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poem 이해인

기쁨 주일의 기도

유앤미나 2008. 5. 24. 16:45

산에 들에 언덕에

흰 눈이 내리듯이

하늘스런 기쁨들이

내리게 하여 주십시오

 

티없이 청결한

기쁨의 눈송이들이

우리들 마음밭에

내리게 하여 주십시오

 

사랑하는 마음에 기쁨이 옵니다

기도하는 마음에 기쁨이 옵니다

 

기다리는 마음에 기쁨이 옵니다

감사하는 마음에 기쁨이 옵니다

 

너무 높지도 않은

너무 낮지도 않은

잘 조화된 중간음의 기쁨의 목소리

 

너무 진하지도 않은

너무 연하지도 않은

고운 분홍빛 기쁨의 빛깔

 

기쁨은 우리의 양식입니다

우리는 매일 기쁨을 먹고 성숙합니다

 

정성껏 기도할 때

충실히 소임에 임할 때

 

수업시간에 응답할 때

청소하고 설거지할 때

명상의 숲길을 산책할 때

 

식탁에서 이야기할 때

담화시간에 웃음을 쏟아낼 때

서로의 이름을 불러 줄 때

다정히 대답할 때

이 모든 행위 안에 기쁨은 가까이 있었습니다

 

모든 이 안에 예수를 만나며

매사에 아멘 할 때에

기쁨은 촛불을 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알았습니다

기쁨의 보석들은 널려 있지만

참기쁨은 그것을 갈고 닦는 자에게만

애쓰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정직한 선물임을 알았습니다

 

우리는 알았습니다

기쁨의 씨앗들은 많이 있지만

참기쁨은 그것을 키우는 자에게만

가꾸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은혜로운 선물임을 알았습니다

 

미워하는 마음에 기쁨이 아니 옵니다

나태한 마음에 기쁨이 아니 옵니다

 

성급한 마음에 기쁨이 아니 옵니다

불평하는 마음에 기쁨이 아니 옵니다

 

완전한 기쁨이신 주여

기쁨 자체이신 주여

당신이 불러 주신 이 기쁨의 집에서

우리 모두

당신만을 우러르는

청정한 기쁨의 나무들로 살게 해 주십시오

 

얼어붙은 한겨울의 추위를

따뜻한 사랑의 마음으로 서로 녹이며

오시는 당신을 영접하게 하십시오

 

나눌수록 커지는 사랑의 기쁨이

오늘은 당신 앞에

환한 장미꽃으로 피게 해 주십시오

 

당신만이 엿보시는

우리 영혼의 밀실에

때로는 고통의 가시들이 자랄지라도

흔연히 피게 하여 주십시오

 

그리하여 아픔을 이겨 낸 한 송이의 기쁨이

언젠가는 더 아름다운 빛깔로

피어 오르게 해 주십시오

 

형제여 이리 오십시오

기쁨이신 주님 어서 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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