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피러한님의 글모음

# 잡으라! 그러나 즐겨라!

유앤미나 2016. 8. 13. 09:28

잡으라! 그러나 즐겨라! 나는 어느 날 우연히 ‘카르페 디엠’이라는 간판을 두 번이나 봤다. 한 곳은 카페요 다른 데는 술집이었다. ‘카르페 디엠’ 의미는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로 번역되는 라틴어다. 원래 이 말은 <죽은 시인의 사회>영화에서 키팅 선생이 학생들에게 미래라는 미명하에 현재의 낭만과 즐거움을 포기하지 말고 오늘 이 순간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순간임을 일깨워 주는 말로 사용되어왔다. 하지만 같은 날 같이 봤던 두 곳의 해석은 서로 달랐다. 카페에선 ‘오늘을 잡아라!’로 해석 해 놓았고, 술집에선 ‘오늘을 즐겨라!’라고 써 놓았는데 나는 특별히 풀이 하지 않아도 업주들이 왜 그렇게 설명 해 놓았는지 바로 알 듯 했다. 결국 인생은 ‘오늘을 즐긴다!’라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자와 ‘오늘에 충실하자!’라는 자세로 살아가는 두 종류가 있는 듯하나 갈수록 ‘오늘을 즐겨라!’쪽으로 해석하길 좋아하는 것은 이 시대는 이미 ‘카르페 디엠 증후군’까지 생겨난 것은 시대적 요인이 크다. 양극화와 다원화된 이 시대 속에 현대인들은 불확실하고 불투명한 미래보다는 현실에 충실하고 당장에 집중하는 이른바 임시(ad-hoc)세대가 늘어나고 있기에 시간의 가치도 현재 지향적으로 변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는 목돈이 생기면 집보다는 자동차를 구입하겠다는 젊은이들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는 심리적으로 미래보다는 현재에 투자하고자하는 애드호크(임시) 세대의 심리와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카톡의 상태 표시창이나 블러그나 미니홈피의 대문 글로 ‘카르페 디엠’으로 도배한 곳이 심심찮게 있을 뿐 아니라 광고판까지 들어 온지 오래다. 얼마 전에 현대자동차의 싼타페 광고가 공개되었는데, 싼타페와 함께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다는 버킷 리스트(bucket list)들이 나열되면서, ‘오늘을 잡아라’는 말과 ‘CARPE DIEM(카르페디엠)’음성과 문구가 마지막을 장식했다. 지금 하지 않으면 평생 할 수도 없고 더불어 그 일로 인해 평생 후회한다는 메시지는 생각만 한 채 실행하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오늘을 즐겨라!’ 혹은 ‘오늘을 잡으라!’라는 의미와 잘 매체되는 광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세상에는 오늘에 충실한 인생과 함께 오로지 오늘을 즐기는 인생이 있다. 어느 것이 옳은가를 따지기 전에 먼저 오늘을 잡는 인생만이 현재를 즐길 수 있기에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을 사랑하고 충실하게 사는 것이 최고의 지혜라 하는 것은 우리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존재이며 내일은 내 시간도 아닐 뿐 아니라 내일은 안 올 수도 있기에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살아야만 오늘도 잡을 수 있고 분명 내일은 따사로운 햇살을 기대해도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만약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겠는가. 하루하루가 감격스럽고 만나는 사람들이 내 가족같이 친근하게 느껴질 것이며 어떤 일이든 기쁨이 샘솟듯 의무가 아닌 자원하는 마음으로 일하다 잠자리에 들곤 했는데, 눈을 떠보니 또 하루의 해가 방끗 웃는다면 삶을 덤으로 생각하고 감격하며 살아가지 않겠는가. 물론 말이 그렇지 날마다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하며 산다는 것은 쉽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사는 것과 전혀 생각조차 해 보지 않는 사람과는 인생 자체가 다르다. 오늘이 마지막이라 여기는 자는 ‘다음에 가자’, ‘다음에 보자’, ‘다음에 하자’라는 내일의 파랑새에 결코 속아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오늘이 마지막인데 내일로 미룰 일이 어디 있으며 미혹당할 일이 있겠는가. 결국 오늘을 충실하게 살든 오늘을 탕진하든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것을 대부분 모르고 있기에 행복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적은 모양이다. 헬렌 켈러는 3중고의 장애를 갖고 살았지만 ‘내 평생에 단 하루도 불행한 날은 없었다.’고 술회했다. 반면에 세상을 정복했던 나폴레옹은 ‘내 생애 중 단 1주일도 행복한 적이 없었다.’라고 귀향 중에 고백했다. 이들을 통해 우리는 인생이란 환경이 아니라 마음가짐에 따라 희망과 좌절로 나누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음먹은 사람은 이처럼 내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늘에 충실한 삶을 살면서 먼 미래보다 오늘 현재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대부분 너무도 막연하게 ‘...하면 행복해질 거야’라는 조건부 행복의 환상을 따라가다가 나이 들어서야 비로써 깨닫게 된다. 어느 데이터에 의하면 경제적으로 부유해지면 행복해 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모든 것을 얻었다 해도 과거에 비해 덜 행복하다고 느낀다고 한다. 그들에게 가장 큰 실수는 오늘 이 순간이 결정적으로 가장 중요한 시기로 여기지 않고 오로지 목적을 위해 아무 기쁨도 없이 기계적으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외적인 어떤 조건보다도 내게 주어진 하루만큼만 소중하게 여기고 아름답게 채워나가며 감사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오늘 부름을 받아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감사(gratitude)라는 단어는 은혜(인생의 아름다움을 아는 것)를 뜻하는 라틴어 gratia에서 비롯되었다. 오늘 감사할 줄 안고 현재를 즐길 줄 안다면 그가 진정한 인생의 성공자요 카르페 디엠 원래 의미처럼 오늘을 잡고도 오늘을 즐기는 자로 살아가는 지혜로운 인생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단지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가 없다. ‘Life is more important that enjoy than seize.’ 2016년 8월 12일 강릉에서 피러한(한억만)드립니다. 사진허락작가(포남님, 해와달:즐거운님, 이요셉님)
^경포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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