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3세인 배우 오현경씨. 1987년의 TV드라마 '손자병법'에서 이장수 과장으로 나와 대중에 잘 알려졌지만 사실 그는 '영원한 연극인'입니다.
얼마전 막을 내린 연극 '베니스의 상인'에서 샤일록을 연기하는 등 그는 70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활발한 현역이지요.
"어떻게 사고력 훈련을 하느냐?"는 조선일보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저는 연기를 시작할 때부터 이런 훈련을 했어요. 버스에서 창밖의 우울한 여성을 보면 '저 여자 아버지가 아프구나'라고 상상해요. 종점에 닿을 때까지 거리의 사람들을 보면서 그런 식으로 생각의 꼬리를 물어가죠. 집중력도 높아지고 표현력도 좋아지는 걸 느꼈어요."
("死線 두 번 넘어, 이젠 죽을 때까지 마음에 꼭 드는 연극 두 편만 했으면…" 중에서, 2010.1.9)
버스를 타고 가는 시간도 놓치지 않고 뇌를 쓰면서 사고력과 표현력을 훈련하는 노 배우의 모습이 눈에 떠오릅니다.
그런데 한 뇌 전문의사도 똑같은 조언을 했더군요. 일본의 뇌와 치매 전문가인 요네야마 기미히로 박사는 뇌를 '자극'하는 좋은 생활습관으로 뇌를 젊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리고는 전철이나 버스 등을 타고 갈 때 보이는 인물을 대상으로 상상력을 동원해 스토리를 만들어보라고 권합니다. 앞에 보이는 사람의 복장이나 소지품 등으로 나이와 직업, 가족구성 등을 상상해보면서 이야기를 만들어보라는 겁니다. 짧은 시트콤이나 소설을 머리로 써보는 것이지요. 오현경씨의 사고력 훈련방법과 같습니다.
요네야마 박사는 또 아파트 단지 앞을 지날 때는 주민들의 분위기를 보고 단지 내의 인간관계를 상상해보라고 말합니다. 역 앞에 호텔이 있다면 그 호텔에 묵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라고도 조언합니다.
앞에 보이는 '시각정보'를 그냥 받아넘기지 않고, 능동적으로 뇌를 움직이며 사고력과 표현력을 훈련하는 배우 오현경과 요네야마 박사.
머리가 텅 비어 있는채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가끔은 이들처럼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상상력을 동원해 스토리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아보입니다.
상상을 하면 이미지가 확대되어 우뇌를 자극해준다고 하지요. 이렇게 자극을 주어 뇌를 활성화시키면 뇌도 젊어지고 사고력이나 표현력도 길러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