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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릭 소녀들의 감동

유앤미나 2018. 3. 11. 18:09

갈릭 소녀들의 감동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2,920명의 선수가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열띤 경합을 벌였다. 수많은 스타들이 평창의 하늘을 환하게 빛냈었다. 모든 경기가 그러듯 세월과 후배들의 도전에도 자신의 자리를 지킨 선수가 있었고 물론 새로운 스타도 많이 탄생했다. 이번 평창 동계 올림픽 경기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들은 역시 컬링 여자팀이었다. 비록 정상 정복에는 실패했지만, 그들은 세계적 강호들을 연이어 꺾으며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최대 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IOC는 2018 평창올림픽에서 각광받은 스타들을 차례로 소개한 뒤, 맨 마지막에 ‘갈릭 걸스’를 가리키면서 평창이 낳은 최고스타라고 칭찬했다. ‘갈릭 걸스’라는 별명은 마늘 산지로 유명한 의성에서 따온 것이며, 김은정을 중심으로 모두가 김씨 성을 가진 그들은 소셜 미디어에서도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다 같은 한 지역의 친한 친구들이고 선배이며 자매간에 결성된 팀이고, 특별히 주장 김은정이 경기 중에 동료 김영미를 부를 때 외치는 ‘영미~’는 이번 올림픽에서 최대 유행어가 됐고, 외국 언론들은 올림픽 기간 동안 의성을 직접 찾아갈 정도로 그곳의 뜨거운 열기를 전하기도 했다. 우리 국민들은 세계적 강적들을 차근차근 이겨내는 경기를 보면서, 우울했던 기분들을 모두 털어 낼 수가 있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삼수 과정에서 학습 덕인지 10 여 년 동안 모든 시설물과 인프라를 잘 구축하여 잘 쨔여진 극본처럼 진행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타기도 했지만, 흥행에도 성공해서 지역에선 가장 우려했던 적자올림픽도 면했다고 하니 축하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외적인 여러 여건들도 좋았지만, 가장 우리를 행복하게 했던 일은 역시나 여자 컬링이었다. 메달 색깔보다도 지금까지 여자 컬링 대표가 국민에게 안겨준 기쁨과 자부심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을 것이다. 2002년 서울 월드컵 감동과 맞먹는 수준의 감동과 기쁨을 안겼던 요인은 무엇이란 말인가. 모든 경기가 마찬가지겠지만 이번 여자 컬링 팀은 누가 봐도 남다른 팀워크가 파죽지세 승리를 이끌 뿐 아니라 국민들도 하나 된 열정을 얻을 수 있었다. 서열 문화가 강한 체육계지만 컬링 대표 팀은 선수 간에 허물없는 모습이 승리의 비결이 된 셈이다. 물론 그들은 실제 자매와 친구들이 한데 모여 구성되었기에 팀워크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컬링은 조직력이 핵심인데 우리 대표 팀은 이처럼 돈독할 수밖에 없는 관계를 바탕으로 호흡을 맞추었던 것이 그런 좋은 결과를 내게 했다. 이승훈의 금메달도 감동이었지만 정재원 선수의 팀워크는 눈물이 날 정도의 감동을 안겨주었다. 반면에 팀워크란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었던 여자팀추월 경기는 외신에서도 소개된 국가적으로 치욕적인 사건이 되었다. 하지만 여자팀추월 팀보다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 더 아쉬웠다. 아이스하키는 팀워크가 가장 중요한 종목임에도 갑작스런 정치적 목적으로 급조된 팀이었기에 겨우 두 골을 넣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꼭 스포츠에서만 팀워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모든 조직에서 팀워크는 절대적인 필요한 덕목이다. 인생은 단수가 아닌 복수다. 