의 본질은 서로 간에 의미나 정서 공유에 있다. 작은 일이라도 서로 공감하면서 성취될 때 느껴지는 행복감은 세상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소통을 위해선 서로 간에 과제가 있다. 바로 그 공감을 위해선 때론 보이는 것과 진실이 다를 수도 있음을 철저히 인정해야 한다. 내가 보는 것과 추측하는 것이 상대의 모든 것이 아님을 인정해야만 서로 다른 객체 속에서 참된 소통을 확보할 수 있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행복한 소통이란 애시 당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소통의 핵심은 의미 공유에 있기에 서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최대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지극히 작은 일에서부터 공감이 되도록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물론 다른 사람과 공감하기 전에 자신을 바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자신을 모르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과 공감이 되겠는가. 자기이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인식하는 일이다. 자아를 제대로 관찰하다보면 이웃이 더욱 이해되어진다. 더 정확한 표현은 이웃을 더 품을 수 있기에 더 큰 공감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알고 보면 상대가 원하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또한 내가 그와 공감할 수 있는 내 안의 장막도 별 것 아니었다. 내가 먼저 헐고 화해의 손을 내밀 때 어느 덧 공감의 물결은 나를 잠기고 상대를 잠기고 공동체를 잠겨 평온한 꿈을 갖게 한다. 그리하면 방탄의 성공은 내게도 가능하다. 물론 우리 집도 이룰 수 있다. 2017년 12월 14일 강릉에서 피러한(한억만)드립니다. 사진허락작가:하누리님, 우기자님, 돌팔매님, 이요셉님
^경포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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