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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손가락의 기적

유앤미나 2008. 3. 20. 14:18


네 손가락의 기적 
가정의 달을 맞아 특집으로 제작된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는 가슴에 파도가 
밀려오듯 벅찬 감동을 주었다. 
희아는 신체와 정신에 많은 장애를 갖고 있고 
가정적으로 볼 때도 꿈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기적을 만들어 내어 많은 사람들에게 
새 소망을 안겨주는 천사가 된 것이다. 
나는 그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인간의 의지와 
어머니의 위대함 앞에서 무릎 꿇지 않을 수 없었다. 
더불어 아직까지도 환경을 탓하고 있는 나약한 내 자신이 
얼마나 비겁하고 초라하게 느껴지던지... 
엄마는 간호장교로 일하는 군인병원에서 
척추장애였던 장교 출신 아버지를 만나 결혼했지만 
태어난 아이가 장애아였음에도 원망하지 않았다. 
오직 손가락에 힘을 키워주기 위해 
시작했던 피아노, 손가락과 발이 기형이고 
7살 정도의 지능밖에 안 되는 딸에게 
연습 시켜야하는 어머니는 
하루도 피눈물 흘리지 않는 날이 없었다. 
이 모든 역경들을 모녀는 잘도 견뎌 내어 
이제는 세계 각국에서 네 손가락의 연주를 듣고자 
초청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선천적으로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과 
갑작스러운 사고로 장애인이 된 사람 
그리고 정신적으로 더 많은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아는 가정의 달에 말없이 
메아리가 되어주고 있었다. 

첫째는 존재의 위대성이다. 
그녀는 손가락을 두 개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했다. 
열 손가락을 갖고도 하기 어려운 일들을 
네 손가락을 갖고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모든 것을 참고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고 한다. 
인간은 누구나 동등한 권리와 
자격을 갖고 태어났지만 
사람들은 외적인 것을 보고서 판단하고 차별한다. 
하지만 인간은 존재한다는 것보다 
위대한 것은 없다. 
다만 열악한 환경 이전에 
본인의 자세에 따라 가치 평가가 달라질 뿐이다. 
사실 환경보다 더 중요한 인생의 자산은 
긍정적인 성격과 적극적인 삶에 대한 태도다. 
수영장에서 아이들이 괴물이라고 놀리면, 
‘그래 나 괴물이다’라며 오히려 
장난을 칠 정도로 그녀는 장애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므로 
그들과 오히려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밝고 유쾌한 성격이 있었기에 
자신에게 있는 노래와 춤이라는 끼를 발견케 하여 
자기와 내용이 다른 아픔을 겪고 있는 자에게 
힘과 위로를 주고 있는 것이다. 
가사가 좋아 제일 좋아한다는 
‘난 할 수 있어’라는 노래는 그녀에게 
마치 신이 내리는 메시지와도 같은 것이 되었다. 
... 
너를 둘러싼 그 모든 이유가 
견딜 수 없이 너무 힘들다 해도 
너라면 할 수 있을 거야 
할 수가 있어 그게 바로 너야 
굴하지 않는 보석 같은 마음 있으니 
어려워마 두려워마 아무것도 아니야 
천천히 눈을 감고 다시 생각해 보는 거야 
세상이 너를 무릎 꿇게 하여도 
당당히 네 꿈을 펼쳐 보여줘 
너라면...... 

