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 37초
어느 날 아침밥을 먹다가 뜸금 없이
아내가 ‘2분 37초가 뭔지 아느냐’고 물었다.
어느 방송에서 몇 일 동안
부부 대화(對話)를 통해 부부문제를
집중 조명했는데, 놀랍게도 하루
평균 부부간 대화 시간이
2분 37초라는 것이다.
방송(放送)에서는
매일 28명의 주부가 가출하는데,
근본 원인은 대화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누구나 대화가 적으면 오해가 쌓이고 결국은
막다른 골목으로 내 몰릴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많은 여성들이
다시 태어나면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고
싶지 않다는 보고서는,
나이가 들수록 애정(愛情)이 줄어들면서
배우자 만족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결국 많은 부부들은
한 둥지 아래 같이 살고 있지만,
사실상 무늬만 부부인 그들은
이혼으로 발생하는 각종 불편과 부담을
피하기 위해 법적인 혼인 상태만을
유지(維持)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대화 단절의 역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오래 전,
에덴동산에서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고
고백했던 아담이 하와에게 책임(責任)을
떠넘기면서부터 시작된 일이다.
서로를 불신하기에 누구라도 진솔한 대화를
이룰 수 없기에 사람들은 오늘도 온갖
비극(悲劇)이 일어나고 있다.
그럼 대화가 단절되는 원인은 무엇일까.
먼저 가족제도(家族制度) 변화다.
대가족에서는 서로 부딪치며 살아가기에
이해하기가 쉬워 갈등이 별로 없지만,
핵가족제도에서는 서로 따로 따로
생활하기에 대화할 일이 별로 없다.
다음으로 사회(社會)구조에 있다.
곧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화하면서
아름다운 전통은 없어지고 인간관계는
일 중심으로 바뀌면서 대화는
자연히 의식적일 수밖에 없게 된다.
세 번째는 문화(文化)구조에 있다.
곧 세대 간의 문화가 너무나 급격하게
변하면서 함께 묶어 줄 공동의 화제가
점점 사라지고 끼리끼리 문화가
형성되면서 대화가 줄어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념(理念)구조 변화다.
우리는 이념으로 남북으로 나뉘었지만,
그 체제 안에 군사정권은
또 다른 이념 곧 획일적인 교육과
절대가치의 변화로 인해 국민들은 자신도
모르게 사오정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떤 연유든 대화가 단절되고,
대화가 적어졌다면 다시 적극적으로
대화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恒常) 가까이에 있다.
그것은 대화를 통하여 현실화 되고 있는데,
그 파랑새를 위해 몇 가지 도구가 요구된다.
먼저 대화(對話)기술이 필요하다.
심각한 부부들은 거의 대부분
사소한 말 한마디가 싸움을 붙여놓는데,
신기하게도 그들의 대화(對話)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 이야기를 한다.
-단정적이고 공격적이며 비교하는 말을 자주 한다.
-배려심이 부족해 자기 생각만 갖고 말한다.
-경청에 약하고 잘못 해석할 때가 많다.
그러므로 상대가 오해가 되지 않도록
바른 의사소통을 위하여 몇 가지
말하는 기법이 필요하다.
첫째는 주어(主語)로 말하기다.
부부는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당신이
될 수 있으므로 서로 조심해야 한다.
곧 행동보다 말에 더 민감한 관계이므로,
대화 중 ‘당신이..’라는 말 보다는,
‘내가..’라고 말로 자신의 느낌을
먼저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는 한 주제(主題)로 말하기다.
어떤 문제를 제기했을 때,
그 한 가지 주제만 갖고 토론해야지,
감정적으로 다른 문제까지 끄집어내면
감정만 상해 대화는 단절(斷切)될 수밖에 없다.
다른 문제는 감정이 식은 후 차후에
다시 말해야 효과가 있는 것이다.
셋째는 단락별 요약(要約)해주기다.
상대방 이야기를 자신이 이해한 방식으로
다시 요약해주므로 내용을 확인시키며,
잘 경청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명 연설가들은 단락마다 말을 끊어서 하지만,
명 대화자는 단락마다 말을 요약해주므로
대화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준다.
그러나 대화에서는 이러한 대화 기술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상대에 대한 배려심, 곧 존중하는
마음 자세에 따라 이해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그것이 일명 배려(配慮)기법이다.