혼자 아무리 애를 써도 25% 영역을 못 벗어난다. 나머지 75%는 온전히 팀워크에서 완성된다. 사람(人)은 더불어 살아가기에 사람이다. 방향이 설정되었다면 그 곳으로 가기 위한 힘이 필요하다. 지금은 모두가 어려운 시기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팀워크가 필요하다. ‘팀 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라는 말처럼 인생은 팀이 되어야 아니 팀워크를 통해서만 진정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연약한 인간은 서로 떨어져 있으면 한 방울에 불과하지만 함께 모이면 바다가 되기 때문이다. 갈릭소녀들은 팀워크 바탕에는 분명한 ‘열망’이 있었다. 의성이라는 작은 군에서 방과 후 수업을 통해 알게 된 비인기종목이었지만, 그들은 컬링을 통해 꿈꾸고 노력하고 함께함으로써 기적은 만들었다. 컬링강국인 캐나다는 컬링 경기장 수만 1,500개에 이른다고 하는데, 우린 다섯 개밖에 없었기에 젖동냥 하듯 경기장을 찾아 헤매었었다. 경기장보다 좋은 경기상대를 찾는 일은 더 어려운 과제였다. 지원도 부족하고 관심도 별로 없었지만, 대박은 준비된 사람에게 주어지는 큰 선물이듯이 그들의 영화 같은 스토리는 거저 이루어진 성과가 아니었다. 한국 컬링 여자대표팀이 자신들이 만든 ‘금목걸이'에 ’열망‘이라고 적은 금빛 목걸이를 달고 연습했고 실전에 임했던 것은 금메달의 꿈을 키웠음을 암시했고, 또한 다음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향한 의지도 드러낸 셈이다. 임효준 선수도 무려 7번의 부상과 수술로 인해 좌절이 있었지만, 새롭게 도전했던 것은 7번째 실패 뒤에는 8번째 성공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었으리라. ‘삶이란 시련과 같다. 죽고 싶었지만 견뎠더니 괜찮더라.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 바람이 널 흔들고 소나기가 널 젖혀도 살아야 갚지 않겠니. 살다보면 웃고 떠들고 이 날을 추억 할테니...‘ 어느 노래 가사처럼 우리 인생도 꿈꾸고 도전하지만 영광이 있기까지는 수많은 좌절이 있었으리라. 각자에게 맞춤식 실패와 좌절이 찾아온다 해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악재들을 긍정적인 요소로 받아들이면, 영원할 것 같던 고통의 시간도 소나기 같이 한 순간이었음을 깨달게 된다. 그러니 지금 더 울어도 된다. 넘어져도 괜찮다. 아침은 밝아오고 있으니까. 컬링은 이렇듯 팀워크와 열망 속에 얼음판을 닦아주는 일이 인생에 감동을 준다. 컬링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장면은 ‘브룸’으로 얼음 표면을 닦는 모습이다. 컬링은 시합 전 바닥에 유리모래 같은 것을 뿌려놓는데 시합할 때 닦으면서 방향을 유도한다. 이 동작을 스위핑(Sweeping)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컬링의 핵심이다. 컬링은 브룸으로 얼음 알갱이를 깎아내는 것에 따라 스톤의 속도나 방향이 바뀐다. 스위핑 강도에 따라 이동거리를 3~5m까지 늘일 수 있고, 특정 방향으로만 닦아 스톤의 경로를 정하기도 하고, 닦아내지 않아 스톤을 정지시키기도 한다. 인생도 부지런히 제대로 닦아야 앞으로 잘 나간다. 물론 한꺼번에 많이 나간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특정 방향을 정하거나 멈추고 싶을 때 닦아내는 강도에 따라 멈추기도 하고 또한 맞추기도 한다. 인생도 그렇게 울퉁불퉁하고 세상도 얼음판처럼 예측불가 할 때가 얼마나 많던가. 누구나 순탄하고 편하게 살고 싶어 하지만 인생이 호락하지 않으니 잘 닦아서 돌아가기도 하고, 멈추기도 하고, 다른 각도로 턴 할 수도 있다. 오늘도 길을 닦듯이 도를 닦듯이 내일을 닦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2018년 3월 8일 강릉에서 피러한(한억만)드립니다. 사진허락작가:하누리님, 이요셉님, 물맷돌님
^경포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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