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피러한님의 글모음

대화가 필요해

유앤미나 2015. 1. 28. 11:50

대화가 필요해 결혼 30년 부부와 이제 신혼인 1년 차 부부 간에 누가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을까. 이런 질문을 한다면 당연히 30년 부부가 상대에 대한 이해지수가 높다고 생각하겠지만 결과는 그 반대로 나왔다. 결혼 1년 차 부부가 배우자에 대해 더 잘 알고 있고 행복지수도 더 높게 나온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신혼 1년 차 커플들이 30년 부부보다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있기에 서로를 더 잘 알고 부부만족도도 높게 나온 것이다. 물론 모든 부부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통계적으로 볼 땐 그게 사실이다. 우리가 머리로만 알고 있었던 행복의 비결은 이제 보니 대화(對話)에 있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는 대목이다. 남자든 여자든 나름대로 자기기준에 따라 결혼에 대한 결심이 굳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겠는가. ‘이 사람이 평생 나를 책임질 수 있을까?’, ‘이 사람이 평생 나를 떠나지 않을까?’ 하며 상대의 책임감, 성실성, 경제관념 등 남녀 다른 측면에서 거듭 거듭 숙고해 보았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결혼 이전까지 연인감정 속에선 외적인 조건들만 따져볼 뿐 결혼 이후에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대화(對話)’문제에 관해 과연 얼마나 고민해봤을까. 니체는 ‘결혼 생활은 긴 대화이다. 그러므로 결혼하기 전 당신 자신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보라. 즉 나는 이 여자(남자)와 늙어서도 여전히 대화를 잘 나눌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인간이 생물학적 존재로만 만족할 수 없는 것은 인간은 대화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대화를 통해 존재이유를 알아가며 말이 통하면 행복을 느끼지만 말이 통하지 않으면 지옥이 따로 없음을 절절히 경험하고 있는 것이 인생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대화의 현실은 냉혹하기 이를 데 없다. 부부의 하루 대화시간은 고작 15분 이라는 통계의 열매는 우울증 80%가 대화부족이 원인으로 나타난 것이다. 결혼 1년 차는 대화의 중요성을 알아서가 아니라 아이처럼 순수한 사랑이 넘쳐나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가면서 서로를 알아가며 행복지수도 덩달아 높아졌던 것이지만, 결혼 30년 커플들은 대화의 중요성을 몰라서가 아니라 말을 해도 상대가 변화하기 어렵다는 진리를 뼈저리게 공감하며 살았기에 되도록 부딪치는 일을 꺼리다보니 말수가 줄면서 배우자를 남 보다 더 모르는 기막힌 현실이 되기에 행복지수는 낮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사람과 짐승은 본질적으로 여러 가지가 다르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짐승은 머리가 땅을 향하고 있지만 사람은 머리를 하늘로 향하여 걸어 다니는 일이다. 그리스어로 사람이란 ‘위를 바라보는 존재’라는 뜻이 있다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적어도 인간은 짐승처럼 푯대가 땅에 있지 않고 하늘에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가르쳐주고 있는 의미다. 나는 대화의 필요성을 여기에서 찾곤 한다. 땅이 전부인 짐승에겐 본능의 소리만 무성할 뿐 대화가 필요치 않는다. 내일이 없는데 하늘을 쳐다보지 않는데 꿈이란 애초부터 가질 수가 없는데 대화가 왜 필요하겠는가. 사람은 잘났든 못났든 위를 바라본다는 것은 몸은 고단한 이 땅에 묻혀 살지만 마음과 심령은 하늘을 바라보며 내일을 디자인하며 살아가야 하기에 대화가 필요한 것이다. 내일은 혼자 가는 곳이 아니다. 만약 미래를 혼자 만들어간다면 그 꿈은 하늘과 상관없는 짐승처럼 땅에 속한 일 밖에 안 되기에 대화가 없어도 나눔이 없어도 섬김이 없어도 스스로 행복이라고 믿는 것을 붙잡고 살아간다. 하지만 하늘을 바라본다면 하늘을 진정 생각한다면 대화가 필요한 것은 그 길은 같이 가야하기에 대화를 통해 상대를 알고 상대와 더불어 호흡해야 가능한 일이기에 그렇다. 여기서 말하는 대화란 단순한 의미전달을 넘어서 파트너의 소리를 듣는 경청의 과정이요 아울러 자신의 내적인 상태를 상대에게 알려주는 장(場)이기에 대화하므로 하나 됨을 느끼며 대화하므로 살아있음을 느끼며 인생의 희로애락을 누리며 살아가다가 하늘의 부름을 받을 때 그 앞에서 우린 땅에 있었던 일을 스스로 말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대화가 된다는 것은 내 이성과 감성, 인생관이 서로 공감되고 있기에 어떤 기쁨이든 어떤 슬픔이든 함께 나눌 수가 있고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함께 짐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친구가 되었음을 의미하기에 행복지수는 높아질 수밖에 없게 된다. 말이 통하면 행복한 인생이 되는 것은 자연과 이웃과 교통이 가능하기에 고달픈 일만 생기면 가장 먼저 생각나고 가장 먼저 부르는 사람이 되기에 적어도 삶이 진부하게 느껴질 때 그에게 자존심도 내려놓고 내 모든 짐을 내려놓고 공감할 때 비로서 인생의 참 자유를 얻게 된다. 주여, 말씀이신 당신은 세상을 말씀으로 창조하시고 지금도 말씀으로 통치하시기에 진실하게 자신과 말하고 세상과 말이 통하므로 말씀이신 당신의 음성을 듣고 당신과 대화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오늘 감사와 사랑의 시간들이 내일 꿈과 소망의 순간들이 되길 바라며... 2015년 1월 28일 강릉에서 피러한(한억만) 드립니다.
사진허락작가ꁾ포남님, 우기자님, 이요셉님
^경포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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