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피러한님의 글모음

느낌 없이 사는 여자

유앤미나 2008. 3. 20. 18:33


느낌 없이 사는 여자 
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첫 번째로 놀라는 일이 
식당과 모텔이 많은 것이라고 한다. 
식당이 많은 것은 어떤 식으로라도 
설명할 수 있겠지만, 
모텔은 도대체 무슨 말로 변명한단 말인가. 
몇 일전 기혼여성 천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상상할 수 없는 결과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모두가 내 아내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비관적이었다고 써 있었다. 
물론 남자들을 조사했다면 
아마도 눈을 의심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도대체 부부가 무엇이란 말인가. 
처음에는 남남으로 만났으나 
내 부모나 형제보다 더 오랜 시간을 살면서, 
이젠 친구처럼 
평생 연인처럼 지낼 수 있는 
가장 로맨틱하면서도 드라마틱한 관계가 
부부가 아니겠는가. 
부부의 날에 
‘부부는 한글의 자음과 모음’이라는 
표어가 일등으로 뽑혔다고 한다. 
부부는 자음 모음처럼 떨어져 있으면 의미 없지만, 
합치면 아름다운 소리도 낼 수 있지만 
때로는 불협화음도 낼 수 있는 사이가 
부부라는 것이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이 땅의 어떤 사상을 갖고도 
부부의 존엄성과 신성함에 대해서는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이렇게 소중한 배우자를 놔두고 
왜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진단 말인가. 
대부분 남자의 외도는 
유흥이나 매춘에 기인한 경우가 많지만, 
여자의 외도는 부부 갈등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보고가 있다. 
그렇다. 
부부갈등의 진짜 원인은 
친밀감을 느낄 수 없을 때 곧 
상대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지지 
않을 때부터 갈등은 시작된다. 
배려(配慮)란 
부부관계가 아니더라도 
여러 종류의 사람들과 살아가면서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며 편견 없이 더불어 
살아가는 밑바탕이 되고 있는 
인생의 기본 마음 자세다. 
“애인은 항상 날 배려합니다.” 
“애인 덕에 다시 여자로 태어난 기분입니다.” 
외도하는 사람들이 하는 이 말처럼 그들은 
돈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니고, 
남자를 원래부터 밝혀서도 아니었다. 
원인은 오직 하나, 
상대를 통해 배려한다는 느낌이 없었기에 
부적절한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던 것이다. 

이상하게도 결혼만하면 
남자들은 아내를 여자(女子)로 보질 않고, 
아이 낳아서 키우는 보모나 
집안의 굳은 일 해주는 파출부 정도 
아니면 외로움을 달래주는 
친구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이 있다. 
이러니 남자는 철없다는 소리를 듣는 모양이다. 
여자는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여자로 대접받고 싶은데, 
평생 살아도 남편에게 그런 소릴 못 듣다가 
다른 남자에게 들을 때 순간 행복에 
겨워 가정을 망각했던 것이다. 
남이 볼 때는 정상적인 가정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거의 원시적인 수준의 
의사소통 속에서 
아무런 느낌 없이 행복이라는 파랑새는 
이미 오래 전부터 포기한 채, 
아이들 때문에 마지못해 살고 있는 
여자가 너무도 많다는 사실이다. 

남자도 단순하지만 
여자는 작은 일에 더 감격해 한다. 
그들은 지금 거창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친밀감은 지극히 작은 일에서 출발된다는 것을 
사랑보다 일을 더 우선시하는 남자들에게는 
어려운 3차 방정식인 모양이다. 
세계 최장 결혼생활로 기네스북에 오른 
영국에 사는 어느 부부의 비결은 
“미안해요”, “그래 여보”였다고 한다. 
다투지 않고 살아가는 부부가 어디 있겠는가. 
다투더라도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한 것이 비결이었다. 
한국남자들은 여자들에게 
평소에 미안하다는 말도 잘 못하지만 
아내에겐 유독 더 립 서비스가 인색한 것이다. 
물론 아내도 어느 순간부터는 기대도 하지 않지만 
마음은 서빙고 모양 언제나 얼려있을 뿐이다. 

부부갈등의 또 다른 원인은 외적인 환경이다. 
먼저 메스미디어라는 환경이다. 
이제 남녀 외도는 논란거리도 아니듯, 
주부들의 시청률을 잡으려고 만든 저질드라마는 
아침부터 여과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애인이 있다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동창회 사이트나 채팅 등을 
통해 만났다고 답했다. 
인터넷은 미국이 처음 개발했지만 
이제 그것 때문에 가장 골치를 앓고 있듯이, 
IT강국이라는 우리나라도 그것 때문에 
가정에 나쁜 환경을 받고 있다. 
둘째는 경제력이라는 환경이다. 
여성의 사회생활이 늘고 경제력이 커지면서, 
결혼과 애정에 대한 생각들이 
과거와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곧 경제력 상승으로 이혼해도 혼자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외도를 부추기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남자들은 사회활동으로 
경제력이 생긴 아내가 오히려 
이혼을 요구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혼자서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숨죽이고 사는 남자들이 늘어만 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변화라는 환경이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은 변하지만, 
그 중에서도 여권신장으로 인해 여성들의 
사회적 일탈현상이 가장 눈에 뛰게 
달라지고 있는 변화의 하나다. 
모든 것을 알면서도 자식과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회피하거나 
용서할 수밖에 없는 불쌍한 중년남성들의 
자존심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라지고 
생존본능에만 충실할 뿐이다. 

주여, 
이 땅의 천국인 
가정이 가장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그 가정을 지키기 위하여 
아니 결혼할 때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서로를 존중하고 
격려하면서 
생명 같은 가정을 지키게 하소서. 
내가 먼저 배려하고 
내가 먼저 이해하고 
내가 먼저 사랑하게 하소서. 
2005년 6월 첫 주 5일 강릉에서 피러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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