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뺏기면 안 되는 것

유앤미나 2008. 4. 5. 11:05



뺏기면 안 되는 것


이스라엘에 가서 놀란 것 중 하나는
광야(廣野)가 대부분인 그 곳에
이스르엘 평야처럼
넓고 넓은 곡창지대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하듯,
끝없이 펼쳐진 장관 앞에 나는
바라보고만 있어도 평온(平穩)함이 밀려왔다.

이 평야는 북쪽 갈릴리와
남쪽 사마리아 산악 지대 사이에
위치한 곳으로 기손강(江)에서
물을 공급받고 있기에
이러한 푸른 초원이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스르엘 평야가 있는
므깃도(Megiddo)는 모든 것이 풍부하고,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므깃도는 당시 이집트와 시리아, 소아시아 그리고
메소포타미아를 연결하는 중요한
무역로(貿易路)로
전략적 요충지가 되고 있기에,
끊임없이 이곳을 장악하려는 많은 전쟁이 있었다.





심지어 온라인상 게임에서도
‘므깃도’는 수많은 전투의 고전장의
의미로 사용될 정도로 그 곳은
싸움과 전쟁의 대명사(代名詞)가 되어버렸다.

실제로 므깃도는 주전 3천년부터
수없는 점령과 파괴가
반복되는 전쟁(戰爭)터의 한가운데 장소였다.

이스르엘 평야는 시야가 닿는 곳이
없는 평평(平平)한 지형이라,
전투가 벌어지면
지는 쪽은 도망가지도 못하고
둘 중 하나가 죽을 때까지 싸워야
끝나는 곳이므로 누가 싸워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바이블에서 므깃도(Megiddon)는
인류 최후의 아마겟돈 전쟁이 있을 곳으로
표현(表現)하고 있는데 보통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먼저 이 전쟁은 영적인 싸움으로
어느 영화에 나온 것처럼
여러 악(惡)의 세력들이 한 곳에 모여
마지막 치열한 전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다른 하나는
실제적인 전쟁으로 보기도 한다.
그것은 아마도 각 나라가
소유한 핵(核)무기는 지구를 일곱 번 이상
파괴할 수 있는 엄청난 양으로
종국에 가서 그것은 신의 심판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것을 믿는 안 믿든
아마겟돈 전쟁은
종말에 마지막 싸움이 되겠지만,
사실은 그 전쟁은 이미
이 세상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막에 오아시스를 이처럼
사람들이 탐을 내며 싸움을 하듯이,

세상의 아름다움 뒤에는 언제나
전쟁과 이념(理念)
그리고 인종의 끊임없는 갈등들은
이미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오늘도 TV 채널에는 아름다운 것이
나오지만 그 웃음의 뒤편에는
처절하게도 비극적인 스토리가 가득 차
있음을 현대인은 잘 알고 있다.

오늘도 멈추지 않고
세상은 전쟁과 죄악으로 들끓고,
내일도 아니 그가 이 땅을 심판하는 그 순간까지
이 싸움은 멈추지 않고 계속 될 것이다.





므깃도 현장은 독일이 먼저
발굴(發掘)을 시작했고,
20년 뒤에 미국이 본격적으로 발굴에 들어가
헛된 영광 속에 폐허가 된 과거 므깃도를
후세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되었다.

므깃도 현장에 가 보면,
박물관에서 당시 므깃도 도시 모형과 함께
역사를 알 수 있는 많은 유물들이
잘 전시(展示)되어 있다.

그 곳에는 당시 솔로몬이 건설했던
토목공사가 얼마나 거대했는지를
한 눈으로 알 수가 있고,
그 중에서도 당시 군사력의 상징이었던
기병대를 육성했던 마병(馬兵)장을
통해 당시 군사력을 가름해 볼 수 있다.

또한 벽옥 인장
'여로보암의 종 세마' 등
수백 개의 상아와 금(金)으로
장식된 유물들이 발굴(發掘)되었다.


