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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더 중요합니까?

유앤미나 2017. 7. 25. 00:11





무엇이 더 중요합니까? 초등생 살인범(17세)이 구치소에서 ‘아스퍼거증후군’ 관련 서적을 탐독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그녀에게 책을 넣어 준 사람은 물론 아버지였다. 추측하건데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부모들의 판단으로는 정신병을 앓는 것으로 가장해야 형량을 낮출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자식을 돕는다고 사전 교육 차원에서 그런 책을 반입해 준 모양이다. 더 기가 막힌 일은 살인을 공모했던 두 소녀는 서로 연인사이였는데, 공범자에게 잘 보이려고 시킨 대로 했다는 뉴스는 분노를 넘어 ‘멘탈 붕괴’ 줄임말처럼 맨붕이 왔었다. 나는 갑자기 영화 <곡성>에서 아역배우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뭣이 중헌디이이이!!’ 아무리 철부지 애들이라도 그렇지 어떻게 인생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모르고 그런 극단적인 행동을 하고서도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단 말인가. 언제부터인가 현대인은 ‘내일’이란 단어는 처음부터 아예 없었던 하루살이처럼 무슨 짓을 한들 무슨 상관이냐 식으로 하루하루 짐승처럼 본능적으로 살아가고 있기에 인간의 탈을 쓰고 저리도 못난 짓을 하고서도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는 모양이다. ‘뭣이 중헌디!’라는 인생의 원천적 물음 앞에서도 요즘 사람들은 아마 0.1초도 기다리지 않고 ‘나는 내 길만 가면 그만이야...’라는 사고가 팽배하기에 오늘도 신문 사회면을 검게 물들이고 있는지 모르겠다. 적어도 사람이라면 ‘뭣이 중헌디!’라는 질문이 아니더라도 중요한 것과 순간적인 일들을 분별하고 살아야 함에도 오매불망 자기감정에 갇혀 이웃을 외면하고 있을 뿐 아니라, 눈앞의 현실에 끌려가면서 내일이 없는 오늘을 살아가고 있기에 그 사건은 모두에게 더 큰 두려움을 안겨 주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어거스틴은 ‘시간’이란 과거, 현재, 미래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다만 <3가지 현재>밖에 없다고 했다. 먼저 ‘과거의 현재’는 과거의 상처나 좋은 기억이 현재에 고스란히 영향을 주고 있는데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현재가 결정된다. 다음으로 ‘미래의 현재’란 지금 여러 일 앞에 내일을 생각하며 현실을 견디는 자와 포기하는 두 종류 사람의 인생은 판이할 수밖에 없으리라. 결국 ‘현재의 현재’란 과거나 미래 모두 현재와 뗄 수 없는 함수관계가 있기에 오늘 내가 어떤 자세로 ‘현재’를 대하는 결과가 내 인생이 되고 있기에 그는 시간이란 ‘현재’밖에 없다고 말했던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종교박람회>책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옥에 갇힌 사무라이가 잠을 이루지 못할 때, `내일은 현실이 아니다, 오직 지금 현재만이 유일한 현실이다'라는 스승의 말이 생각났던 것이다. 그 순간 그는 내일 고문을 생각하느라 지금 잠을 못 자는데 스승의 말처럼 진정한 현실인 ‘현재’에 이르자 금새 그는 잠을 청할 수 있었다. 그렇다. 누구라도 지금 이 순간 평온함이 없다면 내일 무엇이 주어진들 자신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죽어도 행복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눈앞의 신기루들에게 홀려 내일이 없는 지극히 오감적인 오늘을 살아가고 있기에 ‘무엇이 중헌디’가 별천지 이야기가 되고 있다. 한번 뿐인 인생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가?’라는 질문의 핵심은 내용이 아니라 방향에 있다. 괴테는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명언은 ‘방향이 잘못되면 속도는 의미 없다‘라는 간디의 말로 인생에서 중요한 미션이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게 한다. 누구라도 인생의 방향성이 정해졌다면 다른 말로 인생의 비전을 가졌다면, 지금 조금 힘들더라도 견딜 뿐 아니라 눈앞의 희생이나 성과에 마음 두지 않기에 누구라도 행복한 인생도 가능하게 된다. 성악가 배재철씨는 100년에 한번 나올만한 목소리라고 극찬 받았던 유럽 오페라 스타였는데, 어느 날 갑상선 암으로 더 이상 노래가 불가능하게 되었다. 하지만 수술 후 그는 “내가 만약 병에 안 걸렸으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모르고 살았을 텐데...”라는 고백처럼 그는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깨달은 후 다시 인공 성대복원 수술을 받고 재활훈련을 통해 다시 성악가로 극적으로 재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인줄 알았기에 그의 삶이 다른 사람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고 있다. 누구라도 이렇듯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계기가 있었다면 그 때부터 반전의 인생이 시작된다. 1%만 바꿔도 인생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는데 인생의 우선순위를 깨달았다면 1%가 아니라 최소 50%는 이미 먹고 시작되는 게임이기에 자존감 속에 쉽게 상처받지 않고 오히려 타인을 배려하면서 오늘 죽어도 두려워하지 않을 의미 있는 생이 시작된 셈이다. 2017년 7월 24일 강릉에서 피러한(한억만)드립니다. 사진허락작가:하누리님, 아굴라님, 우기자님, 이요셉님
^경포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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