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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양수,좋은 아이디어는 삼상(三上)에서

유앤미나 2018. 6. 14. 22:52
구양수,좋은 아이디어는 삼상(三上)에서
예병일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2018년 6월 12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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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흩어지는 것은 생각이 확산되는 것을 말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좋은 면도 있습니다. 다양한 일들이 떠올라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은 뇌가 정보를 정리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확산될 때야말로 과거의 기억과 새로운 기억이 강하게 연결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일상에서 의식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새로운 기억들을 연결시키는 것이라면 의지대로 할 수 있으니 옛날 기억을 새로운 기억과 조화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생각이 확산될 때는 오래된 기억과 새로운 기억이 서로 연결되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마치 욕조에 편히 몸을 담근 채 멍하니 있으면서 떠오르는 생각조차 신경 쓰지 않는 상태와 같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51쪽)
 
 
"삼상(三上)에서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중국 당송 8대가로 불리는 문인 구양수가 한 말입니다.
 
구양수가 말한 '삼상', 즉 '세 곳의 위'는 침상, 마상, 측상입니다. 베게 위(잠자리에 들기 전)나 말에 올라타 있을 때,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볼 때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는 겁니다.
이 세 곳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에 가장 좋은 장소라는 그의 말에 공감하시는지요.
 
실제로 그렇습니다. 이밖에도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을 때,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할 때, 기차나 버스를 타고 차창밖을 바라볼 때... 그런 편안하고 때로는 멍하게 있는 상황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많습니다.
 
불교의 명상에서도 비슷한 조언을 하고 있군요. 저자는 생각이 확산하기 쉬운 장소나 상황에서는 과거의 기억과 새로운 기억이 서로 연결되기 쉬워지는데, 그런 상태가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기에 좋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또 이에 더해 의식적인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뇌에서 기억을 정리하고 있는 상태가 지속되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닙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아차림으로써 자신이 향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집중시키지 않으면 안됩니다. 명상은 백일몽과 달리 확산된 생각 속에 있는 자신을 알아차리고, 다시 집중할 수 있도록 의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삼상'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 생각을 의식적으로 잡아내 메모해 놓아야겠지요. 그래야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테니까요.
 
"삼상(三上)에서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는 구양수의 말을 기억하고, 가끔씩 그런 편안한 상황에 자신을 놓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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