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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탄식

유앤미나 2008. 3. 29. 16:59

자연의 탄식(歎息)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내린 기습적인 폭우로
전국 여러 지역이 초토화(焦土化)되면서
수많은 이재민들이 발생되었다.
아무리 불가항력적인 폭우라고 하지만,
우리는 어쩜 이리도 매년마다
연례행사용 홍수(洪水)를 만나는지 모르겠다.
특히 강원도 지역이 더욱 피해가 심했던 것은
수리(水利)시설도 절대적으로 부족했지만,
공사 때 깎아 놓은 절개지를 방치하다가
토석(土石)이 흘러가게 한 것과
강우패턴이나 물의 유속 즉
하천의 특성을 고려치 않은 무리한
토목공사 등이 주요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더욱이 강원도는 2014년 동계올림픽 실사(實事)를
몇 개월 앞둔 상태에서 이번 일을 당해
차질이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는 지금 온난화 현상 영향으로
각종 자연 재해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면서 해마다
재산과 인명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악순환(惡循環)을 반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철저하게
대비하지 않으면 다가올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警告)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이제라도 단기적인 복구사업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재해예방 사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그럼 폭우에 대한 예방책은 무엇이란 말인가.
옛 말에도 물은 둑으로 제어하고
성품은 예법으로 막는다는 말이 있듯이,
가장 먼저 대두되고 있는 해법은 댐 건설이다.
떡본 김에 제사 드린다고, 이런 피해를 또 보지 않으려면
홍수조절용 댐 건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벌써 주요 3개 지류 소규모 댐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보여 진다.
물론 다목적 댐이 건설되면 여러 면에서 유익하다.
먼저 홍수를 조절할 수 있는 치수(治水)효과,
관광자원 개발과 용수 확보,
그리고 토목공사로 경제적 창출효과도 있다.
그러나 하나의 댐이 건설되면,
고향이 없어진다는 단적인 이유보다는
물을 모아놓으면서 생기는 생태계파괴라는 점이다.

산업화로 인한 지구는
온갖 위험에 다 노출(露出)되어 있다.
인류는 생태계 파괴라는 엄청난
대가를 치루고 편리함을 얻었지만 덕분에
기상이변으로 인한 각종 자연재해를 당하면서
문명의 위기까지 맞이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이번에 큰 피해를 보았던
강원 영서지역은 댐(Dam) 문제라기보다는
급격히 늘어난 고랭지 농사와 스키장들로 인해
나무를 베면서 표면 흡수력을 잃어 빗물들은
가속화가 생기면서 토사의 도미노적인
피해가 일어났던 것이 아닌가.
그래서 댐은 최소화하고
먼저 비의 유속을 늦출 수 있는
방법을 먼저 모색한 후 제방이나 하천 등을
지역 속성에 맞게 재(再)개발하는 일이
우선 해야 할 일들이다.
근본적(根本的)인 수해 방지책이란
물의 흐름을 막지 않고 자연에 순응케 하는
치산치수(治山治水) 정책에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한국의 산지와 하천은 짧고 가파르므로
상류에서는 물이나 토사 유출이
심한 것은 당연한 일이므로,
치산(治山)은 곧 치수(治水)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으므로 '치산치수'라고 말하는 것이다.
곧 산(山)에서 토사유출이나 산사태가 없어야만,
하류에 있는 수원이나 하천 그리고 바다를
잘 관리할 수 있기에 이 둘은 유기적인
관계(關係) 속에서 관리해야한다는
정당성을 얻게 되는 것이다.

