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poem
물물교환/ 세러 티즈데일 삶은 아주 멋진 것들을 팝니다. 한결같이 아름답고 훌륭한 것들을 벼랑에 하얗게 부서지는 푸른 파도 잔처럼 경이로움을 가득 담고 쳐다보는 아이들의 얼굴 금빛으로 휘어지는 음악소리 비에 젖은 솔내음 당신을 사랑하는 눈매, 보듬어 안는 팔 전 재산을 털어 아름다움을 사세요 사고 나서는 값을 따지지 마세요 한순간의 환희를 위해 당신의 모든 것을 바치세요 이 시가 기록되어 있는 티즈데일의 원고 가장자리에는 "삶은 거저 주지 않고 판다."라고 씌어 있습니다.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공짜가 없는데, 아니, 우리가 세상에 공짜로 내놓는 게 없는데, 삶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지요. '물물교환'이라는 경제 용어를 사용해서 우리가 누리는 삶의 기쁜 순간들은 결국 교환적이며 보상적이라는 의미를 전하고 있습니다. "비에 젖은 솔 내음"을 얻기 위해서는 그 향기와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아는 마음을 내놓아야 하고 "당신을 사랑하는 눈매"를 사기 위해서는 내가 사랑하는 눈매를 주어야 한다는, 아주 간단한 '물물교환'의 법칙을 잊고 살았습니다. 치사하게 내가 준 것만 조목조목 값을 따지고, 공짜로 얻은 것은 당연히 여기고 살았습니다. -장영희의 영미산책, 생일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영문학자 장영희의 책을 읽던 중 이런 시가 눈에 들어 왔다. 그리고 그녀의 묵상(?)-ㅎㅎ, 나 또한 성경말씀 뿐 아니라 그 밖의 여러 매체를 통해 묵상을 하게 되니깐... 이 시를 읽으면서 나도 그녀와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감성이 더 발달해서 더 많이 사랑하는 게 억울했고, 다른 사람은 그저 넘겨버리는 소소한 일들이 내게는 너무 절실해서 억울했는데.... '물물교환'이라는 딱딱한 경제용어에 비추어 내 삶을 보니 난 하나님께 축복받은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아주 작은, 세밀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대신 그 사람보다 조금 더 아프겠지만 얻은 게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 내가 얻은 것에 대한 기쁨으로 그것을 위해 소비한 것들을 아까워 하지 말자! 삶이 주는 멋진 것들을 누릴 수 있게 해주심에 감사하자! 이제부터는 내가 준 것만 치사하게 ^^ 따지지 말고, 공짜로 얻은 축복에 대해 감사해야겠다. 돌이켜보니 덤으로 얻은 것이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