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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싱크홀

유앤미나 2015. 4. 20. 08:37


 




인생 싱크홀


지난 2일에 내린 비로
서울 곳곳에 크고 작은 싱크홀이
무더기로 생겼다.

여름 장마 시기도 아닌데
잠시 내린 봄비에도
이 곳 저 곳에서 싱크홀이 발생하자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져만 간다.


우린 그동안
외국에서 일어난
싱크홀에 관한 뉴스는 많이 들어서
익히 알고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싱크홀에 관해서는
안전지대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제 보니
지난 4년간 서울 시내에서만
13번이나 크고 작은
싱크홀 사건이 있었는데,

최근 들어
한꺼번에 연달아 여기저기에서
발생하고 있자

영화 속 괴물처럼
땅을 삼켜버리는 싱크홀은
그야말로 새로운 두려움의 대상이
아닐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아직도
심각성만큼
몸으로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싱크홀(sink hole)은
말 그대로 ‘가라앉아 생긴 구멍‘이다.

문제는 왜 땅 속에
빈 공간이 생기는 것일까.

이것은
녹기 쉬운 암석들이 용해되면서
땅 속에 빈 공간이 생기고
그것이 무너지면서
표면에 나타나는 것이 싱크홀이므로

과정으로 볼 땐 싱크홀은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외국에서는
이러한 싱크홀 현상을
심지어 관광지로 개발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세계에서 가장 깊은 수직 동굴로
유명한
멕시코 제비동굴이 있다.

땅에서 발생하면 싱크홀이지만
바다에서는 블루 홀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블루 홀은
두 얼굴을 갖고 있는 블랙홀이다.

가장 유명한
벨리즈의 그레이트 블루 홀은

세계 모든 다이버들의
로망임과 동시에
목숨을 잃게 만드는 위험천만한
블랙홀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블랙홀은 어디서든
생겨날 수 있는 현상이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
문제로 여겨지는 것은 급작스런
도시화로 인한
지하수의 무리한 사용과

개발을 위한
규제완화, 환경훼손 등

눈앞 이익만 좇아가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노후화된 상수도관처럼

와우아파트, 삼품백화점, 성수대교 등이
무너졌듯이

한번 시작된 싱크홀은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공동화 현상에 이른
것이다.





거의 20년 가까이
논란이 많았던
경주 방폐장 유치 소식은 돈이라면

개의치 않겠다는
경제우선주의가 이제 제주도에서도
불고 있다.

제주도는 과거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져
역설적으론 철저히 보호되어 왔던
제주의 특별한 생태계가

이제는 중산간과 해안선까지
골프장과 리조트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이는
한라산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일처럼 어리석고 스스로
종말을 재촉하고 있는 모습이

칠레의 이스터 섬을
떠오르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이스터 섬은 600년엔
야자나무와 삼림이 가득 찬 낙원
이었지만

농경지와 석상을 만들면서
많은 삼림을 훼손시켜
생태계 파괴와 함께 각종 질병이 들어오면서
지금은 나무 한그루 없는 민둥산
불모지 땅이 되어버렸다.





싱크홀은
왜 일어나고 있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이익에만 집착하여
근본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눈앞의 실적에만 집착하느라

보이지 않는다고
뒷전으로 미뤄놓은 안전이
이제 서서히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굳이 몸에 비유한다면
보이는 미용과
근육만 키워왔지 정작 더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외면해 왔던
혈관이나 골밀도 등이

시니어가 되면서
건강의
가장 큰 적이 되고 있는 것처럼,

하늘을 쳐다볼 여유도 없이
땅만 바라보고
땅에 것만
추구하다가 어느 날
갑작스럽게
인생의 블랙홀에 빠지는 사례가
남의 일이 아닐 수 없다.





땅만 꺼지는 것이
아니다.

삶의 근본 토대인
가정(家庭)의 지반 침하도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모든 동물 중 가장 의존도가
높은 사람이
지금
관계와 신뢰가
희박할 정도가 아니라 해체되어갈 뿐
아니라

근본적인 질서까지
무너져 가면서

개인적인
싱크홀은 생각 이상으로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어느 경제학자가
현대의 특성을 불확실성이라고
규정할 땐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은
설명하지 않아도 스스로
자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근본을 알면
태양은 반드시 뜨게 된다.

근본은 마음에 있다.

모든 악의 근원이요
모든 불화의 출발점이요
모든 건강의 적인
인간의 욕심을
누가 어떻게 말리겠는가.

내 자식도 같은 말 두 번하면
화를 내는 판에
다 큰 성인에게 무슨 말 한다고 듣겠는가.


방법은 하나,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다.

하늘처럼
마음이 파랗게 물들어야 땅에 속한
욕심에서 돌이 킬 수 있다.


햇볕은
최고의 보약이라 하는 것은

햇볕은
면역력을 높여주고
골다공증을 예방할 뿐 아니라
태고적 인간의 마음을
품게 하므로

몸의 병을 고쳐주고
마음의 병을 고쳐주고
관계의 병까지 고쳐주기에

하루에 최소한
30분 이상 햇볕을 보고 걸으라고
권하는 것이다.





하늘과 햇볕은
단순한 땅의 반대개념만은
아니다.

하늘은
인간의 원래 고향이기에
하늘을 바라보면

사람의 근본을 잃지 않고
자아를 찾고
영혼의 고향을 준비하며
돌아갈 수가 있다.


땅에서
길을 잃은 아이처럼

인생의 싱크홀은
마음의
고향을 잃고 땅에 빠져 살게 하는
무서운 카오스같은
인생 블랙홀이다.





진리는 단순하다.
하늘에 빠져야
땅에 빠지지 않고 하늘을 준비할 수
있는 인생이 된다.

인생의 주인이 언제 오시든
기쁘게 맞이할 수 있다.

미래도 두렵지 않다.
죽음도 두렵지 않다.

다만
하늘을 바라보며
오늘에 감사하고
이웃과 더불어 기뻐하며
살아간다.

2015년 4월 19일 강릉에서 피러한(한억만) 드립니다.

사진허락작가ꁾ포남님, 우기자님, 이요셉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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