우리는 이러한 므깃도의 유물들을 보면서
당시 솔로몬의 지혜(知慧)와 부
그리고 그의 군사력이
이스라엘 백성들뿐만 아니라,

시바 여왕과 같은 방문객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 모든 영광(榮光)을 일궈냈던
당사자인 솔로몬은 만년에 가서
이렇게 고백했다.

‘진실(眞實)로
이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도다.’





오늘 헤드라인 뉴스에
‘신정아ㆍ변양균 구치소 독방서
뜬눈으로 밤샌 듯’ 기사가 가장 먼저 들어왔다.

앞으로 그들은 다른 사람처럼
죄수복(罪囚服) 차림으로 줄에 묶인 채,
구치소와 검찰을 오가며 사람들에게
수모를 당할 것이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낯선 감옥(監獄) 안에서
그들은 선뜻 잠들지 못하고 밤새껏
뒤척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인생(人生)은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이 풀의 꽃과 같으나,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라는
그 말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이제야 비로써 그들은 알게 되었을까.





단풍(丹楓)은 낙엽이 되기 직전 잎의 모습이다.
그것은 겨울이 얼마 안 남아 있다는
신호와 같은 것이다.

모든 인생도 한 때
단풍처럼 아름답게 물들지만,
잘하든 잘 못하든 반드시 낙엽처럼
떨어질 때가 온다.

어느 시인의 시처럼,
우리도 언젠가는 가련한 낙엽이
되기에,

지금 아름답다 여길 때,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껴질 때
빨리 겨울을 준비(準備)해야만 한다.





므깃도는 이렇게
처음부터 사람을 숙여하게
하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그 곳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수로(水路)였다는 것이 의외였다.

이제 보니 이번 성지순례를 통해
내가 감동받았던 곳마다
비밀수로(水路)들이
다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게 되었다.

헤롯이 만든 가이사랴 성(城),
이스라엘 최후 전투장 마사다(Masada),
그리고 요르단 페트라까지도 반드시
비밀수로들이 있었었다.

므깃도에서 발굴된 수로(水路)는
아합왕이 만든 것으로,
성 내부의 식수를 해결하기 위해 성 밖
지하 10m 에 있는 샘까지 지하
수로를 건설했었다.

지하수로 안으로 들어 가보니,
거대한 바위를 파 내려가 백 미터가 넘는
지하터널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正確)하게 뚫어 만든 비밀수로는
삼천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잘 보존되어 있었다.

이 수로가 만든 후 성 안에서는
자유롭게 물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성 밖 적군들은 이러한 비밀(秘密)을
알지 못하고 무모하게 공격만
하다가 오히려 실패하고
돌아가기 일쑤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엔 수로는
얼마나 중요한 자원(資源)이었겠는가.

다른 것은 몰라도 물이 없으면
하루도 버틸 수 없기에,
이스라엘 왕들에게는 이보다 중요한
장소(場所)도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전쟁(戰爭)이 나면
뺏겨도 되는 것도 있지만 마지막까지
뺏기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내 인생도 이러한 비밀수로가 있어야만
나그네 삶에서 지치지 않고,
어떠한 적(適)이라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
이길 수가 있는 법이다.

그것이 바로 4M의 인생이다.
내 인생의 주인(Master)를 만남으로
사명(Mission)을 알고,
수많은 여정 속에서
그의 도움(Mentor)을 받아
동역자(Mate)의 삶을 살아야만
목마르지 않는 인생(人生)이 될 것이다.





주여,

이 세상은
하루도 전쟁이
멈춘 날이 없었습니다.

허나,
풀의 꽃과 같은
헛된 세상의 야망(野望)은
포기할지라도,

제 인생에 지혜요
가장 큰 능력이 되고 있는,

수로(水路)와
사명(使命)은
어떠한 경우라도 빼앗기지
않도록,

오늘도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하소서.

2007년 10월 14일 강릉에서 피러한 드립니다. <성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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