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러한의 주간메일
최근 MBTI 분석결과 ESTJ로 나왔다.
내향적인 성격이 10년 만에
외향적인 성격으로 바뀐 것이다.
외모, 사랑, 다이어트, 습관 등 나이뿐만 아니라
성격이 바뀌게 되는 요소들은
의외로 많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환경과 관계에 따라 자연스럽게 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아마도 나는 후자에 속한 모양이다.
나이가 들면 남성들은 호르몬이 줄어들고,
경제권도 아내에게 넘어가고,
자식들도 멀어지면서
폐쇄적이고 우울한 인생을 살아가기가
쉽기에
더더욱 소일거리, 아내, 돈,
건강, 친구, 취미,
종교가 있어야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성들은
모든 면에서 남성과 반대인 경우가 많아
행동반경이 넓어지면서
더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남녀의 차이는
이러한 외적인 요인보다도
근본적으로 많은 경험과 환경변화로 성격도 변하고
인생관도 달라진다.
아마도 세월이 흐를수록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인력으로 할 수 없는 일을
만나면서 인생관이 바뀌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주간메일>이라는 창을 통해
무미건조한 세상을 재미있고
신나는 세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피러한’ 닉네임으로
8년 전부터 쓰기 시작한 주간메일,
처음엔 욕심 없이 우리 멤버들과 소통의 목적으로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일상사가 시사성이라는 더 거창한
안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게 만들었다.
다음(Daum) 카페 <경포호수>도
순전히 그동안 써 왔던 글을 개인PC에
저장해 두자니 바이러스가 염려되어
좀 더 안전한 공간을 찾다가
궁여지책으로 카페를 개설했는데 그 곳에서
생각지 못한 분들을 만나며 더 넓은 세상을 알게 되었다.
물론 ‘주간메일’에 대한
다양한 반응은 또 다른 보너스였다.
공감과 함께 반감을 갖는 분들로 인해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발견하고
가슴을 칠 때도 많았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반응을 보여준다는 자체가
고맙게 느껴지는 것은
어떤 형태든 존재에 대한 인정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글에 대한 자세도 달라졌지만
그것보다는 때를 기다리며
어떤 이질적 요소든 포용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갖게 했다는 점이다.
주말부부인 어떤 아내는
멀리 있는 남편이 열쇠를 잃어 버려
갈 수도 없는 상황에
당황하고 속상해 할 때 친한 친구의 한 마디에
마음에 평안을 얻었다고 한다.
‘지금 일본에서는 지진 때문에
한 순간에 모든 것이 쓸려간 판에
열쇠 잃어버린 게 무슨 대수냐.
몇 시간이 걸려도 남편에게 가야지’
그녀는 그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났다고 했다.
그렇다.
생각에 따라 세상은 다르게 보인다.
행복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다.
지금 내가 행복을 느끼는 것은
환경이 좋아서가 아니라
긍정적인 생각을 선택했기에 축복을
누리는 것이다.
가끔 카페 회원들을 만나면
대동소이한 질문이 하나 있다.
‘책 언제 나와요?’
사실 유명 출판사로부터
두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무슨 이유인지
계약까지 했음에도 진행하다가 멈추었는데
이번엔 후배의 권유로 용기를 내어
기존 글을 줄여서 원고를 완성하였다.
글을 정리하면서
전문가로부터 글에 대한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접속사가 반복되고,
‘사람들’, ‘나는’, ‘서점에서’라는 단어들이
반복 되고 또한
사적인 언어들이 자주 등장한 것은
평소 감성적인 성품이 그대로 묻어나온 듯 했다.
아울러 같은 종류의 수식어들이
나란히 나오고
단정적인 언어들도 눈에 거슬렸다.
만약 이번처럼 한꺼번에
글을 정리할 기회를 갖지 않았다면
이런 들보는 보지 못하고
여전히 남의 티끌만 보면서 얼마나 판단했겠는가.
그러므로 출판을 떠나
이미 많은 것을 얻었기에 감사할 뿐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주간메일’은
문학적 표현 이전에
피러한의 인생‘팡세’이기에
일기장처럼
남 보여주기엔 꺼려지지만
하늘 아래 부끄러움 없는 고백이다.
더욱이 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서
지금 다시 왕성하게 활동하는 ‘세시봉’
가수 윤형주님의 추천사는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부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크신 은총이 가득하길
두 손 모아본다.
2011년 5월 17일 강릉에서 피러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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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허락작가ꁾ이요셉님, 갈릴리마을(우기자님), 포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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