배려란 먼저 경청(敬聽)에 있다.
최선(最善)의 대화법은 잘 듣는 일이다.
잘 말하기 위해 대화하지 말고
잘 듣기 위해 대화하자는 것이다.
듣다보면 서로에 대한 이해(理解)가 달라진다.
대화의 절반(折半)은 듣는 일에 있다.
누가 말을 할 때 화자에게 관심을 집중하면,
상대방의 말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확신과
상대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동시에 심어 준다는 두 가지
탁월한 효과를 보게 된다.
경청(敬聽)의 다음 단계는 시인(是認)이다.
우리는 누가 어떤 문제를 제기할 때,
본질을 떠나서 반박하기가 쉽다.
이것보다는 상대방의 어떤 말이든
고개를 끄덕이며 일단 인정해주고
대화를 하다보면 오해도 사라지고
서로를 공감하기가 쉬워진다.
가장 쉬운 방법은 상대방 말을
그대로 반복(反復)해 주는 일이다.
‘정말 그렇겠군요.’라고 맞장구를 쳐준다.
그러면 정서적으로 공감이 가면서
친근감을 빨리 느낄 것이다.
그래서 시인(是認)의 다음단계는 칭찬(稱讚)이다.
대화 중 상대가 호감을 갖는
긍정적 행동이나 칭찬을 많이 해주면
누구라도 금방 친해질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칭찬하는 사람에게
호감이 가고 칭찬하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남을 칭찬하는 것은
사실 자신을 칭찬하는 일과도 같다.
소아시아 일곱 교회에 편지할 때도
칭찬을 먼저 한 후 책망(責望)은 나중에 했다.
혹 잘못이 있으면 비난보다는 지적을
간단하게하고 칭찬은 길게 하라.
2분 37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첫째로 대화의 바른 기법이 필요하고,
둘째는 상대에 대한 배려(配慮)기법이 요구된다.
그러나 이러한 직접적인 대화기술들은
외적(外的)인 기법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을 실생활에서 좀 더 공감할 수 있도록
내적(內的)인 공유(共有)기술이 있어야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진다.
전문가들은 부부의 권태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둘만을 위한 시간을 만들라고 권한다.
가족에서 부부만큼 중요한 관계가 없다.
부부 사이가 좋아지면
다른 문제는 저절로 풀려지게 된다.
그러므로 오직 둘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나이 들면 정말로 무언가를 같이
하려고해도 서먹서먹하고 또
그 둘 만의 시간조차도 별 의미가 없다.
부부의 대화는 정보를 나누는 관계가 아니라,
각자의 감정을 공유(共有)하는 대화다.
가슴에 담고 있는 서로의 생각과
감정들을 진솔(眞率)하게
나누는 일이 중요하다.
행복은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아내를 대신해 설거지나 청소를 해주거나,
포옹이나 외식 등 가벼운 일을 통해
상대가 하는 일이 굉장히 가치
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해 주는 일 등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그런 일들을 실례로 든다면,
-매일 하루에 한 끼는 꼭 같이 식사하라.
-한 달에 한 두 번은 취미에 투자하라.
-매월 가족의 날을 만들어 즐기라.
-기념일을 절대로 넘어가지 말라.
-매년마다 부부 여행을 계획하라. 등등이다.
화초 하나에도 정성에 비례하여 자라고 있다.
하물며 좋은 부부관계를 위해서 시간과
노력의 투자는 당연한 일이다.
결혼 초에는 서로 바로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행복을 계속 유지하려면,
날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確認)하면서
공동의 꿈과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서로 힘을 합하여 노력해야 한다.
주여,
당신은 분명
배우자를
돕는 배필로 주셨건만,
돕기보다는
짐이 되고 상처(傷處)가 되면서,
수없는 후회(後悔) 속에서
자책(自責)해 봅니다.
한참 후,
배역(配役)이 다른
또 다른 자아를 보며,
당신의 마음을
조금씩
아주 조금씩 알게 되었답니다.
결혼(結婚)은 자신의
실상(實像)을 보게 하여,
이웃과 당신의 실존(實存) 속에
그 날을 준비케 하는
가장 큰 축복(祝福)이라는 것을
...
2006년 10월 22일 강릉에서 피러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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