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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나라 이야기

유앤미나 2008. 3. 30. 19:41
도박(賭博)나라 이야기


'바다이야기'로 나라
안이 벌집을 쑤셔 놓은 듯하다.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정부의 합법적인 우산 아래 편의점 숫자보다도
많은 도박장이 주택가와 골목길, 심지어
학교 앞까지 파고들어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도박공화국에서는 오늘도
오직 도박으로 인해 말없이 죽어가고 있는
서민들이 많다는 것을 ‘바다이야기’를
통해서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부자는 구조적으로 도박에 중독 되지 않는다.
하루 벌어 하루씩 사는 노동자,
막다른 골목에 서 있는 자영업자들
그리고 세상 물정 모르는 주부와
힘없는 사회의 약자들만 덫에
걸려들고 있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으로
정상적인 방법으론 열심히 일해도
큰돈을 만져보기가 어렵다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
기회상실감에 따르는 자포자기가
이들로 하여금 악마의 발톱에
빠져들게 했던 것이다.





물론 첫 번째 책임은 본인에게 있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정부(政府)는 무엇을 했는가.

당연히 삶에 지친 고단한 민초들에게
일자리와 노동(勞動)의 보람,
저축의 뿌듯함을 주는 대신에 오히려
정부와 지자체는 세수(稅收)를
위해 ‘바다의 모험’을
허락했던 것이다.

덕분에 어리석은 서민들은
끝장 날 때까지 갈 수밖에 없는
도박 중독(中毒)에 빠져서
재산(財産) 날리고
가정은 깨어져 결국 인생을 날려
버리는 일들이 지금 계속 일어나고 있다.


중독(中毒)은 어느덧 우리의
가장 심각한 사회적 병리현상이 되어버렸다.

술과 담배는 이미 세계로부터 인정받았고,
마약과 쇼핑 그리고 각종 도박
곧 경마(競馬), 컴퓨터 도박까지
성인 인구의 9%가 중독 단계에 있다고 한다.

이렇게 국민들은 도박공화국이 돼버린
이 나라를 걱정하고 있는 판에
위정자(爲政者)의 관심은 오로지 조카가
관련이 있느냐 없느냐 그리고
이것이 게이트냐 아니냐에만 쏠려 있다.


영국이 청나라를 무너뜨릴 때,
마약과 담배 그리고 카지노를 먼저 투입했다.
그래야 식민지통치가 쉬워진다는 것을
그들은 역사를 통해 알기 때문이다.

과거 군부시절 프로야구가 시작되면서
스포츠와 섹스산업으로 국민들을
눈멀게 했다고 비판(批判)했던
그들이 이젠 도박(賭博)을
갖고 정치도박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경제 불안과 안보 불안도 부족하여
이젠 마약전쟁에 버금가는
중독성(中毒性) 도박 활성화를 조장하는
정책이 망국의 지름길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작년부터 갑자기 동네마다
밀물처럼 들어오는 성인PC방을 보면서
‘왜 이렇게 많아질까’라고 막연하게만 생각했지,
그것들의 폐해가 얼마나 큰 파장을 갖고
올 것인가에 대해서는 일반백성들은
알 턱이 없었다.

암(癌)세포는 이렇게 조금씩 자라다가
다른 장기로 전이하고 중증(重症)이 될 때에
발견하면 이미 생명(生命)은
보장 할 수 없게 된다.

차라리 잘된 일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빨리 터지지 않았다면 전 국민을
노름장이로 만들 뻔 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백성들은 잘 몰라서 그랬다하더라도
전문가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 일에
대해 대책이 필요하다고 누누이
목 놓아 외쳤건만,

무감각했던 관계자들로 인해 우리
우리 사회 곳곳에 이미 한탕주의가 만연되어
이 나라 구석구석을 병(病)들게 하면서
인생을 대한 당연한 진리들이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첫째로 세상에 공짜란 없다는 진리다.

