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나보다 나은 사람 두려워마라. ②화가 날 땐 침착하게 행동하라. ③아랫사람에게 큰소리 치지마라
“여성들이여 침착하라. 그리고 여성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라. ”
프랑스에서 ‘성공한 여성’으로 통하는 광고회사 ‘TBWA프랑스’ 부회장 마리 카트린 뒤퓌(Marie Catherine DUPUY·53)는 지난달 24일 기자와 만나 “여성은 직감력이 있고, 사장부터 청소원까지 누구의 말도 들을 준비가 돼 있다는 점에서 남성보다 낫다”고 말했다.
여성 권리가 신장된 프랑스에서도 광고 제작 부문에서 여성이 최고 경영진에 오르기는 쉽지 않다. TBWA프랑스는 프랑스 3위의 광고회사로, 뒤퓌는 작년에 부회장에 올랐다. 뒤퓌는 지난 1998년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클리오 어워즈(CLIO Awards) 조직협회에서 프랑스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총괄 회장을 맡기도 했다.
뒤퓌의 여성 성공론은 거침이 없었다. 뒤퓌는 성공하려는 한국 여성들에게 “자신보다 능력이 일부 뛰어난 사람을 고용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최상의 팀을 조직하라”며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보고 화가 나서 동료에게 안 좋은 말을 해야 할 때도 침착하게 행동하라”고 조언했다. 그녀는 “사장에게는 큰 소리로 항의하더라도 ‘저임금’을 받는 사람들에게는 소리치지 말라”고 덧붙였다.
뒤퓌는 3대째 광고인이다. 할아버지 로게 루이 뒤퓌는 1926년 프랑스 최초의 광고회사 중 하나인 ‘R L 뒤퓌’를 설립했고, 아버지 장 피에르 뒤퓌는 ‘뒤퓌’의 회장을 역임했다.
뒤퓌는 1970년 대학 졸업 후 첫 직장 ‘뒤퓌’에 카피라이터(광고문안 작성자)로 입사했다. 그녀가 처음 맡은 일은 싸구려 시계 브랜드 ‘켈톤’의 광고였다. 그녀는 싸구려 시계를 여러 개 사서 상황에 따라 바꾸라는 의미의 ‘당신이 다른 걸 바꾸듯, 당신의 켈톤을 바꾸라’는 첫 광고 문안을 썼다. 뒤퓌가 두 번째로 맡았던 일인 P&G 비누 광고는 프랑스 TV에서 15년 동안이나 방송되기도 했다.
뒤퓌는 “소비자들은 나이가 많을 수도 어릴 수도 있으며, 정보를 원하기도 하고 오락을 원하기도 한다”며 “광고회사에 있어 성공 요인은 ‘편견’을 버리고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소비자에게 ‘진실’을 말하고, 소비자가 ‘똑똑하다’는 점을 절대로 잊지 말라”고 충고했다.
뒤퓌는 “현재 유럽의 광고 경향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실제 상황 속에 놓인 보통 사람’ 또는 ‘특이 상황 속에 놓인 보통 사람’이라는 개념”이라며 “이는 TV에서 ‘리얼리티(reality·현실성)’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뒤퓌는 1984년 동료 4명과 공동으로 광고회사 BDDP를 설립했다. BDDP는 1998년 다국적 광고회사 TBWA에 합병됐다. TBWA는 세계 최대 광고 그룹 옴니콤(Omnicom)의 자회사로 현재 전 세계 75개국에 진출해 있다.
뒤퓌는 네 아들의 어머니로 프랑스 파리 중심부에 살고 있다. 뒤퓌는 “음악 산업에서 일하고 있는 큰아들(28)과 둘째아들(26)이 광고 업계로 넘어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뒤퓌는 24일 열린 한국광고인협회 창립 기념 세미나에서 ‘광고에 있어 창의력 있는 발상’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녀의 첫 한국 나들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