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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물가

유앤미나 2008. 4. 9. 18:49



춤추는 물가(物價)


‘아빠, 짜장면 값이 500원 올랐어!’

작은 딸이 독서실에서 가끔 이용(利用)하는
중국집 음식 값이 인상되었다고
볼멘소리를 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오늘 신문을 보니
‘물가 고공(高空)행진’이라는
헤드라인이 눈에 확 들어왔다.

소비자 물가(物價) 상승률이 두 달 만에
다시 3.9%를 기록하며 4%대에
바짝 다가서며 계속
인상되고 있는데 그 원인이 무엇일까.

먼저 유가(油價) 인상과 곡물가 인상이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고,
아울러 세계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미국 서브프라임 금융파탄이
달러에 대한 매력 상실로 이어지면서,
보다 안전한 자산을 찾아
자본이 이동하다보니 한계적인 자원들이
오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반면에 우리나라 원화가치는
이런 과정들로 인해 연일 하락(下落)하면서
물가상승 요인을 확장시켜 주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결과는
IMF 이후 우리 경제가 내수소비보다
너무 수출에 의존하였기에
경상수지 적자(赤子)는 당연한 일이요,

또 부족한 돈은 외채(外債)를 통해 해결하면서
달러 가치를 부추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물가인상이란
단순히 원유(原油)가 인상했다기보다는
나름대로 이런 영향을 받으면서 올라갔기 때문에,
한 번 올라간 물가가 다시 내려온다는 것은
천지개벽만큼이나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물가 상승(上昇)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관심사이기에 여유를 갖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오일쇼크와 곡물가 급등을 동반한
인플레 공포(恐怖)가 세계 전역에 확산되면서
모든 나라마다 물가(物價)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역시 금리(金利)인상이지만 이것마저
미국 경기침체 여파로 여의치가 않는 상황임에도,

호주는 자국 농업(農業)이
치명타를 안고 있음을 감안하여
반대로 금리인상을 강행하고 있는 중이다.

또 카타르처럼 금리와 상관없이 강제로
임대료 등을 동결하는
극약(劇藥)처방까지 내놓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물가 상승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일까.

첫째는 무엇보다도 자원(資源)절약이다.

현재 지구의 동력(動力)은 거의 석유로
움직이고 있는데 그 자원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인상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곡물(穀物)도 마찬가지다.
지구 온난화로 바이오산업이 뜨면서
옥수수 같은 작물을 식량으로 팔기보다는
바이오에너지로 파는 것이
훨씬 많은 이익이 남는다는 현상에서
가격 상승은 당연한 이치다.

이미 쌀은 1분기 만에 42%가 올라
주요 쌀 수입국들은 불안(不安)하기 그지없지만,
우린 생산량이 수요를 웃돌아 안심이다.


하지만 쌀 외(外)에 다른 자원들은 대부분
수입하고 있는 입장이기에 자원절약만이
유일한 자구책이 아닐 수가 없다.

선진국(先進國)에서도 에너지
절약대안을 생각하다가 짜낸 결론은
'아껴 쓰고, 덜 쓰고, 효율적으로 쓰자'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자원 절약에서 가장 중요(重要)한 것은
일상 속의 편리함을 포기하고
작은 일에서부터 실천 하는 것이
물가 인상을 넘어선 미래를 대처하는
출발점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자원 절약(節約)이란
재활용을 습관화하는 일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물이나 전기를 아끼는 방법,
일회용품을 자제하고 ‘아나바다’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일 등
자원 절약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것은 그 일이
근본적으론 편리함을 내려놓고 불편(不便)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엔 너무 편리한 것이 문제다.
문명의 이기물들이 여러 편리함을 주었지만
대신에 사람을 병들게 하고,
관계(關係)를 서원하게 만들고
급기야 자멸되고 있음을 고민해 봐야 한다.

꺽일 줄 모르는 물가도 문제지만,
너무 편리(便利)함에 익숙하여
조금이라도 불편한 것을 견디지 못하는
꺽일 줄 모르는 사람들의 마음은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

물가는 어쩔 수 없이 오른다 해도
내 마음이라도 내려간다면
불편함 속에서도
평안(平安)을 누리며 이웃과
자연과 상생(相生)의 삶이 가능한데 하는
아쉬움은 언제까지 계속 될 것인가.





