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예병일의 경제노트

아름다운 가수 인순이의 운명과 벽, 그리고 꿈

유앤미나 2016. 3. 21. 11:26



아름다운 가수 인순이의 운명과 벽, 그리고 꿈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09년 6월 26일 금요일


“제가 100% 만족할 수 있는 공연을 경험하고 싶어요. 제가 부르는 노래를 최고로 잘했다고 느끼는 거죠. 최상의 감동을 경험하는 상태라고 할까요. 어떤 가수도 자기 노래에 100% 만족하는 가수는 없기 때문이에요.”
 
'가수 인순이 "젊은 후배 모두가 라이벌. 내 노래, 난 아직 만족 못해" ' 중에서 (주간조선, 2009.6.27)
 
 
예전에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지인에게 가수 인순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녀가 병원을 찾아와 어린이나 노인 등 환자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인순이가 병원들을 찾아다니며 무료공연을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리 크지 않은 자신의 병원까지 방문해 위로공연을 하는 것을 보고 잔잔한 감동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많이 바쁠텐데 여기까지 찾아와 열심히 노래를 불러주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노래를 좋아하고 아니고를 떠나, 참 아름답게 사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카니발의 ‘거위의 꿈’을 리바이벌해 많은 이들에게 '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었던 가수 인순이. 예전에 TV에서 열심히 노래부르는 그녀를 보면 마음이 시렸습니다. 1950년대 한국에서 태어난 흑인 혼혈로 얼마나 힘들게 어려움을 헤쳐나왔을까하는 안타까움 때문이었지요.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녀를 보면 참 당당하고 멋지다는 생각을 하게됐습니다. 드러내지 않고 좋을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면 더 그런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인순이는 아버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원망하지 않는다고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제 아버지는 한국에 폐를 끼치러 온 사람이 아니라 한국을 도와주려고 온 군인이었어요. 1999년 미국 카네기홀 공연을 마치고, 워싱턴DC에서 한국전에 참전한 미국 노병들을 초청해 공연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저는 ‘여러분이 제 아버지입니다’라며 노래를 불러드렸어요.”

그녀는 아직 '전성기'가 안왔다고 말했습니다. “더 올라가고 싶기 때문이에요. 할머니 돼도 여성적인 매력을 가진 가수로 남고 싶어요. 또 후배 가수 전체가 제 경쟁상대죠. 제가 가지지 못한 걸 그 친구들이 하나씩 가지고 있어요. 후배들도 좋은 스승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자기관리에 대한 이 말도 인상적입니다.
"매일 뒷산을 오르죠. 틈날 때 운동하면 실패해요. 일단 운동부터 하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다고 생각해야죠."
그런 인순이의 꿈은 '자신이 100% 만족할 수 있는 공연'을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편견이 훨씬 더 심했던 당시 흑인혼혈이라는 '운명'과 '벽'에 당당히 마주서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간 한 가수를 보면서, 꿈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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