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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미국의 '제로 투 원'과 중국의 '원 투 엔드'

유앤미나 2015. 12. 28. 18:20

스타트업, 미국의 '제로 투 원'과 중국의 '원 투 엔드'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5년 12월 28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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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타트업의 성공 키워드가 '제로 투 원'이라면, 중국 스타트업의 성공 키워드는 '원 투 엔드(1 to end)'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엔드'는 최종 소비자를 뜻합니다. 새롭게 만들어진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발판 삼아 모든 소비자를 아우르는 제품과 서비스로 만드는 것이 바로 원 투 엔드입니다. 이것이 중국 스타트업의 성공 비결입니다.
 
온혜선의 ''응용·모바일·O2O·수퍼창업자' 4개 키워드를 보라' 중에서(조선일보, 2015.12.26)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가 저렴한 가격에 깔끔한 디자인과 성능으로 커다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중국에는 샤오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기업 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유니콘'(unicorn)이라고 하지요. 이 유니콘이 세계에 모두 113개사가 있는데, 이중 중국 기업이 15개입니다. 미국 다음으로 많은 숫자입니다. 샤오미 외에 차량 공유업체 디디콰이디, 핀테크기업 루팍스, 드론 제조업체 DJI 등이 그들입니다. 대단한 기세이지요.
 
그런데 이런 중국 스타트업의 모습을 중국 벤처캐피털인 IDG캐피털의 궈이훙 공동대표가 흥미롭게 분석했더군요.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과 중국의 스타트업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응용(application)'이다, 그래서 미국을 '제로 투 원'이라고 한다면 중국은 '원 투 엔드'라고 할 수 있다...
 
'응용(application)',  '원 투 엔드(1 to end)'. 그럴듯한 표현이지만 쉽게 얘기하면 외국에서 성공한 비즈니스를 중국에 맞게 잘 '베낀다'는 말인 셈입니다. 
예전에 경제노트에서도 소개해드렸던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이 '제로 투 원(0 to 1)'을 이야기했지요. 기존에 없는 것을 창조해서 경쟁을 피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는 개념입니다. 그런데 중국은 신기술로 미국을 따라잡기가 아직 어려운데다, 중국에 적합하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의 스타트업들은 '응용'에 몰두합니다. 흑묘백묘인 셈입니다.
그래서 스타트업들은 '원'(1) 즉, 미국 등지의 선발기업이 만든 기술과 모델을 가져와 '엔드', 즉 중국 현지의 최종 소비자에 적합한 제품과 서비스로 만들어 중국 시장 장악에 속속 성공하고 있습니다. 
애플 디자인을 '카피'한다는 비판을 들었던 샤오미, 우버를 응용한 차량 공유업체 디디콰이디는 물론 핀테크기업 루팍스, 드론 제조업체 DJI 등도 '응용'과 '원 투 엔드(1 to end)'이라는 '성공비결'로 유니콘이 된 기업들입니다.
 
미국의 '제로 투 원'과 중국의 '원 투 엔드'...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거나 최초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뒷 배경으로 최신 트렌드를 중국에 적합한 모습으로 재빨리 바꿔 적용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중국 유니콘들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