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經濟) 먹구름
한국은 경제(經濟) 불황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한다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OECD 평균치보다
무려 다섯 배나 높은
최고치에 다다른다는 보고가 있다.
그 가능성 지수란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의 합으로 측정하는데,
한국이 유난히 그 위험수치가 더 높게 나온 것은
원유(原油)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에
고유가에 대한 충격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러한 보고는
단순히 예측(豫測)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 귀신은 지금 한국 경제를
여기저기서 떡 주무르듯 만지고 있다.
물론 스태그플레이션에 이미 들어섰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를지 몰라도,
국제 유가 변동에 따라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견(豫見)에는
아무도 이의가 없다.
30년 전 2차 오일쇼크 때,
세계 경제는 고유가 속에 물가가 폭등하면서
경기가 침체되며 대량 실업으로
이어져 스태그플레이션 폭풍을 맞았었는데,
다시 그 징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중국은 올림픽 전부터 성장이 둔화되었고,
일본 기업도 줄도산하며,
베트남은 살인적 인플레를 겪는 등
세계경제가 60년 만에 최악(最惡)이라고 말하듯,
도처에서 도미노식 위기가 현실화
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을 것이다.
세계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금리(金利)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세계 경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이론이 더욱 더 설득력을 얻고 있는 중이다.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은
물가(物價)상승이다.
1년 새 장바구니 물가는 30%나 오르면서,
민간소비는 4년 만에 최악이다.
국제적인 물가 상승을 비교한
최근의 자료에서도
우리나라 물가 상승률은 OECD국가들 중
가장 높게 나오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도 고물가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 예정되고 있기에,
국민의 고통과 절망은
그만큼 더 커질 것이 뻔하다.
다음으론 가계부채(家計負債) 문제다.
기업보다 더 취약한 가계는
지금까지 총 660조원으로 가구당 4천만 원에
해당되는 엄청난 액수가 전부 빚이다.
작년부터 끊임없이 제기되었던
한국판 서브프라임 사태가 가계부채와
연결(連結)되는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할 뿐이다.
곧 주택대출 연체가
금융기관들을 부실(不實)하게 만들어
자금난에 어려움을 주면서,
기업들의 도미노 도산이라는 도식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경제에 맹한
서민들도 신문을 통해 날마다
체감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으리라.
30년 장사에 이런 불경기는 처음이라는
상인들의 말처럼 골목경제가
말이 아니다.
고유가와 고물가 직격탄을 맞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폐업(閉業)이 속출하고 있다.
계속되는 고물가와 고금리를
이기지 못하고 파산(破産)하는 기업들이
늘자 일자리는 더 줄어들고,
소득 역시 비정규직의 확대로 감소하면서
부자들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만
서민들은 더 힘든 세상이 되면서
양극화 현상은 모든 구조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뭐니 뭐니 해도 ‘머니’(money)가 최고라며
급기야 생계형 절도까지 잇따르며,
더 이상 허리띠를 졸라맬
여력이 없는 저소득층(低所得層)은 이제
인생의 꿈도 반 토막 나면서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급기야 나름대로 근거를 갖고 있다고 하지만
특별한 악재(惡材)가 없음에도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은 벌써 1,100원을 넘기며
금융시장은 패닉현상에 빠져가고 있건만,
아직도 청와대나 정치권은
왠 할 말이 그리도 많은지 목소리만 돋우고 있다.
온갖 이익단체(利益團體)들은 이럴 때
한 목 챙겨야 하다며,
더 큰 목소리를 내며 난리가 아니다.
정말로 정신차려야한다.
이렇게 어딜 봐도
기댈 언덕이 없는 상황에서
자본주의에서는 전쟁 다음으로 무섭다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어떻게 이겨낸단 말인가.
이제라도 목소리부터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그런 후에 머리를 맞대고
초당적으로 이 난국(亂國)을 헤쳐 나가야 한다.
첫째로 일자리 창출이 가장 급선무다.