대부분 서민들은 혹시나 한 순간에
큰돈이라도 벌수 있나하는
사행심으로 희생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도박이든 로또복권이든 대박을 바라는
한탕주의들은 단 한 번에
인생역전을 노리면서,
자신도 모르게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공짜의 위험의 덧에 걸려 빠져나올 수가 없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는가.
만약 공짜가 있다면 그 속에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내막이 숨겨져 있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공짜라고 그냥 받으면 안 된다.
사기 잘 당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공짜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과도한 욕심이 화근이 되어 공짜
내면의 검은 뜻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일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노력하지 않고 얻어지는 것은
설령 공짜로 얻었다 해도,
오래가지도 못하고
또 그것이 귀한 줄도 모른다.





미국의 한 언론사에서는 천만 달러 이상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몇 년이 지난 후에
행복지수를 조사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그들 중 대부분은 당첨 이후가 더
불행해졌다고 고백했던 것이다.

당첨될 때 그들은 집과 차를 바꾸며
'불행 끝 행복 시작'인 것처럼 보였으나,
결국에는 가정파탄에 빠졌다는 것이다.

순간의 선택으로
그들은 인생역전을 맛보았지만,
그 영광 뒤에는 전혀 예상(豫想)하지 못했던
또 다른 쓰디쓴 인생역전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누가 알았겠는가.
공짜란 또 다른 불행과 함정이 있다는 것을,

아니 세상에는 결국 공짜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때 만해도
알 수가 없었기에 행복해 했는지 모르겠다.





둘째로 공짜와 행복의 함수관계다.

그동안 우리는,
'열심히 일하면 누구라도 잘 살 수 있다'
라는 생각으로 성실하게 일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부자가 되려면,
복권이나 도박에서 당첨되든지 아니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든지 둘 중에
하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들이
음지에서 열심히 땀 흘려 일하는
평범한 사람들에겐 얼마나
큰 절망감을 안겨주는 일이 되겠는가.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 삶에
가장 중요한 덕목(德目)인
근면과 성실 그리고 정직 등은 어떻게
유지될 수가 있단 말인가.

결국 도박이나 복권 등은 우리 삶의
기본질서를 깨뜨리면서
헛된 신화를 갖다 주면서 진정한
행복에서 자꾸만 더 멀어지게 하는 악의 도구다.





세상엔 공짜가 없듯이,
행복도 그런 식으로 공짜로 얻으려한다면
그 행복은 꿈이 깨지기 전에
사라져 버릴 것이다.

어떤 사람은 로또나 도박조차 없다면
도대체 무슨 희망으로 살아가겠느냐고 말을 한다.

그렇다면 제대로 한 번 따져보자.
그런 도박을 통해 누가 많은 이익을 얻는가.
이번에 밝혀졌듯이 승률은 칩으로
다 조작한다고 했다.

이러한 대박에 대한 헛된 꿈은
결국 눈에 보이는 몇 사람이 되고자,

수많은 사람을 합법적으로
먹여 살리는 일을 위하여 자신은 목숨 걸며
그 일 외에 다른 일에는 무능한 자가
되고 있는 것이었다.


인생에서 행복을 느끼게 하는 것은
결코 어느 한 때의 대박이나
화려한 이벤트적인 어떤 일이 아니다.

나는 우리 멤버들에게 늘 이렇게 말한다.
행복이란, 가족들과 함께
저녁 뉴스를 볼 수만 있다면,
아침에 출근할 때, 자녀들로부터
‘잘 다녀오세요.’라는 소리만 들을 수 있어도...

그리고 조금만 더 욕심낸다면,
우리의 이웃을 돌아볼 여유만 있다면
그는 이미 대박 터진 인생이라는 것이다.





주여,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모든 것을 통하여 배우는 사람이요,

참으로 강한 자는
자신을 다스리는 사람이요,

참으로 부자는
가진 것에 만족하는 자요,

참으로 멋있는 사람은
범사에 감사하는 사람입니다.
...

주님,
탈무드의 이 구절이
저의 평생
기도가 되게 하소서!

2006년 8월 27일 강릉에서 피러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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