먼저 치산(治山)이다.
이번 폭우의 특징은 물로 인한 피해라기보다는
토사(土砂)가 직접적인 원인이 된 피해가
다른 해보다도 더 컸다는 점이다.
지난 2002년도 루사 태풍과
영동지역 대형산불로 인해 산은 급격하게
사막화가 되면서 산림 침투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빗물은 땅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지표면에
그대로 흘러 내려가면서 산사태로
이어져 마을을 덮쳤던 것이다.
왜 이런 일들이 생겨나고 있을까.
그것은 인간 스스로 화(禍)를 자초한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이 마치 자신들의 것 인양,
땅을 파 헤쳐 놓았던 곳은 한 곳도
빼놓지 않고 이번에 전부 큰 피해를 당했다.
곧 사람 손에 닿은 곳마다 자연은 채찍을 들었던 것이다.
UN은 2차 대전이후 산림녹화 모범 국으로
우리나라와 이스라엘을 꼽았다는데,
이제는 돈벌이에 급급해 숲보다는
나무만 보고 개발하다가 그
자연으로부터 화(禍)를 당했던 것이다.
아직도 이해(理解)할 수 없는 일은
여러 신도시(新都市)를 건설한다고 하고,
또 관광레저 시설이나 골프장이 늘어가면서 
산림들을 파헤치는데 왜 정책적으로
자연재해를 대비한 치산치수는
전무 했었느냐 하는 점이다.
정부가 이제는 개발과 환경을 통합하는 정책을
펼치겠다고 공언하듯이, 이제라도 생태계
파괴를 멈추고 녹지대를 보호해야 한다.
댐은 자연의 흐름을 막지만,
녹지는 모든 환경과 교통하게 하므로
개인과 국익을 증진하는 최선의 길이 된다. 

다음으로 치수(治水)정책이다.
우주에서 바라보면
지구는 물과 산소가 있기에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물과 산소는 산림과 강이나 바다에서
공급되고 있으므로 치산(治山)과 치수(治水)는
쌍둥이처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강범람으로 영조 때부터 청계천을 만들려고
했지만 인원 동원이 힘들어 포기하다가, 
일제 시대가 되어서야 제방을 쌓고
관개수로를 만들면서 우리나라는 물을
체계적으로 관리(管理)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물은 어느 시대나 인류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기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치수(治水)는 정치의
기본으로 삼았던 것이다.
먼 옛날 우(禹)는 치수를 잘해
순임금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기도 했다.
그는 집을 나와 9년 간 치수 사업에 종사하면서
세 차례나 집 앞을 지날 때가 있었음에도
들르지 않았다는 우화는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치수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이 자연적(自然的)으로 흘러가도록
물의 길(水路)을 막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곧 하천도 시멘트로 직강(直江)으로 만들지 말고,
물의 흐름대로 곡선(曲線)으로 만들어야
고기들도 살 수 있고 토사도 유출되지 않는다.
인위적으로 만들었던 모든 것들은
하늘이 심판하기 전에
자연이 분노하며 재앙을 내린다.
곧 개발로 인해 원래의 수로(水路)를 알지 못했지만,
홍수를 통해 흘러내려가는 엄청난 물과 토사가
결국 원래 길을 찾아주었던 것이다.

사실 이번 수해는 앞으로 있을
더 큰 재앙의 예고편(豫告篇)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전문가들은 여러 이론들을 제시해보지만,
바이블은 오래 전부터 예견(豫見)하고 있었다.
그것은 아담 이후로 신의 명령을 어기고
범죄 한 결과, 땅은 저주(咀呪)받고
피조물들은 탄식하며
고통(苦痛) 중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산업화 이후 인간은 자연 앞에 너무나 교만했다.
오직 편리함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산을 깎고 바다를 막아 버렸다.
어리석은 인간은 이분법적인
관점에서 자연을 마음대로 다스려왔지만,
지구는 원래 하나의 유기체로 보는 가이아학설대로
한 부분이 병(病)들면 그 피해는 다시 인간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이번 집중 폭우를 통해서
사람들은 생각이 바뀌고 있다.
인간은 결코 자연과 맞짱 떠서 이길 수 없다.
오히려 극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연약함만 확인될 뿐이다.
절대자는 가끔 사람들에게
역경을 통하여 겸손(謙遜)케 하시는 것은,
그의 뜻과 영광(榮光)을 사모하는
길만이 행복한 삶이기 때문이다.

주여,
몇 일 동안
하늘에서 구멍이라도 난 듯,
폭우(暴雨)를 통해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인간은 연약한 존재이면서도
비겁하게도 자연에게는
한 없이 모질게 대하는 모진 존재라는 것,
몇 번을 경험했건만
제대로 대비(對備)하지 못하는
미련한 존재라는 것을...
그리고
평상시(平常時)에는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다가,
전쟁 같은 난리가 나봐야
잠깐 감사(感謝)가 뭔지를 아는
개념 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물(水)에도 길이 있듯이,
이제 사람이
가야 할 길로만 가게 하소서.

2006년 7월 23일 장마가 걷힌 뒤 강릉에서 피러한 드립니다.
사진허락작가ꁾ 설악디카클럽 태공님 lovenphoto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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