이번 ‘9월 위기설’은 한 영국 신문이
‘한국은 검은 9월을 향하고 있다’는 기사가
몇 주 동안 난리법석을 떨게 했지만,
그 말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아직까지는 안심하기엔 이르다.
그것은 조금만 넓혀 본다면
우리나라 곳곳에 여전히 위기(危機)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세계적인 저성장 시대를 맞이하여,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자꾸만
줄어들면서 생겨나는 일자리 부족(不足) 현상이다.
우리도 이미 동남아 여느 국가처럼
공무원 시험이 고시(考試)가 되어버린 현실은
직장 얻기가 그만큼 어려워졌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실례가 될 것이다.
이렇게 자체적인 성장 능력이 떨어지면 당연히
외국자본이 국내에 유입되어야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우리는
자기 발로 들어오는 외국인까지
여러 규제를 통해 쫓아내고 있는 실정이니
누가 돈 들고 이 나라에 들어오겠는가.
결국 우리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정부에서는 통상적인 방법으론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면서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통해 만들겠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해봐야 서비스업이나
단순한 비정규직에 머물고 말 것이다.
아니 제조업까지도 전부 자동화(自動化)로 이루어져
인력충원이 쉽지 않은 판에 무슨 수로
각 전문분야에서 고정직을
4~5년 내에 수 십 만개를 만들겠는가.
그러므로 근본적(根本的)으로
멀리 내다보고
어릴 때부터 바른 직업의식을
심어주지 않고는 일자리 창출(創出)은커녕
백수공화국이 될지 모르겠다.
현대는 개성 시대다.
공부만이 능사(能事)가 아니란 말이다.
어떤 분야든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얻도록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직업교육을 철저히
시켜야만 전문적인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더불어 어릴 때부터
직업 소명(召命)론을 주지시켜야 한다.
짧은 기간 동안에
오늘의 미국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모든 직업(職業)은 신이 자신에게 맡겨주었다고
믿는 ‘직업소명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린 일자리가 없다하면서도 아직도
3D업종에는 사람이 부족하여
외국인들 차지가 되었고,
우리나라 기업들조차 해외에 공장을
이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흔히 틈새시장이라 할 수 있는 곳에는
아직도 엄청나게 일자리가 쌓여있다고 한다.
보통 그런 자리엔
인내(忍耐)가 필요한 직종이거나
많은 경험과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곳,
아니면 비인기 직업에 해당되는 곳은
직장 구하기가 쉽다고 한다.
우리가 조금만 더 주변에 눈을 돌려본다면,
의외로 가까운 곳에 일할 곳이
많음을 발견하게 된다.
제발 모든 일을 공식대로만 하려고 하지 말고,
내 처지와 내 상황을 다 내려놓고,
내가 필요한 곳에서
일하겠다는 마음만 있다면
아무리 불경기라고해도 일할 곳은 분명히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렇게 일자리 창출이 스태그플레이션을
극복하는 첫 번째 지름길이라면
다음으론 물가(物價)를 잡아야 극복할 수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본격화(本格化)된다면
가장 두려운 것이 물가상승이다.
이전 스태그플레이션 때도
가장 먼저 물가상승이 일면서 임금인상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또 다시 물가상승이라는 악순환이
반복(反復)되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므로 물가가 오른다고
임금인상도 같이 일어나면 결국 동시에
망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지금 어느 기업 노조에서는 야간근무를 안 하므로
근무시간은 줄어드는데 임금은 똑같이 받는
상대적 임금인상구조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구조적 위험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렇게 어려울 때는
고통을 서로 분담하는
인내(忍耐)의 경제구조를 갖추지 않고는
이 산을 넘어갈 길이 없다.
이럴 때일수록 공공요금이나
임금인상은 최소화시켜야 하고 오로지
경제안정에 주력해야만 한다.
그래야 물가인상을 막으며 물가안정을
이룰 수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광풍에 떨고 있을 때에도
연 2%대로 물가를 잡는 나라가 있다고 한다.
