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피러한님의 글모음

감동을 주는 사람

유앤미나 2014. 1. 2. 13:08


감동을 주는 사람 성탄을 한 주 남겨 두고 영동CBS 방송 주최로 <인치엘로>와 함께하는 송년 특집 음악회를 가졌다. 멤버들과 함께 간 내겐 기대이상의 음악회로 인해 연말 보너스를 한 아름 받듯이 얼마나 뿌듯하고 행복했는지 모른다. 마지막 앵콜송이었던 ‘Time to say Goodbye!’는 네 사람의 환상적인 하모니는 원곡을 불렀던 가수보다 더 탁월한 느낌을 주었기에 관객들은 마지막 곡을 아쉬워하며 열렬히 박수를 쳤다. 원래 이 곡은 시각장애인 안드레아 보첼리와 넬라 판타지아의 사라 브라이트만이 함께 부른 듀엣 곡인데, 요즘에는 어느 음악회나 행사들에서도 많이 사용하기도 하지만 송년을 앞두고 그 음악을 들으니 감미로운 멜로디는 내 가슴을 뭉클하게 하면서 마음의 치유와 결단이 오갔다. 나는 ‘안녕!’이라는 인사는 왠지 이별의 느낌이 들어 싫다. 차라리 내일 다시 볼 수 있는 ‘다음에 봐!’라는 인사가 더 좋기에 ‘Goodbye를 말하는 시간!’이라는 제목이 싫어, ‘시간에게 말해줘, goodbye!'라고 말하고 싶었다. 여기서 말하는 ‘시간’은 일상적인 하루 24시간 아니라 나와 함께한 또 다른 나의 분신을 의미한다. 나는 모르고 지나간 일도 많지만 내 인생의 ‘시간’은 모든 것을 알기에 나 때문에 얼마나 많은 가슴앓이를 했겠는가. 그 시간에게 ‘잘 가’라는 인사는 자신과 이웃 그리고 세상을 향한 고마움과 그리움이 담겨있으며, 내일에 대한 소망을 품기에 모든 것이 끝난 의미의 ‘안녕’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기다리는 자세로 ‘안녕!’이라고 인사하고 싶었던 것이다. 사무실에 온 이후에도 나는 그 곡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들었는지 모른다. 들으면서 문득 ‘명곡은 과연 이유가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것은 언제 들어도 그 노래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함과 감동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리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도 늘 가슴에 남아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배려가 있고 감동이 있고 편안함이 있었기에 마음에 남아 힘들 때마다 떠오르기만 해도 큰 힘이 되는 것은 아이에게 엄마처럼 마음의 영원한 고향이 되기 때문이다. 내겐 그런 명곡과 같은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아니 자신은 과연 몇 사람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있을까. 송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나는 고민 아닌 고민을 해본다. 인간은 감동을 그리워하며 오늘도 감동을 찾아 끊임없이 방황한다. 사람마다 본능적 그리움은 다르지만 감동을 받으면 모든 것을 걸어도 아깝지 않는 것이 인생이 아니던가. 하지만 우린 20년 전 일본처럼 3가지 감(感)이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감동이 없고 감사가 없고 감격이 없다. 머리엔 온갖 이해타산에 밝지만 가슴엔 사랑이 메말라 냉소적인 자세로 이웃을 대한다. 세상 모든 것을 얻어 누린들 감동이 없다면 사는 게 무슨 낙이 있을까. 욥은 모든 것을 잃은 후, 이렇게 고백하지 않았던가. ‘나에게는 평온도 없고 안일도 없고 휴식도 없고 다만 불안만이 있구나.’ 마음에 감동이 없으면 욥처럼 공허로 가득 차 있기에 감동을 미끼로 한 도처의 자극적인 유혹은 우리에게 허무한 가슴을 향해 더 거세게 도리질 하고 있다. 외롭고 힘들어 할 때 이런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감동을 주고 감동을 받으며 살아가야 우물처럼 멈추지 않는 행복한 샘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누가 감동을 주었던가. 되물어볼 때 답(答)이 보인다. 그들의 공통점은 배려심이 가장 먼저 덧 보였다. 배려란 상대에 대한 관심, 사랑, 존경의 산물이지만 현대인은 어리석게도 이것을 무가치한 낭비로 여긴다. 다만 문명의 이기를 잘 활용하면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다 생각하지만 인간은 어떤 경우에서든지 혼자서는 행복할 수 없기에 상대에 대한 배려는 자신의 행복한 삶의 출발점이 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느 아버지가 유언하기 전 동전 5개씩을 주면서 수단방법 가리지 말고 방을 꽉 채우라고 했다. 첫째는 어이없게도 그 돈으로 건초더미를 사다가 방을 채웠고, 둘째는 솜을 사다가 채웠다. 셋째는 마을에 내려가다가 어려운 사람을 만나 옷과 음식을 사주고 남은 돈으로 초를 사다가 방을 환하게 비췄다. 이 모든 것을 다 본 아버지는 셋째를 칭찬하면서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겼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첫째와 둘째같이 나름대로 애를 썼음에도 건초더미와 솜으로 채운 인생처럼 배려도 사랑도 모른 채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과 함께 셋째처럼 자신을 희생하는 빛처럼 사랑으로 세상을 채워가는 사람이 있다.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사람은 외적인 환경을 떠나 이렇듯 세상에 빛이 되고 소금이 되는 사람이다. 그들의 특징은 말수가 적다는데 있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참을 수 없는 순간에도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며 인내심을 갖고 때를 기다릴 줄 알기에 말하지 않는 그들이 감동을 준다. 남의 허물과 단점이 보여도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다만 넓은 가슴으로 그 영혼이 잘 될 수 있도록 감싸 안기에 그 앞에 할 말을 잃고 바라만 본다. 태생적으로 소심해서 말 없는 사람이 아니라 잘 말할 수 있음에도 입이 무거운 그들은 경청하므로 ‘나는 당신의 우군이다’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눈 빛을 마주친다. 그는 이미 말보다 듣는 쪽을 택했기에 상대를 알고 세상 이치도 먼저 깨달았기에 각 사람마다 맞춤식으로 섬기기에 감동을 더해준다. 주여, 훌륭한 사람보다 좋은 사람이 되길 원합니다. 어차피 혼자 살 수 없는 인생이기에 배려하고 말없이 섬김으로 감동을 주는 인생이 되어 감사와 감격이 차고 넘치는 행복한 새해가 되게 하소서... 2014년 1월 1일 강릉에서 피러한(한억만)드림
사진허락작가ꁾ이요셉님, 우기자님, 돌팔매님, 포남님
^경포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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