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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속의 화해

유앤미나 2016. 1. 8. 14:56

갈등속의 화해 동양문화에서는 예부터 12지신에 따라 동물과 색을 정하지만 서양에서는 12별자리를 사용한다. 올핸 붉은 원숭이 띠다. 붉은 색은 도전과 열정을 나타내고 원숭이는 재주와 지혜를 상징하기에 2016년은 모두에게 지혜를 갖고 도전의 한 해가 되자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다. 지금 우리에게 새삼스럽지만 원숭이 열정과 지혜가 필요한 것은 갈수록 세계는 저성장, 저물가로 인해 경제가 더 어려워지고 있지만 그것보다 사실 더 큰 문제는 세계적 변화 속에 생겨나는 갈등과 분쟁은 더욱 고조되어가면서 어느 때보다도 역대국가 간 긴장공간은 땅, 바다, 하늘까지 번지더니 이젠 사이버로 확대되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한 세상이 되고 있다. 더욱이 동북아시아의 군사긴장은 한층 더 심화되어 평화를 호소하지만 공허한 메아리로 되돌아 올 뿐이다. 특별이 우리나라는 OECD 34개국 중 사회갈등지수가 2위지만 사회관리지수는 27위 수준 속에서 사회갈등 비용이 최대 240조원에 달하는 상황이지만 평화는 요원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새해를 시작하며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화해’라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역사 이래 갈등은 한 순간도 멈춘 적이 없었다. 혹자는 갈등이 역사를 바꾸는 원동력이 되었다고도 말하지만 현실은 훨씬 잔인하기만 하다. 남북 간의 갈등, 지역 간의 갈등, 노사 간의 갈등, 세대 간의 갈등, 남녀 간의 갈등, 가족 간의 갈등 아니 모든 인간관계의 갈등을 무엇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이스라엘 5대 제사 중 세 번째 제사인 화목제는 방법이 좀 특이하다. 소나 양을 잡아 피와 기름 그리고 콩팥을 불로 태우고 나머지 제물은 제사장과 이웃에게 주는데 반드시 아침까지 남겨주면 안 된다는 원칙이 있다. <화목>에는 ‘화해하다’, ‘조정하다’ 의미가 있듯 이웃과 화해는 마음을 다해 당일에 해야 한다는 절대성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화해는 이스라엘 백성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갈등구조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절대적인 해결책이라는 점이다. 화해라고 말하면 왠지 배부른 소리 같고 나와는 동 떨어진 이야기 같지만 이것만큼 실제적인 대안도 없음을 알아야만 갈등을 해결 할 수 있다. 그래서 새해에 나는 이렇게 기도해본다. ‘주여, 우리로 화해하게 하소서!’ 바이블에서는 화평케 하는 자가 신의 아들이라고 했다. 복 중의 최고의 복은 관계의 복이다. 화평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짐승은 심장이 젖과 먼 곳에 있지만 인간은 심장이 가슴과 가까운 곳에 있다. 그만큼 감정에 민감한 인간은 정신력으로 병을 이길 수 있지만 마음이 상하면 누구도 고칠 수가 없다고 했던 것이다. 이 땅은 천국이 아니다. 하루에도 수 없이 속상한 일이 생겨날 때마다 ‘나는 피해자‘라는 착각을 한다. 사실 엄청난 가해자라는 사실을 잊고 피해자라는 생각 속에 가슴만 조리고 있다. 새해에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화해자가 되기로 작정한다면 최소한 작년보다는 속상할 일이 적을 것이다. 화해자가 되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반기문 유엔총장만 화해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마음에서 이 일은 시작된다. 네 손가락은 항상 엄지를 마주보며 긴장한다. 하지만 다섯 손가락이 공생하는 길은 엄지의 다름을 인정해야만 글을 쓸 수 있고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며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 행복은 환경이 아니라 나와 다르다는 분노를 최소화시켜야만 가능하다.