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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목마름

유앤미나 2008. 3. 28. 16:20

타는 목마름
아프리카 하면 누구나
맹수들이 뛰놀고
문명과 뒤 떨어진 채 낭만이
흐르는 대륙으로 알고 있지만 지금
그 땅은 가뭄으로 신음(呻吟)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앙아프리카의 동부지역에서는
가뭄으로 농작물과 가축이 말라죽으면서
주민들은 물과 식량을 찾아 그리운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고 있다.
TV에서 바라 본 그 땅은
메마른 대지와 쓸모없는 가시나무뿐이었다.
짐승은 사람이 마시고 남은 물을 주곤 했는데,
지금은 그럴 여유(餘裕)가 없어서 그런지
마지막 이동수단이었던 당나귀까지
죽어 시체가 천지에 쌓여있다.

어느 소녀(少女)는
한 방울의 물이라도 얻기 위해
새벽부터 다섯 시간을 걸어가서 말라버린
강바닥에 파놓은 구멍 속에 들어가 물을 담은 후,
또 다시 다섯 시간을 걸어 집으로 가 가족
열 두명이 하루를 버틴다고 한다.
그녀는 물을 이고 나르는 것은
힘들거나 슬프지 않은데,
가축들이 죽어가는 것이 슬프다고 했다.
이런 가뭄 속에서도 양극화 현상은 또 생겨났다.
그 곳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다국적 기업
소유 수백 만평 땅에는 푸른 초원 위에
호수가 있고 스프링클러가 24시간
뿌리고 있었지만 주민들에겐
철벽같이 문이 닫혀있다.
누가 그들의 목마름을 알아줄까.
사람들은 지난해 동남아시아 쓰나미나
최근 인도네시아 대지진은 기억하고 많은 후원을
하지만 아프리카의 목마름에는 관심조차 갖지
못하는 일이 나를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한편에서는 노아의 홍수(洪水)를 방불케 하는
비가 내리고, 그 반대편에서는 사람과 짐승 그리고
곡물들이 타 들어가는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데
그 원인(原因)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이런 질문 앞에서 사람들은 결코 의아해
하지 않는 것은 지구온난화 현상과
아프리카 가뭄의 가장 큰 주범은
선진국의 산업화였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대기 중에는 질소와 산소가 대부분이고,
그밖에 다른 기체가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이러한 대기 구성(構成) 성분이
지구의 자연과 생물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만약 그 구성 비율이 깨어지게 되면
생태계에 혼란이 오는데 그것을 깨뜨린 것이
산업화로 인한 기체 증가 였던 것이다.
곧 자동차에서 나오는 매연,
세면후 사용하는 스프레이 그리고
쓰레기 소각할 때 나오는 일산화탄소 등(等)이
대기권을 올라가 오존층을 파괴시키면서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 이 재앙을
만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렇듯 지구 온난(溫暖)화는 처음부터
인간이 제공(提供)하고 있는데,
그 결과로 엘니뇨현상이 동반되었던 것이다.
지상에서 덥게 느껴지는 것을
온난화 현상이라고 한다면,
바다 속에서 수온상승을 느끼는 것이 엘니뇨다.
엘니뇨는 더워진 해수면 온도가
대기와 상호 작용하면서
지구촌 곳곳에 대기 흐름을 교란시키므로,
지역에 따라 강우량이 많거나
가뭄이나 허리케인 등의
기상 이변과 자연 재앙을 가져다 준다.

만약 자연재앙이 천재(天災)라면
인간이 어찌할 수 없겠지만,
그 원인이 인재(人災)임을 알았다면
우리는 이제라도 근본적으로
재앙을 대비(對備) 해야하지 않을까.
먼저 가장 손 쉬운 방법은
잘 사는 나라가 재난당한 나라에 대해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일이지만 그것보다는
나라마다 개인마다 근본 대비책이 절실하다.
우리나라도 몇 년 전에 대책을 발표했었다.
먼저 용수 예비율을 끌어올리고,
물 부족을 대비해 댐을 더 건설하고,
이웃 중국과 일본 예보전문가와 합동으로
엘니뇨 조기경보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정부대로 추진(推進)해야 할 것이지만,
각자 개인(個人)은 어떤 일이 대책이 될까.
간단하게 그 일은 물을 절약하는
일에서부터 출발한다.
우리나라는 옛날엔 금수강산이라
할 정도로 물이 많았는데 지금은 UN이
정한 물 부족(不足)국가가 된지 오래 되었지만,
아직도 절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인당 물 소비량은 세계인구보다 2배 빠르게 진행됨에도
생활용수 중 70%는 불필요하게 낭비되고 있기에,
‘돈 쓰기를 물 쓰듯 한다’ 라는 속담이
생겨났던 모양이다.

