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사고팔 수 없는 삶 / 켄 가이어
시카고에서 온 미국인 한 명이 다가와
양파 한 줄이 얼마냐고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10센트라고 말했다.
가만 보니, 노인이 내놓은 양파는
모두 스무 줄 정도였다.
그래서 미국인이 스무 줄 다 사면 얼마냐고 물었다.
대량 구입하면 어느 정도 깎아 줄 수 있느냐는
서구식 경제 개념으로 물은 것인데,
이에 대한 노인의 대답은 뜻밖에도
다 팔 수 없다는 것이었다.
놀란 미국인이 물었다.
"왜 못 파신다는 겁니까? 한꺼번에 다
팔아 버리면 하루 종일 여기서 고생 안 해도
되는데 좋지 않습니까?"
그러자 노인이 대답했다.
"나는 지금 인생을 살러 여기 나와 있는거요.
나는 이 시장을 사랑하오.
북적대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햇빛을 사랑하고,
흔들리는 종려나무를 사랑하오.
친구들이 다가와 인사를 건네고,
자기 아이들이며 농사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사랑한다오.
그것이 내 삶이요.
바로 그것을 위해 하루 종일 여기 앉아
양파 스무 줄을 파는거요.
그런데 한꺼번에 다 몽땅 팔면 돈은 벌겠지만
그걸로 내 하루는 끝이요.
사랑하는 내 삶을 잃어버리는 것이요.
그렇게는 할 수 없다오."출처 : 50-70대의사랑과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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