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성격과 취향이 다르기에 나와 다름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답답해하고 억울해하고 분노가 치민다면 행복한 인생은 불가능하다. 자기만이 옳다는 <자기위주 사고방식>을 조용히 내려놓고 ‘남은 나와 다르다’라는 것과 ‘남도 옳을 수 있다’라는 <타인위주 사고방식>을 가질 때 행복은 너무도 가까이에서 나를 초대한다. 나와 다름은 바로 대화에서 나타나야 화해의 진가가 드러난다. 말 한 마디가 증오의 씨가 되고 삶을 파괴하기까지 한하지만, 반대로 말 한 마디에 따라서 긴장이 풀리고 길이 평탄하게 되기도 한다. 말은 사람의 인격뿐 아니라 미래모습을 알 수 있는 척도가 되는 것은 말은 사람의 감성을 터치하기 때문이다. 국내 유일 민간 소망교도소는 다른 곳에 없는 3가지가 감성을 만지면서 45년 인생을 바꾸고 있다. 먼저 수인번호 대신 이름을 불러준다. 감방에서 먹는 밥 대신에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한다. 먼저 들어온 수인 일명 빵쟁이도 물론 그 곳엔 없다. 굳이 다른 교도소와 다른 점을 찾는다면 이 3가지임에도 어느 덧 소망교도소는 재소자 사이에 로또라고 불리는 것은 재범죄율이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뚝 떨어진다는 현실적 증거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3가지 외에 기독교연합 단체에서 운영하는 교도소라 종교적 교육은 어찌 할 수 없겠지만, 누가 아니 무엇으로 거친 그들의 혀를 부드럽게 만들며 철저히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그들을 자율적인 인간으로 바꿀 수 있단 말인가. 식당에서 식사조차 교도관과 똑같이 자율 식으로 배식하기에 생전 처음 사람대접 받아가며 서로 다름을 인정해 주는 그들을 보며 입소했던 재소자들은 달라질 수밖에 없었으리라. 사실은 재소자들을 ‘나와 다를 것이 없다’라는 마음으로 섬기는 교도관들은 법무부 소속 교도관 중에서 자원하여 들어온 직원들이다. 최소한 소망교도소를 지원한 그들은 다른 곳보다 월급이 30% 적다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들 자신이 영혼의 가치를 알고 희생을 각오했기에 이런 결과물들이 가능할 수 있었으리라. 중세 때 7대 대죄가 있었다. 자신의 게으름, 타인에 대한 교만, 질투, 분노 그리고 근본적인 인간의 한계라 할 수 있는 정욕, 탐욕, 탐식이라는 죄가 잠재되어있는 인간에게 화해란 애시 당초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가능한 길이 하늘에서 열렸다. 이제 누구라도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마음을 열어 진정으로 하나 됨이 교감되며 희생까지 겸비한다면 100% 가능한 말이 된다. 어느 비바람이 심하게 부는 밤 누군가가 프란스시코 방문을 두드려 열어 보니 초라한 나환자가 비를 흠뻑 젖어 먹을 것을 구했다. 고름이 흐르고 썩는 냄새가 나는 나환자와 함께 밥 먹는 일도 괴로운 일이었는데 이제 침대에서 같이 자길 청했다. 프란시스코는 거지 나환자를 자신의 두 팔로 안고 자신의 체온으로 불청객의 몸을 따뜻하게 녹여 주었다. 새벽 기도 시간에 일어나보니 거지는 보이지 않았고 같이 잔 흔적조차 없었고 냄새마저 향기로웠다. 그 순간 드린 기도가 유명한 ‘평화의 기도’였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하나 됨을 잘못이 있는 곳에 진리를 의심이 있는 곳에 믿음을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심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며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받으며 자기를 버림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고자 합니다. 나는 물론 그를 흉내 낼 수 없지만 그래도 올핸 이렇게 기도하며 살고 싶다. ... 2016년 1월 8일 강릉에서 피러한(한억만)드립니다. 사진허락작가ꁾ포남님, 돌팔매님, 이요셉님
^경포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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