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의 힘은 강력합니다. '공짜효과'(zero price effect)입니다.
알라딘이나 예스24같은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매할 때. 한 권만 더 사면 배송비가 무료가 되는 경우, 많은 사람들이 '무료배송'에 혹해서 꼭 필요하지도 않은 책을 더 주문하곤 합니다. 저도 그런 적이 몇번 있었지요.
이런 심리는 한국이나 외국이나 똑같나봅니다. 아마존이 예전에 일정 액수 이상의 책을 주문한 경우 무료배송을 해주고 결과를 분석해보았습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한 권을 더 주문하는 고객이 크게 늘었지요.
그런데 유독 프랑스만 판매가 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유는 프랑스 소비자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더 합리적이어서가 아니라, 아마존 프랑스에서만 일정 액수 이상을 주문하면 무료배송이 아닌 1프랑(약 20센트)을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마존 프랑스가 무료배송으로 정책을 바꾸자 판매가 크게 늘었습니다. 무료와 20센트의 차이가 그렇게 컸던 것이지요.
저자가 사례로 든 박물관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박물관이든 고궁이든 미술관이든, 무료로 개방하는 날에는 사람들이 몰립니다. 우리도 그렇지요. 그런 날에는 제대로 감상이나 산책을 하기가 힘듭니다. 사실 합리적으로 따져본다면 그리 비싸지 않은 입장료를 내고 평소에 여유있게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하지만 '공짜'의 힘이 사람들을 여전히 끌어들입니다.
무료시식을 하기 위해 긴 줄을 서기도 하고, 2개를 사면 하나를 덤으로 준다는 말에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2개 구입하기도 합니다. 모두 합리적인 선택은 아닙니다. 자녀들 때문에 미니밴을 사러 갔다가 3년간 오일교환을 '무료'로 해준다는 제안에 스포티한 아우디를 구매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저자의 케이스도 미소를 짓게합니다.
'공짜효과'(zero price effect)가 이처럼 강력한 것은 이것이 사람들이 갖고 있는 '손해에 대한 두려움'을 제거해주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갖고 있는 이 두려움을 '무료'라는 존재가 해소시켜주는 것이지요.
기업이라면 이런 공짜효과를 연구해볼 필요가 있겠지요. "OO를 하면 OO를 공짜로 줍니다"라는 마케팅 기법의 힘을 활용해 소비자의 마음을 흔드는 겁니다.
물론 우리가 소비자 입장에 선다면, 강력한 공짜효과의 위력을 명확히 인식하고, 불필요한 구매를 하거나 시간 낭비를 하지 않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 노력해야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