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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의 휴식

유앤미나 2008. 3. 31. 13:36

30년 만의 휴식(休息)
어느 날 서울에 있는
형님으로부터 좋은 책이 있어서
보낼 때니 꼭 읽어보라고 전화를 하셨다.
‘30년 만의 휴식(休息)’이라는 그 책은
정신과 의사가 30년 동안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치유하면서
경험한 내용들이었다.
책에 등장하는 사람은 한결같이
남보다 몇 배 더 노력하여
비교적 빨리 정상(頂上)에 올라왔지만
삶은 늘 피곤하고 고독했다.
그들은 겉으론 성공했지만
결코 성공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전형적인 어떤 일벌레가 가족과 함께
모처럼 바닷가로 휴가를 갔었다.
저녁을 먹은 후 가족들이 바닷가로 가고
혼자 모래사장 위에 의자에 앉아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멀리서 파도소리와 함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지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소리쳤다.
‘아, 이것이 휴식(休息)이구나!’
그는 30분도 안 된 짧은 휴식을 통해
30여년 만에 참된 쉼을 누림으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가를
깨달았던 것이다.

저자는 바로 그 일벌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책을 집필하고자하는
동기를 얻었던 것이다.
곧 직장인들이 가장 스트레스 받는다는
동료와의 관계(關係)를 풀어가면서
치유되어진 모습을 소개했다.
왜 사람들은 인간관계(人間關係)가 어려울까.
그 원인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대체로 유년기 때 상처(傷處)로 인한
‘마음속의 아이’가 가장 큰
쓴 뿌리가 되고 있다.
주인공 ‘휴(休)’도 일에 관해서는
인정받는 사람이었지만 너무
공격적인 인간관계가 화근이 되어
권고사직을 받게 되면서 병이
생기면서 저자를 만나
마음속의 아이를 발견했던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비상식적인 일을 자주한다면,
분명 휴(休)처럼 유아 때 모순 된 감정들이
무의식 중 잠입되어 억압된 분노를
분출한 것이 틀림이 없다.
사람이란 인정과 사랑을 먹고사는 존재데,
어릴 때 그런 자양분(滋養分)이
충족되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 가면서
필사적으로 더욱 인정(認定)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마음속의 아이를
유치하게 만드는 것이다.
성공(成功)해야 해!
더 인정(認定)받아야 해!
실패(失敗)하면 나는 끝장이야!

‘휴(休)’ 뿐만 아니라
아마도 모름지기 현대인 모두가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를 실제적으로
지배하는 성인아이가 웅크리기에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것이다.
책에서는 9가지 유형으로 아이를
소개하는데 그 특징(特徵)들을 살펴보면
첫 번째가 쉽게 분노(憤怒)하는 모습이다.
성인(成人)이 되어서도
과거 아픈 상처는 수치심과
두려움 그리고 원한 감정으로 나타나
갈등이 있을 때마다,
상대를 아버지로 착각 하고
엉뚱한 사람에게 분노를 쏟게 된다.
결국 인간의 문제는 분노(憤怒)와
이에 따르는 죄책(罪責)감에
있다고 말한다.

둘째는 열등감에 잘 빠진다.
이상적(理想的) 자아와
현실적 자아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자신은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수
없다는 생각을 자주한다.
이렇듯 자기 존중감이 부족하므로
늘 남과 비교(比較)하면서 분노를 통해
질투와 열등감을 드러내는 것이다.
자존(自尊)감이 부족하기에
현대 사회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일으킨다는 외로움에 잘 빠지고,
매사에 조급(早急)해 하는 것은
자존감이 없기에
아니 자아를 바로 알지 못하기에
기다리는 것을 고통스럽게 여기게 된다.
셋째는 자기밖에 모른다.
병적인 자기애로 인해,
끊임없이 칭찬(稱讚)만 받길 원할 뿐
남에 대한 배려심이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모든 초점이 언제나 자신에게
맞추어져 있으므로,
공동체에서 화목이란 기대할 수가 없고
분쟁(紛爭)의 요인이 되고 있다.

마음속의 아이들의 특징(特徵)은
결국은 인간관계(人間關係)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참된 휴식이라는 것도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치유된 인간관계란 어떻게 나타날까.
주인공을 통해 재구성해 보았다.
먼저 타인(他人)을 의식하지 않는다.
유아 때 아버지에게 인정받으려 스스로
심리적 감옥에 갇혀있는 자신을
발견한 후에 그 허상에서
걸어 나오므로 이젠 더 이상
타인을 의식(意識)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성공지향적인 모든 사람들은
타인을 의식하느라 늘 긴장되어 있다 해도,
마음속의 어리석은 자아를 발견하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대화 속에서도 자신을 빼고 오직
대화에만 몰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사람을 용납(容納)할 수 있다.
아직도 누군가를 수용하지 못한다면
여전히 성인 아이가 웅크리고
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곧 질투하고 잘난 체하고 조급해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쓴 뿌리들은
자신의 모습이다.
그리고 또 그들은 나를
만드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사람들이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기질과 성격이 있지만,
인간은 관계(關係) 속에서 성장하고
관계와 함께 나이를 먹는다.
그들과 좌충우돌 부딪치면서
가해자를 용서하고
자신을 용납하므로
너그러운 사람이 되어가는 법이다.

마지막으로 일에 관한 시각(視覺)이다.
무의식 중 숨어있던 마음속의 아이를
발견하면 인간관계가 달라지고
일 자체가 즐거워지게 된다.
공부든 다이어트든 무슨 사업이든
모든 일의 첫 번째 조건은
일 자체를 즐겨야 한다는 점이다.
몇 년 전 어느 일본인 샐러리맨이
노벨상을 받은 일이 있었다.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그는 자신의 일을 좋아하고
즐길 수 있었기에 놀라운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영표 선수(選手)를 좋아한다.
처음 외국팀과 계약 직후 인터뷰했던
그의 한 말로 인해 나는 그의 팬이 된 것이다.
‘누가 많이 받고 적게 받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축구는 즐기면서 한다는 게 첫 번째 목표입니다.
해외진출 보다 더 높은 수준의
축구를 즐기기 위해서 원하는 것뿐입니다.’
조그만 체구지만 역동적인
팀플레이와 아이같이 언제나 초롱초롱한
눈의 비밀은 오직 일의 즐김에 있었다.
즐김으로 오늘도 그는 존재한다.
주인공 휴(休)도 바로 그 단계에 오른 것이다.
그가 부사장으로 승진되었을 때 가족보다
먼저 의사에게 소식을 알렸다.
‘축하합니다, 높아지셨군요.’
‘아니요, 더 낮아져야죠...
정말 좋은 상사가 되고 싶어요.’
이전에 그는 일이란 성공의 수단이었지만,
이젠 일을 통해 이웃을 배려하는
데까지 확장된 것이다.
이렇듯 삶의 지혜란
일의 속도도 일의 양도 아닌
일의 의미를 아는 것이다.

주여,
이제야 내 안의
유치한 아이를 보게 되면서
사람들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은
마음속의 아이로 인해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음에도,
저는 오히려 저와 다른 그들을
스트레스로만 여겼습니다.
이제 보니
제 모든 불만의 원인은
밖이 아니라
내 안에 있음을 알고,
자존(自尊)감을 갖고
먼저 자신이 변화하므로
이웃과의 관계가
일의 관점이 바뀌므로
세상(世上)이
변화됨을 알게 하소서.
2006년 9월 17일 강릉에서 피러한 드립니다.
사진허락작가ꁾ 태공님 이해님 크로스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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