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님. 가정입니다만, 모든 미국인에게 단 한 권의 책을 읽게 할 수 있다면 무엇을 택하겠습니까?"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5일(이하 현지시간) 버지니아 군사학교(VMI)를 방문했을 때 한 생도에게서 받은 질문이다.
그는 “쉬운 질문은 아니다”라며 웃은 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라고 답했다. 『명상록』은 로마의 황제이자 스토아학파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저서다.
이철재의 '떠나는 수도승 매티스 국방 “내가 오늘 대할 사람은 무지하고 오만하다 생각하라”'중에서(중앙일보,2018.10.16)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이 꼽은 자신의 '최고의 책'이 명상록이군요. 그 답습니다.
"나는 전략에 관한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 『명상록』은 전투 중에도 읽으려고 배낭에 넣고 다녔다."
'명상록'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깊이가 느껴지는 말입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고생을 했다. 로마의 황제였지만 가정에선 모든 게 제대로 되진 않았다. 부인과 아들은 함께 있고 싶은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는 평생을 제국을 지키려고 변경에서 보냈다. 『명상록』을 읽으면 삶이 고되었지만, 겸손과 존엄을 잃지 않고, 조국과 자신의 부대에 충성했던 그를 알 수 있다."
매티스 장관은 미 버지니아 군사학교 생도들에게 이런 충고도 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라. ‘내가 오늘 대할 사람들은 참견만 하며, 감사할 줄 모르고, 오만하면서, 정직하지 않고, 질투심이 많으면서, 무례하다. 사람들이 그렇게 된 건 선과 악을 구분할 줄 몰라서다’고."
이 역시 '수도승 전사'로 불린 그 답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뛰어난 군인으로서는 물론, 많은 독서량과 자기 절제로 유명한 인물이지요.
그를 미 국방장관으로 처음 대했던 우리나라의 전직 정부 고위 인사가 "교양 있는 노신사와 대화하는 듯 했다"고 말했다는 기사 내용도 있습니다. 부러운 일입니다.
매티스 장관 이야기를 계기로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다시 한번 펼쳐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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