물가인상을 잡는데 가장 모범적인 네덜란드는
히딩크 마법이 물가(物價)까지 통했는지,
70%나 수입할 정도로
대외의존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물가안정을 이루고 있다.
그 비결은 정부의 합리성을 기초로 한
팀워크도 중요하지만,
보다 근본 요인은 네덜란드 국민들의
검소(儉素)함에 있었다.
그들 나라도 유가가 폭등하자
비싼 원자재 제품들은 값이 싼 중국이나
헝가리에서 수입하여 사용하므로,
오히려 공산품이나
생필품단가를 더 낮추었다고 한다.
그들만큼 우리도 원래는
검소한 민족성(民族性)으로 유명하다.
수입은 그대론데 물가가 올랐다면
이전 같은 소비 성향을 유지한다면 보나마나
가계부채는 늘어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이제까지 고비용 패턴의
소비 구조를 짜왔다면
이제라도 저비용 소비 패턴으로 바꿔야 한다.
지출의 우선순위를 다시 점검하고
최대한 현재 누리는 효율성을 감안한
저비용 소비(消費)계획을 짜야할 것이다.
셋째는 대체(代替)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
과거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통점은
유가폭등으로 생겨 난 도미노식 파장이었다.
고유가는 물가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보통 당국은 금리인상으로 대처하지만,
그 결과는 경기가 죽으면서
자연스럽게 스태그플레이션 상황(狀況)이 오게 된다.
아직 거기까지 가지 않았음에도
초고유가는 우리네 삶을
얼마나 피곤(疲困)하게 만드는지 모른다.
당연히 국가에서는 비상정책이라도
나와야 할 판으로 에너지 문제가
최고의 관심사(關心事)가 되지 않을 수가 없다.
아파트는 당연하고 자동차나 가전제품까지
에너지 절감기술개발이 21C의
또 다른 도약(跳躍)을 꿈꾸게 하고 있다.
가정이나 기업마다 에너지 절약
아이디어가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정책적으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신재생에너지가 대체(代替)에너지로 손꼽히고 있다.
이것이 기존 에너지와 다른 점은
친환경적인 햇빛이나
바람, 물, 쓰레기 매립 가스 등을 이용하여
크린 에너지(Clean Energy)를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이전부터
풍력발전, 지열, 해양에너지 등
친(親)환경적인 에너지를 기술개발한지
오래되었지만 이젠 본격적으로
한정된 에너지 조건을 무마시킬 유일한
방안이기에 이 대안에 올인 할 수 밖에 없다.
지금은 국가 간에도 영원(永遠)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있을 수 없는 시대에
살면서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불확실성 시대 속에서
신재생에너지는 하루빨리 개발하여 상용화시키는
길만이 이 민족이 살 길이다.
세계는 오래 전부터
에너지 전쟁 시대로 들어가
클린 에너지로 경쟁(競爭)하고 있다.
우리가 모든 일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인적자원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면,
오히려 에너지 위기는 또 다른 기회를
가져다줄지 모르겠다.
우리 민족은 그 동안 수많은 어려움들을
지혜롭게 대처하므로 오늘을 맞이했다.
이런 저력(底力)을 가진 민족으로
오늘의 에너지 위기도
분명히 극복할 것으로 믿는다.
주여,
경제적 먹구름은
강한 비바람과 폭풍을 동반하면서
곳곳에 절망과 상처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다른 대안이 있을 수 없습니다.
모두가 이 고난을
서로 분담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물가를 잡고, 대체에너지가 개발되길
소원합니다.
기름 한 방울의 위력,
말하지 않아도
잘 압니다.
이렇게 먹구름이 몰려올 때
당신의 기름 부으심,
말하지 않아도
잘 압니다.
날마다 덮어주소서.
우리 힘이 아니라 당신의 능력으로
이길 수 있도록...
2008년 9월 8일 강릉에서 추석을 앞두고 인사와 함께 보냅니다.
사진작가ꁾ 투가리님 갈릴리마을(장재국님 이충목님) 크로스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