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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책으로 둘러싸인 집에서 뒹굴며 자라온 푸름이 (16세)는 요즘 원서에 푹 빠져 있다. 푸름이는 집에서 ‘제인연감’이라는 원서와 씨름하며 미국 군사무기에 대한 궁금한 것들을 백과사전을 통해 해결한다. 27개월에 한글을 처음 배우기 시작해서 두 달 만에 깨치고 30개월부터는 혼자 책을 읽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이미 3천여 권의 책을 읽은 데다 영재학술원에서 실시한 테스트에서는 IQ가 160점 만점에 141점을 받기도 했다. 푸름이 아빠 최희수 (45세)씨의 오랜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그는 누구나 영재로 태어나고 영재는 부모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요즘 부모들이 지성에 눈이 멀어 감성을 보지 못하는데, 지적인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정서적 감성이 뒷받침되어야 자기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어 집중력이 생긴다고 조언한다. 조기 유학 대신 자연 속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최고의 교육이라 여기는 푸름이 아빠의 성공 육아법.
“책에 놀이라는 개념을 심어줘야 해요” 일단 책을 읽기 시작하는 아이에게 놀이를 통해 어휘를 습득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희수 씨의 생각이다. 이 때 부모는 아이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게 의욕과 열정을 가지고 환경을 만들어줄 뿐 아이에게 학습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푸름이는 욕실 거울에 물 뿌리기를 좋아했어요. 거울에 단어를 쓰고 알아맞히면 물을 뿌리게 했더니 틈만 나면 단어 맞히기 놀이 하자고 조르더군요. 푸름이는 신나게 놀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단어를 습득할 수 있었어요.” 희수 씨는 아이에게 놀이는 곧 학습이며 체험이고 배움이라고 말한다. 부모는 아이가 놀면서 배울 때 ‘무엇을 가르칠까?’ 고민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놀까?’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의 어휘량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워지기 마련. 아이의 흥미와 감수성을 자극해 책과 거리감을 두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단다.
“아이의 생활 리듬에 맞춰 매일 책을 읽어주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애들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희수 씨는 다르다. 아이들에게도 각자의 생활 리듬이 있어 아이가 가장 기분 좋은 시간을 파악해서 아이가 집중할 때까지 책을 읽어주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란다. “푸름이가 두 살을 갓 넘겼을 때부터는 밤 12시만 되면 눈에서 초롱초롱 빛이 났어요. 그때부터 푸름이가 책을 밤새도록 읽으려고 하면 밤새 읽어줬어요. 아이의 집중하는 흐름을 깨면 안 되니까요.” 희수 씨는 밤이든 낮이든 상관하지 말고 아이의 컨디션이 좋은 시간대를 우선적으로 독서에 할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게 습관화되면 자발의 힘이 강화되어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아이는 책을 읽을 수 있게 된다고. 그가 이렇게 독서 원칙을 실천할 수 있었던 것은 푸름이 엄마 신영일 씨의 역할이 컸다. 그녀는 아이의 성향에 섬세하고 예민하게 반응해주고 아이의 컨디션이 좋은 시간을 찾아내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신경을 썼다.
“대화를 많이 해주세요” 희수 씨는 부모가 아이와 풍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지적 자극을 발달시키는 데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아내와의 연애 시절, 우연히 ‘태아는 천재다’라는 책을 통해 태교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푸름이 엄마와 결혼을 결심하면서부터 태교를 시작했어요. 있지도 않은 아이를 상상하면서 대화를 했죠. 진짜 푸름이를 임신했을 때까지요. 태담을 하면 아이의 성격뿐 아니라 언어적 능력도 함께 길러지거든요.” 태교 일기를 쓰는 것은 마음에 안정을 주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직접 말로써 대화하듯 태담을 들려주는 것은 아이의 언어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쓰는 것보다 말로써 얘기하는 것이 더 좋을 듯.