물은 지구촌 유지를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사람의 몸은 2% 물이 부족할 때 목마름이 느끼며
5% 물이 부족하면 혼수상태가 될 정도로
생명체를 유지하는데 가장 필수적이지만
공기의 소중함을 잊고 살 듯이 우리는
그 물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
이제 물은 오일과 비할 수 없는
중요한 자원이 되었다.
바다 물이 아무리 많을지라도
식수 가능한 물은 1%도 채 안되기에
이미 벌써 11억 인구가 식수(食水)로
고통당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훈련소에서 땀 한 방울이,
전쟁터에서 피 한 방울과 같다는 말처럼,
지금 한 방울의 물이 미래에는
피 한방울과 같을 것이다.
그러므로 절수(節水)하는 일은
환경운동 차원이 아니라,
미래생존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귀가 따가울 정도로 들었던
절수방법을 다시한 번 실천 해보자.
양치질할 때는 물컵을 사용하고,
변기에는 벽돌 하나씩 넣어두는 센스,
세수나 목욕 그리고 세차나 설거지할 때는 미리
통에다 물을 받아서 사용하기 등이다.

이렇듯 국가적으로 개인적으로 절수(節水)하는
일은 외적인 물부족 대비책이라고 한다면,
내적(內的)인 대비책은 인간은 신께
돌아가 감사한 마음을 회복하는 일이다.
이제보니 인류의 재앙(災殃)으로 여겼던
지구온난환 현상은 온전히
인재(人災)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인재(人災)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반드시 천재(天災)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구약(舊約) 호세아서에 보면,
백성들은 신의 은혜와 도우심을 망각한 채
우상과 불의를 자행하다가 가장 먼저
자연세계부터 영향을 받아 먼저
대지가 메마르고 그리고
사람들의 심령이 타들어갔던 것이다.
은혜와 감사(感謝)를 잊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공해, 기아(饑餓), 종족간의 갈등, 에이즈
등 세기 말의 이슈들을 마음이 타들어가므로
생겨난 자연스러운 죄악의 흔적들이다.
그러므로 물(水) 뿐만 아니라
심령의 목마름으로 생겨나는 죄의 사슬을
대비하는 최선의 방법은
감사가 회복(回復)되는 길외에는 없다.

이번 케냐가뭄 고통 보도 후
많은 시청자들이 후원을 약속한 전화를 했다.
'이 땅에서 사는 게 이렇게 감사한
일인 줄 미쳐 몰랐어요.'
돌이켜보면 특별한 이유 없이
스스로 고독과 불행(不幸)을 느꼈을 때는,
환경 탓이라기 보다는 단지 감사가
없었던 시간이었음을 알아야 한다.
어떤 일을 하면서
가슴 두근거리던 기억(記憶),
아, 이게 사는 맛이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했던 것은
과정이 주는 작은 행복을 느끼며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살았을 때 주어진 신의 선물이었다.
감사(感謝)가 회복될 때,
삶이 얼마나 경이(驚異)로운가.
마음을 비우고 세상을 바라보아라.
돌 하나와 들풀 속에서도
내일의 꿈을 노래하는
깃털의 꿈틀거림을 보게 될 것이다.

주여,
많은 것을 소유함에도
어두운 욕심들에 눌려서
삶의 의미도
삶의 즐거움도 잊은 채,
사소한 일에 마음을 빼앗겨
행복은커녕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살았을 때가 더 많았음을
고백(告白)합니다.
결과의 순간에
집착하여,
매 순간의 환희와 감격을
상실한 채,
잿빛 하늘을 바라보며
당신과 세상을
원망했던 어리석은
종입니다.
외적인 가뭄도 문제지만
지금 저에겐 심령의 목마름이
더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제발...
현실이 미래에 잡히지 않도록,
순간(瞬間)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세상(世上)을
바라보게 하소서.
2006년 6월 18일 강릉에서 피러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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