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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이 아니라 속을

유앤미나 2008. 3. 22. 19:46


턱이 아니라 속을
‘하늘 아래 준기세상’이라는 카페이름처럼
지금 이 나라 여자들의 마음은
‘왕의 남자’ 이준기 씨가 다 빼앗아 가고 있다.
그 신드롬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네모난 턱을 영화에 나왔던 공길이처럼
갸름하게 턱을 깎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는
남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대는 터프한 남자보다는
잘 생긴 남자를 추구한 세대가 되어
예쁜 남성의 대명사로 떠오른 이준기 신드롬과
맞물려 날렵하고 여린 턱 선의 추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흐름이다.
이제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밖에 없는 단계가 되었지만,
사람의 진정한 가치와 멋은 그러한
외적인 미(美)보다는 내면적인 인격을 통해
품겨나는 것이 진정한 명품인생이 아니겠는가.
명품(名品)인생이란
결코 외적인 물건으로 치장하고 또 성형으로
신체를 가꾸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당당하고 멋있게 자신만의 매력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명품을 부러워하는 인생처럼
연예인의 아름다운 외모를 부러워말고
스스로 내 삶이 명품이 되기 위해서는
턱을 깍을 것이 아니라 자아(自我)를 깍아야 한다.

다이아몬드가 귀중한 것은
채굴과 연마의 과정에 있는 것이지,
처음부터 그 자체가 아름다운 보석은 아니었다.
다이아몬드 가치를 정하는 기준으로
보통 4C라 하는 커트(연마), 클래리티(투명도),
캐럿(중량) 그리고 칼라(색상)로 삼는데,
이 네 가지 중에서 커트(연마)에 따라서
나머지 세 가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연마(鍊磨)는 그만큼 다이아몬드의
아름다움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래서 유명한 연마사들은
다이아몬드의 빛을 최대한 발산시키기 위해
내부의 포유물이나 쪼개짐, 연마 흠이
적게 나타나는 이상적인 컷의
연마 방법을 개발하는데
힘을 다하고 있다.

서양에서는 고인을 기리기 위해
유골(遺骨)다이아몬드까지 만들고 있다고 한다.
모든 생명체는 탄소 구조로 이뤄져 있음에 착안하여
아무 쓸모없는 유골을 높은 온도에서 정화한 뒤
몇 달 동안 엄청난 압력과 열을 가해
다이아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사람도 타고난 환경이나 재주보다는 후천적인
교육과 수련을 통해 자신을 얼마나
연마하느냐에 따라
보석의 희소성이나 견고성처럼
인격이나 자아의 능력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배우면 배울수록
자아를 연마하면 할수록
점점 더 자신의 인격적인 문제점과
윤리적인 연약함에 대해 바르게 알면서
그것을 고치는 과정에서 진실로 의미 있고
아름다운 명품인생으로 만들어져 가는 것이다.
한 영혼이 연마를 거쳐 아름답게 꽃을 피우고
또 열매 맺는 일처럼 더 가치 있는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무한경쟁의 21세기를
능동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정진이라는 연마를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능력과 전문성을
길러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이렇게 턱이 아닌 인격을 깍을 때
다이아몬드처럼 투명한 빛이 드러나게 된다.
다이아몬드는 연마가 잘 되었는지에 대한 판단은
얼마만큼의 광채가 효과적으로 나타나며
연마된 면이 전체와 얼마나 조화를 이룸으로
최대한 빛을 발산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 인생에서 투명도(透明度)는
옷과 화장이 아니라 정직과 진실에 있다.
인간의 가장 기본은 진실(眞實)이다.
정직이 인생에서 최선의 정책임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이것을 어려워하는 것은
인격이 그만큼 연마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그럼에도 남을 속이고 거짓말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거짓으로 뭔가 얻어 보겠다는 욕심과
신에 대한 불신앙 때문이다.
정직이란 사실을 변명하지 않고
인정하는 것, 불이익을 감수하고 책임지는 것
그래서 정직은 인간의 기본이다. 
다윗은 결코 의인은 아니었다.
전쟁에 능해 피를 많이 본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절대자의 마음에 얼마나 들었는지
바이블에 그의 이름을 천 번 가까이 기록하고 있을까.
그의 최고의 장점은 정직(正直)에 있었다.
죄를 지적할 때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솔직하게 시인하고 회개했던 것이다.
그래서 신은 그에게 지혜와 용기를 주시며
나라를 구하고 오고 오는 세대 가운데
영원한 귀감이 되게 했던 것이다.

이렇게 턱이 아닌 인격을 깍을 때
투명도가 달라지고 다음으로는 4C의 다음 기준인
색상과 무게가 달라진다.
보통 청색을 띠는 투명한 백색 다이아몬드가
가장 고급으로 대우받는다고 하는데
나는 그 칼라를 인격(人格)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가치는 기능적인 능력에 있는 것이지
인격에 있지 않다는 것이
오늘 날 이 사회의 보이지 않는 전제가 되고 있지만
그렇게 쉽게 외적인 기준만을 갖고
평가할 수 없는 것이 인격이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착한 사람보다는
로비를 잘 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그 사람의 인격을
가장 중요시하는 세상이 올 것이다.
아니 이미 그런 세상은 왔다.
미국에서는 1980년부터
점차 도덕적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개인주의, 가치상대주의, 가족 해체, 청소년들의 범죄들이
그 사회로 하여금 다시금 정신적 개혁을 요청했던 것이다.
곧 오늘 날 미국이 있게 했던 청교도
전통이라는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다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개인적인 인격 장애가 사회적 장애를 넘어
국가적 장애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인격이란 선천적 기질과 함께
여러 환경적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고 본다.
그런데 그러한 과정에서 이기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한쪽으로 기울어지게 하면서 전체 인격이
허물어져 가는 것이
인격 장애자를 만들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반사회적 인격 장애는
주로 범죄자에게만 나타나는 것으로 알았는데,
청소년 가운데도 30% 정도가 각종 인격 장애를
보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듯이,
많은 사람이 각종 인격 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격 장애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회 속에서 각종 상황에 잘 적응하지 못하게 하고
이웃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관계성에서 드러나고 있다.

지난 주 초등학교 졸업식 때 어느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첫째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라.
둘째는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라.
지극히 당연한 말임에도
이웃이 없는 수많은 인격 장애자들이 많기에
그렇게 당부했던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므로 이제는 진정 회사에 이익을 줄 사람은
머리 좋은 사람보다는
정직한 인격적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변화하는 일처럼 어려운 일도 없다.
그러나 타고난 기질만큼 중요한 것은
철저한 인격의 연마(鍊磨)를
통해 투명한 사람이 되고
인격자가 되어 가는 법이다.
그때에 가서야
무게가 있는 다이아몬드처럼
사람들에게 인격과 그 능력을 인정받게 될 것이다.

주여,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精金)같이 나오리라.
다른 것을 핑계하기 전에
날마다 자신의
나태함과 거짓과 싸움으로
겉모습을 닮지 말고
정신을 닮음으로
당신이 주셨던
본래의
아름다움이 드러나도록
잘 닦아서 빛이 나게 하소서.
2006년 2월 19일 강릉에서 피러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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