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피러한님의 글모음

강릉에서 23년과 앞으로...

유앤미나 2018. 6. 22. 00:15





강릉에서 23년과 앞으로... 대관령을 넘으면 강릉은 투명한 하늘과 에메랄드빛 바다로 둘러싸인 태고의 섬처럼 시원스럽게 한 눈에 들어온다. 강릉은 지리적 이유로 전쟁의 화를 입질 않아 옛 모습을 많이 간직하면서 독자적인 문화권을 형성해왔다. 더불어 예로부터 ‘예향’이라 불릴 만큼 예술이 발달한 도시이기도 하다. 세월이 흘러 이제 강릉은 커피와 역사적 문화 공간으로도 유명하지만, 가장 조용한 도시로 뽑힐 정도로 매력도가 높은 곳이다. 아마도 그것은 천혜의 자연 속에 건강한 강릉 맛과 함께 2018년 동계올림픽을 치루며 각종 기반시설이 만들어지면서 휴양과 휴식이 가능하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이런 강릉이 좋다. 이 곳에 둥지를 뜬지 어느 덧 23년이 지나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학교 강의, 책 출판, 신장암 수술, 큰딸 결혼, 노회장, 필리핀 가족교회 건축, 하누리교회 개척, 청마루문화센터 개원 등 외적인 여러 환경들은 내 성격뿐만 아니라 인생관까지 달라지게 했다. 챨스 스윈돌은 ‘삶의 객관적 사실은 10%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그 일에 대한 반응은 90%’라고 했다. 이제 보니 인생은 삶에 대한 태도일 뿐이었다. 나는 다양한 현실에 대한 반응 중 하나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이전부터 차(茶) 문화가 발달했던 강릉이 깔끔한 물맛과 함께 커피가 발달했듯이, 눅눅치 않았던 내 삶의 객관적 사실 10%가 나를 별스럽게 연단시켰지만,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90%의 나다운 반응을 만들게 했다. 가만히 있으면 견디지 못하는 꼼꼼한 성격은 나를 더 글쟁이로 만들기에 충분 했다. 멤버들과 메신저 도구로 시작 되었던 <피러한의 주간메일>은 이제 5천명의 독자들이 생기면서 이웃과 세상 그리고 인생에 대한 편견을 깨뜨렸고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하게 했다. 마치 남부에서 온 셜리가 북부에서 온 해리를 만났을 때 설렘처럼 나는 글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었다. 덕분에 ‘현대시선’과 ‘광나루문인회’라는 두 문단에 등단하기도 했다. 강의용 도서 10여권과 공저 2권의 출판 경험이 있었지만, 독자적인 첫 번째 출판을 난 잊을 수가 없다. <호수와 세상사이>에서 나는 커피 맛과 유사한 인생을 이야기했다면, 2018년 7월에 나오는 두 번째 책 <나도 행복할 수 있을까?>에서는 인생에서 가장 관심 있는 주제라 할 수 있는 ‘행복’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는 사명감까지 들었다. 사랑과 결혼은 관계의 최고 정점이듯이 인생에서 ‘행복’은 최대 고민이요 과제다. 사랑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있듯이 행복 역시 수많은 조언들이 있다. 나는 그 중에서 ‘행복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와 ‘지금 행복해야 나중에도 행복하다.’에 한 표를 주고 싶다. 이렇게 비교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행복하기 위해서 나는 두 번째 책에서 ‘만남, 관계, 자아, 웰다잉’이라는 4개의 틀을 사용했다. 하지만 좀 더 근본적인 작업은 내 한계를 알고, 내 욕망을 내려놓으면서, 묶여 있는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행복의 파랑새를 볼 수 있다. 자존심도 집착도 할 일도 미래까지 내려놓아야만 가야할 길이 열린다. 내려놔야 더 많이 얻는다. 내려놔야 자유로운 인생이 된다. 내려놓는다는 것은 용서요 용납이요 그리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일이다. 인생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했던가. 그것은 삶의 우선순위와 상식적인 반응 속에 나답게 그러나 흥미롭게 사는 것이다. 이제라도 아니 나부터 그렇게 살고 싶다. 할 일이 있고 사랑할 수 있고 소망이 있다면 누구라도 이 일은 가능하기에 나는 그렇게 살고 싶다. 내가 행복하면 내 친구도 행복하고, 내 친구의 친구도 행복하게 된다. 진정한 축복은 아브라함처럼 복의 통로가 되는 일이다. 마치 수로 옆에 심겨진 나무는 잎사귀도 마르지 않고 때에 맞추어 열매를 맺어 많은 사람에게 기쁨을 안겨주듯이, 내가 행복하면 내 옆에 있는 사람도 행복해야 내가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시인 타고르는 “어리석은 사람은 서두르고, 영리한 사람은 기다리지만, 현명한 사람은 정원으로 간다.”고 했다. 정원은 휴식과 위안이 있는 곳이다. 삶의 에너지를 준다. 좋은 집이란 다른 어떤 것보다 꽃이 있는 집이다. 행복의 꽃이 핀 집은 천국이다. 그러면 하늘이 보이고 별이 보이는데 어찌 생의 마지막이 두렵겠는가. 나는 얼마 전 방문했던 수도원을 통해 그동안 고민해왔던 은퇴 후 할 일을 찾았다. 단순히 내 놀이터가 아닌 도심 속의 군상을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틀이 보였다. 야곱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로 향하는 800km의 대장정, 순례길 같은 인생여정을 어찌 홀로 여행할 수 있겠는가. 나는 함께 순례할 방법을 찾은 것이다. 하루에 20km가 아니라.. 단 1km를 가더라도 같이 가야 행복하기에... 2018년 6월 21일 피러한(한억만)이 강릉에서 드립니다. [피러한 두 번째 책] 7월 초에 출판됩니다. 인터넷 서적과 유명 서점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개인 구매도 가능합니다. 사진허락작가:하누리님, 우기자님, 이요셉님
^경포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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