“자연에서 배울 수 있도록 해 주세요” 희수 씨는 푸름이가 태어났을 때 도시의 콘크리트 속에서 배우는 것보다 자연에서 다양한 것을 보고 듣고 느끼면서 자라는 것이 더 좋겠다고 생각해 금촌으로 이사할 결심을 했다. 어린 시절을 자연과 함께 생활했기 때문에 자연 생활이야말로 최고의 교육이라고 믿고 있었다고. “집 주변에 나가 꽃과 나무를 보여주면 푸름이는 눈을 크게 뜨고 목을 뒤로 젖히면서 이것저것 보려했어요. 꽃과 나무의 이름을 반복해서 알려주면서 부드러움과 딱딱함, 거칠거나 매끄러움, 젖었거나 마름과 같은 다양한 감각을 아이에게 얘기했어요. 그 때 꼬리에 꼬리를 물 듯 굉장히 풍부한 어휘를 던져줬죠. 그럼 아이의 두뇌는 급속도로 발달하거든요. 푸름이는 계속 질문했고 다음 날에는 아예 책을 펴놓은 채 어제 봤던 그 나무에 대해 알려달라고 할 정도였어요. 만약 도시라서 직접 자연을 접할 기회가 없다면 주말에 가까운 공원이라도 일부러 나가서 체험을 시켜주는 것이 필요해요.”
“백과사전을 장난감 대신 아이 곁에 놓아주세요” 아침에 눈을 뜨면 머리맡에 장난감 대신 백과사전이 있어야 한다는 게 희수 씨의 생각이다. 아이는 백과사전을 보면서 일상에서 배울 수 없는 단어를 습득하게 되고, 아는 단어라도 분류하는 작업을 통해 기억력과 분별력이 생겨난다고. “어휘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시기에 푸름이는 제게 질문을 마구 늘어놓았어요. 모르는 질문에 대답을 해주자니 뭐라 해야 할지 감감할 뿐이었죠. 정말 모르면 ‘너는 왜 그렇게 생각하니?’ 하면서 대화를 이끌어 갈 수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어요. 그때 필요한 것이 백과사전이구나 싶었죠.” 희수 씨는 처음 백과사전을 살 때 내용이 많이 들어 있는 두꺼운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에게 읽어주다 보니 알기 쉽게 그림으로 보여주는 백과사전이 아이의 궁금증을 푸는 데 더 유용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부모는 아이의 눈빛을 관찰하면서 무엇을 좋아하는지 감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책을 읽는 절정을 느끼게 해 주세요” “아이들은 성장 단계에 따라 관심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푸름이는 자동차를 무척 좋아해서 자동차의 종류, 크기, 색깔 등을 줄줄 외웠거든요. 그때 자동차에 관한 책을 아이에게 참 많이 보여줬어요. 그 다음에는 자동차보다 복잡한 공룡에 흥미를 붙여 그쪽 분야의 책을 집중적으로 읽어줬답니다.” 희수 씨는 부모는 아이가 어느 한 분야에 푹 빠질 때 절정의 경험까지 느낄 수 있게 해줘야한다고 강조했다. 하나의 지능이 발달하면 다른 것도 끌고 가는데 한 분야를 깊이 있게 이해하면 다른 분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의 행동을 세심하게 관찰하며 조그마한 일이라도 잘하기만 하면 끊임없이 칭찬과 격려를 해주기를 당부했다.
“스킨십을 통해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세요” 희수 씨는 지적인 능력 발달과 더불어 정서적인 안정은 스킨십을 통해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다고 얘기한다. 그는 푸름이를 깨울 때 딱따구리 뽀뽀라 하여 배꼽에서부터 시작해서 얼굴까지 올라가는 뽀뽀를 해주면 아이는 무척 좋아했단다. 스킨십을 받은 아이는 자신이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을 믿게 된다고. “푸름이가 중학생인데 아직도 저하고 스킨십 하는 것을 어색해하지 않아요. 한창 예민할 때인데 말이죠. 아마도 지금껏 저와 아내가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주며 키웠다는 뜻이겠죠.” 희수 씨는 아이에게 아무리 사랑을 많이 주어도 절대로 아이를 버릇없게 만드는 일은 없다고. 오히려 부모가 아이에게 스킨십 해줄 때 훗날 다른 사람과 맺는 관계의 초석이 된다고. 사회성의 기초는 바로 부모와 자식 간의 원만한 관계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금 푸름이네는요… 16살 푸름이는 여느 아이들처럼 중학교에 다닌다. 책에 관해서는 이제 읽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 내용 교정을 볼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동생 초록이는 다방면에 재주가 있는데, 책 읽기도 좋아하지만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며 사교성이 뛰어나다. 푸름이 아빠 최희수 씨는 현재 푸름이닷컴 (www.prumi.com) 대표이사로 <푸름이 이렇게 영재로 키웠다>, <아빠와 함께 책을>, <배려 깊은 사랑이 행복한 영재를 만든다>를 펴내고 강연을 통해 독서 영재 교육법을 전파하고 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