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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망명의 가을-이외수-

유앤미나 2010. 8. 19. 23:30

      망명의 가을-이외수- 폐병앓는 가을은 외로움도 깊어라. 낙동강 칠백리에 물비늘로 쓸려가는 마흔 몇 해 내 인생의 조각들도 눈물겹구나 바람은 작두날로 내 인생을 가르고 철새들의 긴 행렬도 흐리게 지워진다 을숙도 모래밭에 파묻어 놓은 말 한마디 살. 아. 봐. 야. 지 갈꽃들이 무더기로 쓰러지는 서쪽하늘 노을만 붉어 내 뼈를 태우더라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은 무엇인가요? 혈연과 학연 금전과 사랑 참으로 많은 것들을 떠 올려 봅니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허리띠의 구멍을 하나씩 더 뚫어야 할 때쯤 텅 빈 허전함으로 가슴이 시려 올 때 섬광처럼 번쩍이는 물음표의 해답을 찾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소중한 것들은 너무나 많고 못다한 일들 또한 너무나 많습니다만 지금 당신에게 가슴 터 놓을 친구 하나 있다면 이미 당신은 소중한 하나를 간직하고 있는 행복한 사람일 것입니다 깊어지는 가을 밤, 세상 사소한 이야기로 꽃 피워 보고 싶은 사람 투박한 얘깃거리도 그저 허물없이 웃어 넘길 친구 하나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계절인가 봅니다 당신에게 그런 친구 하나 있다면 당신은 이미 소중한 보물 하나를 간직한 인생의 반은 성공한 사람입니다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리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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