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임즈는 ‘유니폼이 더러운 4번 타자’로도 불린다. 강타자인데 늘 도루를 시도하고 슬라이딩을 하다 보니 유니폼에 흙이 많이 묻는다는 뜻의 칭찬이다.
한현우의 '올 프로야구 MVP NC 4번타자 에릭 테임즈' 중에서(조선일보, 2015.11.28)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에게서는 배울 점이 있습니다. 분야와는 관계가 없지요.
에릭 테임즈. 프로야구 구단 NC 다이노스의 1루수이자 4번 타자인 29세 미국 청년입니다. 최근 올해의 한국 프로야구 MVP로 선정된 '최고의 선수'입니다. 올 시즌에서 홈런 47개와 도루 40개를 기록해 아시아 최초의 '40―40 클럽' 멤버가 됐습니다. 게다가 올해 한 경기에서 1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치는 사이클링 히트를 두 번이나 기록했지요.
항상 '열심히 뛰는' 테임즈의 모습이 평소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홈런을 47개나 치는 강타자인데도 늘 도루를 시도하고 슬라이딩을 하는 그는, 유니폼에 흙이 많이 묻어있다는 의미로 '유니폼이 더러운 4번 타자'로도 불립니다. 멋진 별명입니다.
그의 인터뷰를 보며 많은 걸 배웠습니다. 테임즈의 생각들, 한 번 읽어보시지요.
"나는 목표를 높게 세우는 사람입니다. 목표를 높게 세우고 최선을 다해야죠. 설령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상관없습니다. 그렇지만 목표는 무조건 높아야 해요. 나의 목표는 매년 MVP가 되는 겁니다."
"그렇게 배웠습니다. 특히 야구에 관해서는 겸손해야 한다고 배워왔어요. 인생이든 야구든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어요. 항상 감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해요.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거죠. 교만하고 잘난 척하는 사람들 보면 늘 실패하더라고요... 저는 물론 열심히 노력합니다. 그 뒤에 벌어지는 일은 제 능력 밖이에요.”
"야구는 나의 일과입니다(Baseball is all about routine). 매일 같은 시각에 일어나서 같은 음식을 먹고 정해진 시각에 연습해야 돼요. 저는 식당도 5군데 정도만 돌아가면서 다녀요. 새로운 식당에서 특이한 걸 먹으면 불안해요. 그날 대사님은 경기 45분 전쯤 와서 ‘만나자’고 했어요. 경기 30분 전에는 그라운드에 나가야 하니까 15분밖에 시간이 없는 거예요. 배팅 연습도 해야 하고 컨디션 조절을 위해 산소탱크에도 갔다 와야 해서 사양할 수밖에 없었어요. 가끔 친구들도 경기 전에 찾아오지만 저는 만나지 않습니다. 리퍼트 대사님은 다음에 제가 꼭 소고기를 한 번 사드릴 생각이에요."
(테임즈는 지난 5월 창원에서 열린 홈경기에 찾아온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경기 전 "잠깐 만나자"고 하자, "지금은 경기 준비 시간"이라며 거절했었습니다.)
"저는 완벽주의자입니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거예요. 제가 설령 한 경기에서 안타 3개를 쳤다 해도 4개 치지 못한 것을 자책합니다. 저는 투수와의 싸움에서 절대 지고 싶지 않아요. 삼진아웃 되면 너무나 화가 납니다. 어떤 사람은 삼진당하고 더그아웃에 돌아와서 ‘그럴 수도 있지. 어쨌든 월급은 나올 테니까’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그것이 저의 자존심을 지키는 길이기도 합니다."
(테임즈는 작년 시즌에 스윙 삼진 당하거나 홈런을 못 치면 코칭 스태프에게 연신 "죄송하다"며 사과했습니다.)
'유니폼이 더러운 4번 타자'... 그 어느 분야에서든, 가장 멋진 칭호입니다.
우리 경제노트 가족들도 그런 별명을 들으며 살아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