둘째는 물가를 대비(對備)한 인생대비다.

헤라클레토스는
‘같은 강물은 두 번 건널 수 없다’는
유명(有名)한 말을 남겼다.
흐르는 강물처럼 모든 것은 변하고 있다.
전국을 강타(强打)했던 ‘텔 미’도 반년을 못 갔다.
그러니 세상 무엇을 의지하겠는가.

진정 21c는 불확실(不確實)한 세상이다.
이런 불안과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사람들은 보험을 들며 나름대로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식이 아닌
보다 철저히 예측(豫測)되어진 확실한
내일을 대비하자는 것이다.


얼마 전 뉴스에서 치매(癡呆) 걸린 모친을
학대하는 장면을 보면서
나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부모는 자식에게 조건(條件) 없이 베풀었건만,
그러한 사랑을 외면하는 오늘을 보며
비애와 염증을 느끼며,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하게 되었다.

‘나의 노년은 어떻게 될까...’

물가인상을 최소 3.5%로 잡아도
20년 후에는 지금보다 세 배 정도의
돈이 필요한데 그것을 준비한다는 것이
너무 벅차 사람들은 생각조차 하길 싫어한다.





물론 이런 계산(計算)된 노후도 필요하다.
하지만 천리 길도 한 길부터라고,
작은 일에 충성한 사람은 큰일에도 충성한다고,
평소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한 사람은
기본적(基本的)인 노후는 물론이고
브랜드화한 나만의
행복한 미래를 꿈 꿀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란 개인이나 회사의 이미지나
명성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나’라는 브랜드는
돈만 갖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인 삶의 목표(目標)가 구체적이고,
존재목적에 따라 내일을 위한
오늘이 되어 질 때,

물가인상을 초월한
자신만의 브랜드화한 좀 더 여유 있는
노후(老後)가 되게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자신에게
최선(最善)을 다한 사람의 모습이다.





마지막 세 번째 물가를 대비한 준비는
나를 경영(經營)하는 일이다.

위기(危機)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물가는 계속 오른다 해도
이러한 시대적 변화 자체를 즐기려는 것이
자신을 경영하는 셀프 매니저다.

윈드서퍼들이
바람에 자신을 맡기는 것처럼,
변화 자체를 자연(自然)스럽게 받아들이고
즐기는 자세가 모든 것이 불안한
미래를 대비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셀프 매니저요,
내일을 대비하기 위한
자신을 경영(經營)하는 일이다.

이 시대(時代)에 우리 모두는
셀프 매니저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변화의 시대에 우리가 유일하게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자신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행기 조종사들은 착시를 이기기 위해
계기조종 훈련(訓練)을 한다.

하늘 위에선 위아래를 구별(區別)하기가 어렵다.
순간에 하늘과 땅 위치를 착각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기가
쉽기에 어떤 상황에서든
계기(戒器)만을 믿도록 하는 훈련을
그들은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다.





인생에서도 하늘과 땅을 착각(錯覺)할 때가 많다.
우리는 많은 경우에 일반적 원칙이나
진리도 무시한 채
오직 자기 주관에 빠져
하늘과 땅을 착각(錯覺)할 때가 많다.

바로 그 때 셀프 매니저는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내려놓고
객관적(客觀的)인 기준을 선택하므로,
어떤 상황 속에서도 능동적으로
대처하므로 요셉처럼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공동체까지 살리는 사람이 된다.


그것은 자아를 벗어난 객관의 능력과 함께
발상(發想)의 전환을 통해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능력이 되므로,

아무리 물가가 오르고
아무리 구름이 몰려온다 해도
화창한 미래는
결국(結局) 그의 꿈대로 될 것이다.





주님,

인생을 살면서
가장 빠지기 쉬운 어리석음은
자기 주관에 빠져
객관(客觀)을 보지 못함입니다.

비록
물가는 계속 오르고
내일은 먹구름이 몰려온다 해도,

자아를 벗어난
자연(自然)의 객관이라는 지혜와

이 모든 것을 이루시는
당신의 섭리(攝理)를
인정한다면,

불확실 속에서도
확실한
내일(來日)이 될 줄 믿습니다.

2008년 4월 6일 강릉에서 피러한 드립니다.


사진작가ꁾ 투가리님 크로스맵사이트 해와달사이트 피러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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