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쉬케와 에로스'
Guillaume Seignac, Psyche
프쉬케는 미녀라는 말로 표현하기에는 모자랄 정도로 아름다운
미모를 지니고 있었다. 지상의 남자들이 프쉬케의 미모를 찬양
하고, 그녀에게 관심이 쏠리자 아프로디테는 분노하고 말았다.
Guillaume Seignac, The Awakening of Psyche
마땅히 숭배받아야 할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신전에 먼지만
풀풀 날렸다. 아프로디테는 질투와 상처받은 자존심 때문에
이성을 잃었다.
William-Adolphe Bouguereau,The Abduction of Psyche, 1895
아프로디테의 아들 에로스는 어머니 대신 복수의 화살을 높이
치켜들었다. 프쉬케를 향해 화살을 겨누는 순간, 에로스는
자기에게 그 운명의 사랑이 찾아왔음을 느꼈다. 처음 보는
사람을 죽을 때까지 사랑하게 만드는 금화살이 드디어 자신의
가슴을 관통하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스스로 화살에
상처받은 에로스는 절망의 신음을 뱉어내기에 이르렀다.
에로스는 아폴론을 찾아가 물었다. 어머니를 배신하고 프쉬케를
선택할 수도 없었고, 처음 만나는 사랑을 포기할 수도 없었다.
안타까운 사랑을 포기할 수 없었던 에로스는 스스로 백마 탄
왕자님이 아니라 야수의 길을 택했다.
Francois Gerard, Psyche Receiving the First Kiss of Love
프쉬케는 시간이 흘러도 청혼하는 남자가 없었다. 언니들은
일찌감치 이웃나라 왕자에게 시집가 잘 살고 있었지만
프쉬케는 늙은 아버지에게 근심어린 존재가 되었다.
신에게 청탁을 넣은 아버지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가장 아름다운 딸을 산꼭대기에 올려놓으라는 것이었다.
그것도 신부단장을 시켜서. 그러면 괴물이 와서 데리고
갈 것이라 했다.
Burne-Jones, The Wedding of Psyche, 1895
아버지 입장에서는 경악할 노릇이었다. 하지만 한 번 들은
신의 청탁을 거역할 수 없는 법, 프쉬케가 산꼭대기에
올라가던 날, 그녀의 미모를 아꼈던 많은 사람들은
안타까움에 눈물로 그녀를 전송했다. 가련한 새 신부는
바위 위에 떨며 앉아 괴물 신랑을 기다렸다.
Prud'hon, Psyche Carried Off by the Zephyrs, 1808
그때 서풍이 불어와 처음 입어보는 비단옷처럼 그녀를
부드럽게 감싸안았다."두려워 말아요, 아름다운 아가씨."
서풍은 그녀를 안고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John William Waterhouse,
Psyche Entering Cupid's Garden, ca.1904
그녀가 도착한 곳은 온갖 꽃들이 만발한 정원을 낀 화려한
궁전이었다. 이윽고 칠흑 같은 밤이 되자 프쉬케의 침실로
한 남자가 들어왔다. 에로스, 그는 프쉬케에게 절대 자기 얼굴을
보려해선 안 되며 자기가 바로 괴물 신랑이라고 전했다.
자기를 보지 않겠다는 약속만 지키면 더할 수 없는 행복을 누릴
거라는 말을 덧붙였다. 잔뜩 겁을 먹고 있던 프쉬케는 감미로운
목소리와 약속에 마음을 열었다.
Jacques-Louis David, Cupid and Psyche, 1817
꿈같은 시간이 흐르자 프쉬케는 갑갑해졌다. 언니들을 불러
이 행복을 보여주고 싶다고 남편을 졸랐다. 아름다운 프쉬케의
불행에 고소해하던 언니들은 프쉬케의 아름다운 행복을 보자
질투를 느낀 나머지 프쉬케에게 괴물이 주는 공포와 못 본 것에
대한 호기심을 준 것이다.
그날 밤, 프쉬케는 공포의 마음으로 칼을 들고 호기심의 마음으로
불타는 램프를 들었다. 아, 세상 어느 남자가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 그 아름다운 얼굴에 흠뻑 빠져 고개를 숙이고
키스를 하려 하자 램프이 기름이 기울어 에로스의 얼굴에 떨어졌다
그 순간 처음 바람처럼 왔듯이 그는 바람처럼 프쉬케 곁에서
사라졌다. 때를 기다려 어머니 아프로디테에게 프쉬케를 보이고
또 당당하게 프쉬케에게 자신을 보여주려 했던 에로스의 계획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었다. 믿음을 잃은 프쉬케가 자신들의 사랑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생각한 에로스는 화상입은 얼굴을 치료하기
위해 배신에 찔린 가슴을 안고 아프로디테에게 돌아갔다.
프쉬케는 사랑을 잃은 절망에 몸부림쳤다. 어리석은 자신을 향해
돌을 던졌지만 이미 후회는 홀로 남겨진 그녀의 몫이 되었다.
움직일 수 없는 고통 속에서 프쉬케는 남편을 찾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에로스를 찾아가
잘못을 빌고 믿음을 저버린 자신의 용서를 구하는 것이었다.
Sir Edward Coley Burne-Jones, , Pan and Psyche
헤라와 데메테르 여신의 신전에서 에로스를 찾게 도와달라고
간청했지만 아프로디테의 미움을 사고 싶지 않은 여신들은 나서지
못했다. 프쉬케는 직접 아프로디테를 찾아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아프로디테는 자신의 발 아래 무릎을 꿇고 노예를 자청하는
프쉬케에게 가장 먼저 곡식 분류하는 명령을 내린다. 온갖 종류의
곡식이 가득 든 방에서 종류별로 저녁까지 다 분류하라는 명이
내려졌다. 촉박한 시간으로 곤경에 빠질 무렵 어디선가 개미떼가
나타나 곡식을 다 분류해 주었다. 이어서 식인양의 털을 깍아야
했고 머나먼 강에 있는 물을 하루 만에 떠와야 했다.
하지만 마지막 임무에 비하면 그것은 일도 아니었다.
John William Waterhouse, Psyche Opening the Golden Box, ca.1903
아프로디테는 죽은 사람들의 여왕인 페르세포네에게 가서
아름다움이 담긴 병을 얻어오라고 프쉬케를 떠 밀었다.
자신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여신의 분부에 탑 위에서 스스로
죽음을 결정하는 순간 탑이 그녀에게 죽은 자의 나라에 가는 방법과
주의사항을 일러준다. 천신만고 끝에 드디어 페르세포네가 내어준
병을 들고 아프로디테에게 가기 위해 돌아섰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유혹에 빠진 프쉬케는 그 병의 효력인 아름다움을 남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모든 여자들의 소망처럼.
Sir Edward Coley Burne-Jones, Cupid Finding Psyche
병을 여는 순간 프쉬케는 쓰러졌다. 그 안에는 아름다움 대신
죽음의 잠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지켜보면서 애를 태우던
에로스는 재빨리 프쉬케의 몸에서 죽음을 몰아내고 신들에게
프쉬케를 데리고 올라갔다. 프쉬케를 향한 간절한 사랑을 눈치 챈
신들은 그제서야 축복을 해주었다.
이경덕의<신화 읽어주는 남자> 中
출처 : 50-70대의사랑과 추억글쓴이 : grace 원글보기메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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