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가 4살이니 이제는 필요가 없어졌지만 2년전까지만 해도 집을 나서면 반드시 챙겨야하는 물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유모차입니다. 유모차를 안가져가면 녀석을 안거나 업어야 하니 여간 힘든게 아닌지라 유모차는 꼭 챙겨야 하는 물건 중 하나였습니다.
유모차가 필요 없어진 후, 아이가 가끔 업어달라고 하면 ‘이제 다 컸으니까 걸어 가야지~’하면서 잘 업어주지를 않습니다. 하지만, 뒤늦게 깨달은 바가 있어 가급적이면 일부러라도 아이들을 안아주고 업어줍니다.
첫째나 둘째 모두 업어주기 보다는 이렇게 유모차에 태우는 횟수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좀 후회됩니다.
저는 아이 둘의 아빠가 된 지금에도 가끔씩 아들과 딸을 업어줄 때마다 그 옛날 나를 업어주었던 엄마의 등의 따뜻함이 떠오릅니다. 엄마 등에 고개를 푹 파묻은 채 좋아라했던 어린 시절, 아주 오래전 기억속의 따뜻함이지만 여전히 온기를 잃지 않고 제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아버지의 따뜻한 등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어릴 적 태풍으로 인해 집 마당으로 물이 들어왔을 때 아버지는 저를 업어 이웃집에 데려다 놨지요. 제 기억으로는 아버지가 나를 업어준 건 아마 그 때 단 한 번 뿐이지 않나 싶습니다.
단 한번의 기억이지만, 먼 훗날에 아버지를 더 이상 뵐 수 없을 때, 그래서 아버지 얼굴이 희미해지더라도 그 기억만큼은 영원히 제 마음속에 남아 아버지의 따뜻함을 느끼게 해 줄 것 같습니다. 이렇듯 어린 시절 나를 업어 준 엄마 아버지의 기억은 어른이 된 지금에도 ‘엄마 아버지 등은 참 따뜻했는데.’라는 지워지지 않는 따뜻한 기억을 선물로 남겨주셨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아이들은 어떨까요? 아이들이 이 다음에 커서 엄마 아빠의 따뜻한 등을 떠올릴 수 있을까요? 엄마 아빠의 따뜻함을 유모차가 대신하는 세상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엄마 아빠들은 아이들을 잘 업어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 유모차 대신 많이 업어주세요. 내 아이에게 엄마 아빠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게 해 주세요!^^
엄마에게 업어달라고^^ 내가 그런 것처럼 아이가 이 다음에 엄마 아빠의 따뜻한 체온을 마음에 간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요즘은 일부러 자주 업어줍니다.
얼마 전 ‘안아주기 운동(프리허그 캠페인)’이 잠시 사회적으로 따뜻한 이슈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서로에게 사랑의 마음을, 정을 나누는 안아주기 운동을 보면서 ‘그래, 사람 사는 세상에서 따뜻한 정과 사랑만큼 소중한 것이 있을까? 이것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 우리 부모님들과 사회는 우리 아이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정 보다는 경쟁사회에서 앞서가는 방법을 가장 우선시 하는 경향이 큽니다. 아이들이 경쟁사회에서 뒤처지지 않는 사회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마음속에 사람에 대한 따뜻한 정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마음이 따뜻한 아이로 키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그래서 소위 말하는 성공을 했다하더라도 그 아이의 마음에 따뜻함의 기억이 없다면 아이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아이를 위해서도, 그리고 우리 사회를 위해서도 많이 안아주고 업어주세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는 이 다음에 부모님에게도 효도하고, 나 보다는 다른 이들을 따뜻하게 볼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또한 그 따뜻한 마음으로 우리 사회의 주역이 됐을 때, 혹은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주요 지도층으로 갔을 때, 이기주의적 사적이익보다는 모든 이들의 공적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어른이 되어 우리 사회를 따뜻한 사회를 만들 거라 믿습니다.
아참, 그리고 아내와 남편도 서로 안아보세요. 처음에는 쑥쓰러워도 자꾸 하다보니 마음에 따뜻한 그 무엇이 쌓이더군요. 아침 출근길에 한번 살며시 안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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