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큰 힘
‘사랑을 하면 예뻐져요’
오래 전에 불렀던 봉봉사중창단 노래처럼
사랑을 하면 예뻐질 뿐만 아니라
건강해지고 더 오래 산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다.
지난 한 해를 마감하면서
‘생노병사의 비밀’에서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관심과 큰 힘이 되고 있는
사랑에 대한 능력을 과학적으로 접근해 보았다.
내가 그 프로를 보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부부 중 한 쪽이 먼저 사별할 때
여자는 최고 17년,
남자는 24년 빨리 죽는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배우자 사망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다른 형태의 사랑 곧 가족이나 친구, 이웃들의
사랑으로도 치유는 가능하다 하지만,
사람에게 사랑을 빼앗은 일만큼
고통스러운 일도 없다.
모든 신화(神話)와 예술의 테마는 언제나 사랑이었다.
사랑은 분명 인류 이래 최고의 행복(幸福)이지만
그것이 깨어질 때는 최악의 고통이 된다.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아니 사랑의 힘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사랑이란 무엇보다도
고백(告白)할 때 힘이 발휘된다.
어느 연구팀에서 기혼남녀 만 명에게
‘아내가 당신에게 사랑을 표현합니까?’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한 사람들이 협심증 발병 위험이
두 배정도 낮게 나타났다고 한다.
그만큼 사랑의 표현이나 느낌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사랑을 표현하길 어려워할까.
한국문화에서는 남자가 여자에게 자기감정을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배워왔고,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안다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는
면죄부까지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아직도
검증되지 않은 자신의 따스한 마음이
일방적인 것이기에 거절당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유독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상대의 호감을 끌기 위한 수단도 되겠지만,
그것보다는 상대에게 모든 것을
주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곧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 있을 때
자신의 소중한 것까지 줄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을 준다는 것은 자신의 정서적인
감정을 상대에게 표현하는 것이다.
세상에서 완전한 것은 없듯이
사랑도 마찬가지다.
그러기에 고백(告白)이 필요한 것이다.
무슨 일이 생각처럼 안 된다 해도
상대에게 표현된 부분까지는 자신의 진실을
인정받을 수 있기에 그 때마다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새해에는 더 늦기 전에 내가 먼저 말해보자.
‘사랑 합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아름다우십니다!’
둘째로 사랑은 유대감을 통해 큰 힘이 된다.
사랑을 표현(表現)한 뒤에
반드시 상대와 유대감을 가져야 한다.
친밀한 관계란 다음 네 가지 질문으로 알 수 있다.
-진정으로 나를 배려해 주는 사람이 있는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가?
-기꺼이 나를 도와줄 사람이 있는가?
-비밀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놀랍게도 이 네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모두 ‘없다’고 답을 했다면
조기사망의 위험이 다섯 배 이상이 높다고 한다.
학자들은 장수(長壽)가 유전자보다 중요한 것은
이웃과의 친밀한 관계에 달려있다고 본다.
그것이 가족이든 친구든 누구든 상관없이
타인과 유대감이 많이 형성된 사람이
더 건강하고 장수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월드컵을 개최할 때
어느 은행에서는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 하겠습니다’라는 컨셉을 갖고 광고를 했었다.
내용인즉 월드컵 4강 신화를 가능하게 했던 힘은
어떤 전략이나 파워 프로그램도 아니고
감독이 선수 한 사람 한사람에
대한 세심한 사랑이 유대감을 형성시켜
그런 결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오늘날 자살은 열풍처럼 불고 있다.
자살은 우울증이나 갑작스런 큰 충격을
받을 때 이겨내지 못할 때 보통 일어나고 있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공동체와 유대감이
없을 때 발병한다는 것이다.
'핵(核)인간'이라 부르는 현대인은
내면에 대한 깊은 탐구는 했을지 몰라도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이 사회를 하나로 묶어주고
사람들의 삶을 이끌어왔던 전통적인 가치를
소홀히 함으로 역사는 물론이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도 유대감이 없고
오직 자신 만을 생각하기에
쉽게 자살하고 있다.
인권(人權)도 좋고
학교에서 학생 중심도 좋고
상담에서 내담자 중심도 좋으나,
이런 식으로 자기중심주의에 빠지다보니
서로 아끼며 때론 희생도 감수하며 유대감을 갖는
공동체 가치보다 개인의 행복여부가 우선 시
되기에 이혼이 늘고 자살이 느는 것이다.
셋째로 사랑의 힘은 봉사할 때 나타난다.
봉사 후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봉사를 하면
통증이 감소된다는 임상보고가 있다.
도움 받는 사람보다는 봉사자에게
더 이로운 것이 많다는 것은
신비한 사랑일 뿐이다.
도움을 받는 사람들과 나누는
친밀함의 감정교류가 뇌의 엔돌핀 분비를
촉진함으로 기분을 더 좋게 만드는데
그것을 ‘봉사의 희열감’이라고 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법칙은
사랑으로 섬길 때 행복한 인생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것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셨다는 사실은 인생에서 봉사란
선택이 아닌 목적(目的)이라 말할 수 있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서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으므로
서로 도우며 유대를 가지고 살아가면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봉사다.
봉사하면 좋은 것이 먼저
자신을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봉사를 통해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그런 가운데 인간은 너무나 상이한
존재임을 알게 되면서 비로써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또한 봉사는 감사한 마음이 떠오른다.
주위에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면서
자신의 시야가 얼마나 좁았음을 알고 또
움직이며 다닐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축복받은 사람인가를 알게 된다.
사랑에는 이렇게 행동이 따르며
그 행동은 조건 없는 봉헌이어야만 한다.
그러므로 사랑은 봉사함으로써
뚜렷이 드러나게 된다.
봉사 없는 곳에 사랑이란 존재하기 어렵다.
주여,
인생은 망할 것 같으면서도
망하지 않고,
힘들어도 끝까지 힘들지 않는 것은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또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은
크나 큰 당신의 축복임을 고백합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인생의 길이 있지만
어디나 사랑이 아닌 길은 없듯이
사랑은 사통팔달(四通八達)의
가장 확실한 진리이므로
날마다 사랑을 표현하므로
상대를 배려하고,
날마다 상호 유대감을 통하여
삶을 나누고,
날마다 봉사하므로 자신을 벗어나
진정한 감사하는 인생을
살게 하소서.
2006년 1월 1일 새해 첫 날에 강릉에 피러한 인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