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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웠던 팔순의 지휘자 인발

유앤미나 2016. 3. 22. 14:05
아름다웠던 팔순의 지휘자 인발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6년 3월 21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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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든인 지휘자는 나이가 무색했다. 악기군마다 쉴 틈 없이 사인을 주고 때론 뜀박질까지 해가며 이끌어낸 음량은 강약이 뚜렷했다. 청중을 빨아들이는 집중력이 특히 좋았다. 
 
김경은의 ' "지금 서울시향에 필요한 건 '트레이너형 지휘자'" '중에서(조선일보,2016.3.21)
 
(예병일의 경제노트)
자신의 일을 오래도록 열정적으로 하는 분들을 보면서 평소에 많은 것을 배웁니다. 예술이든 저작활동이든, 분야를 막론하고 말입니다.
 
지난주말 지휘자 엘리아후 인발(80)의 열정적인 모습을 가까이서 보았습니다. 서울시향의 말러 교향곡 7번 공연을 지휘하면서, 팔순의 인발은 여러 악기군들과 교감하며 때로는 펄쩍펄쩍 뛰기까지 하더군요. 
그는 1936년 2월 이스라엘 출생이니 만나이로도 80세입니다. 백발을 휘날리며 한 시간 반가량을 지휘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오늘 아침 신문들을 보니 이날 공연에 대한 평들이 나왔더군요. 그리 후한 평들을 아니었습니다. 물론 지휘자가 아니라 서울시향에 대한 평이었습니다. 주말 공연을 보면서 저도 지난해말 음악감독과 악장이 떠난 후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서울시향의 미래가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수 년 동안 서울시향은 그야말로 '괄목상대'했었으니까요.
 
그날 그런 걱정과 아쉬움을 잊게 해준 것이 바로 이 팔순의 지휘자 인발의 모습이었습니다. 무언가를 잠시 잘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장기간 지속적으로 잘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자신의 분야에 대한 연습을 계속하는 것은 물론이고 체력과 정신력을 유지하기 위한 자기관리도 잘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팔순의 엘리아후 인발이 자신의 전문분야인 말러 교향곡 7번을 열정적으로 지휘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느낀, 기분 좋은 주말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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