둘째는 반복의 위대성이다. 
처음 건반을 칠 때는 소리도 나지 않았는데 
3개월이 지나자 비로써 피아노가 울리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학교종이 땡땡땡....'을 끝까지 치던 날 
온 가족은 너무나 감격하여 울어버렸다. 
무릎으로 걷고 
네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치며, 
특수 장치를 만들어 무릎으로 페달을 밟았다. 
기형적인 손과 발은 이런 식으로 극복한다 해도 
유치원정도 밖에 안 되는 지능을 갖고 
어려운 악보들을 어떻게 소화해야 한단 말인가. 
그녀는 악보를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극복하고자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여 쇼팽의 즉흥환상곡 한 곡을 연습하는 데만 
무려 5년 6개월이나 걸렸다는데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움직이는 손가락은 네 개뿐이지만 
건반 위를 나비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니기까지 
그녀는 남들보다 몇 십 배의 땀을 흘려야만 했던 것이다. 
불가능하기에 오히려 도전했고, 
이 일도 하지 못하면 다른 일은 평생 할 수 없다는 
각오를 갖고 피멍이 들도록 연습했기에 
세계 유일의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가 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의 뇌출혈 후유증으로 
장시간 연습이 힘듦에도 불구하고 
정상인도 어렵다하는 베토벤 소나타 ‘열정’을 
오늘도 쉬지 않고 두드리면서 또 새 길을 
개척하고 있는 그녀를 보고 우린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변명할 수 있겠는가. 
생후 20개월 때에 교통사고로 85% 중화상을
입었던 조엘은 희아처럼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또 왼손 하나만으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와 
지휘자가 된 라울 소사의 스토리도 전설에 가깝다. 
이렇듯 어떤 환경에서든지 자신에 대한 
존재의 의미를 분명히 알고 
반복의 법칙을 더한다면 
기적은 오늘도 자신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셋째는 모성(母性)의 위대성이다. 
오늘의 희아는 어쩜 어머니가 없었으면 
그 모든 기적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결혼 7년 만에 임신한 아이가 기형아였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낳았건만 
손가락이 두 개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오히려 튤립처럼 예뻐 
보였다고 고백하는 모성애는 위대할 뿐이다. 
엄마가 볼 때는 손이 문제가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장애를 극복하지 않으려는 
약한 의지가 더 큰 장애로 보았던 것이다. 
그녀가 생각하는 피아노는 최후 목적이 아니라 
긴 인생의 여정 속에서 과정에 불과했다. 
그것은 딸이 네 개의 손가락으로 피아노만 
칠 수만 있다면 앞으로 홀로 어떤 역경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혹독하게 
달래고 어르면서 연습을 시켰던 것이다. 
이런 엄마의 속 깊은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딸은 엄마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모두가 반대했던 장애인과의 결혼, 
거기서 얻어지는 기형적인 딸 
그리고 남편의 죽음과 함께 끊이지 않는 역경들.
어찌 보면 희아 보다도 
어머니의 인생이 더 기구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녀가 끝까지 좌절하지 않았던 것은 
하나님을 믿는 분명한 신앙이 
그녀로 하여금 내일은 분명 오늘보다 
더 나으리라 하는 소망을 주었기 때문이다. 
20년 전 모두가 장애아 딸을 
입양시키라고 했지만 그녀는 이미 결단했다. 
‘내 딸과 평생 생사를 함께 하리라.’ 
그 모진 세월이 지나 
이제 희아는 입양아가 아닌 
피아니스트로서 당당히 캐나다 땅을 밟았을 때 
그녀의 마음을 세상 누가 헤아릴 수 있었겠는가.

주여,
사지가 멀쩡하면서도 
아직까지도 이 탓 저 탓을 하며 
응석만 해대는 이 종을 용서하소서. 
아무리 약하고 부끄러운 것이 많다 해도 
존재의 위대함을 알고 
반복의 위대함을 안다면 
...
그리고 희아 뒤에는 
언제나 흔들림 없이 묵묵히 
어머니가 계셨듯이 
당신이 계심을 믿는다면 
약한 것이 오히려 강함이 되어 
이 땅에서 무슨 일을 
못하겠습니까. 
나에게도 어머니를 주시고 
또한 아버지를 주셨던 하나님, 
세월이 흘러 
이제 내가 부모가 되니 
그 은혜가 세상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큰 선물인 것을 어버이날에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오니 
그저 고맙고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사랑합니다. 
나의 어머니!!!
고맙습니다. 나의 하나님!!!
2005년 5월 8일 어버이날에 강릉에서 
피러한이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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