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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이의 인생이 초등학교에 달려 있다

유앤미나 2013. 11. 29. 19:57

기획ㆍ전유선(자유기고가) 사진ㆍ이광재 기자

소아정신과 전문의 신의진 교수
아이의 인생이 초등학교에 달려 있다는 이유


신의진 교수는 그동안 여러 가지 저서들과 강의에서 무작정 조기교육을 시키는 엄마들에게 느림보 학습법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남보다 먼저 많은 것을 가르치기보다는 아이의 발달에 맞게 적절한 자극을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초등학교는 이제 본격적인 학습과 사회생활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설명한다. 우선 지적 발달에 있어서 아이들은 이때 모든 공부의 기초를 튼튼하게 닦는다. 자기 이름도 못 쓰던 코흘리개가 제법 자기 주장을 조리 있게 펼 줄 아는 청소년으로 자라는 과정이 이 시기인 것이다. 인간의 능력이 타고난 것 30%, 만들어지는 것 70%라고 했을 때, 그 70%의 대부분이 초등학교 때 배우고 느낀 것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초등학교 시절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한 인간의 삶이 튼튼한 토대 위에 서느냐, 위태롭게 흔들리느냐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초등학교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책도 좋아해야 하고, 친구도 잘 사귀어야 하고, 그림 그리기는 기본, 악기 하나는 다룰 줄 알아야 하고, 태권도나 수영 하나쯤은 할 줄 알아야 하는 게 요즘 초등학생이죠.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요? 어른들도 하기 힘든 것을 아이들한테 요구하면서 말썽을 일으키지 않기를 바라는 건 어른들 욕심이 아닐까요?”

공부란 결코 많이 한다고 좋아하게 되는 것도,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니라고 그녀는 주장한다. 아이가 정말 공부 잘하기를 바란다면, 행복하게 커가기를 바란다면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고민하기 전에,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

“요즘 초등학생들에게까지 번진 선행학습 열풍은 신경생리학적으로 볼 때 아주 비효율적이에요. 하나의 지식이 머리에 들어오면 체험과 연결되고 일반화되어 숙성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선행학습은 그 틈을 주지 않죠. 암기만 잔뜩 하게 되면 사고를 확장하는 데 방해가 되고 결국 사고력을 죽이게 됩니다. 저학년 때 공부를 잘하던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서 점점 성적이 떨어지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죠. 초등학생 때는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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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진 교수가 제안하는 ‘런 하우 투 런’ 학습법

1 잘하는 과목부터 시작하라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슬슬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이때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잘하는 과목’부터 시키라는 것. 잘하는 과목부터 시작하면 아이는 ‘나도 잘하는 과목이 하나쯤은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고, 한 과목을 잘하면 다른 과목도 쉽게 잘할 수 있다.

2 독후감을 싫어하면 서평을 쓰게 하라 독후감 쓰기를 강요하면 글쓰기 자체를 싫어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책의 내용을 요약 정리하는 독후감 대신 책을 읽고 난 소감이나 기억에 남는 구절을 열 줄 이내로 써보는 서평은 책 읽은 후 글 쓰는 데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

3 “왜”라고 질문하면, 답하는 데서 멈추지 마라 아이가 “왜?”라는 질문을 던질 때 “원래 그래”라는 식의 단답형으로 대답하지 마라. 아이가 질문할 때에는 기존에 배운 지식과 현재 상황을 논리적으로 연결하게끔 답해주고, 아이가 이해를 한 것 같으면 “그런데…”로 시작하는 질문을 하나 더 해보라.

4 컴퓨터와 TV를 없애라 컴퓨터와 TV는 공부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아이의 인격과 인생을 망친다. 엄마는 아이의 TV 시청과 컴퓨터 게임에 대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 아예 코드를 빼서 가방에 넣고 다녀라. 하루에 몇 번, 1주일에 몇 시간만 하라는 식으로 아이와 타협해서도 안 된다. 엄마 아빠가 단호한 태도를 취해야 아이를 보호할 수 있다.

5 공부를 싫어하는 아이에겐 보상을 아끼지 마라
아이가 공부를 좋아하고, 공부의 세계에 천천히 발을 들이도록 하려면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수학 점수 10점 오르면 놀이동산 한 번’이라는 미끼는 아이가 책상 앞에 앉게 하는 동기가 된다. 저학년 때는 공부를 시킬 때 적당한 보상을 해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고학년에게도 한두 번쯤의 보상은 효과적이다. 아이의 동기를 이끌어내기 위한 보상을 절대 두려워하거나 아까워하지 마라.

6 책 읽을 때는 스스로 질문하면서 읽게 하라 시험을 보기 위한 책 읽기는 암기 능력을 키우는 것밖에는 되지 않는다. 책을 읽으면서 “왜 지은이는 이런 말을 했을까?”, “지은이가 하고 싶은 말은 뭘까?”를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 책의 내용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지 다그치지 말고, 책의 내용과 자기 생각을 함께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7 잘못했을 때는 혼내지 말고 반성문을 쓰게 하라 아이가 잘못을 저지르면 반성문을 쓰게 한다. 그냥 잘못했다고 쓰면 무조건 퇴짜다. 무슨 일 때문에 싸웠고,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조목조목 쓰고, 나름대로 앞으로의 대책도 썼을 때 통과시켜준다. 그리고 반성문을 한 달 동안 벽에 붙여놓는다. 반성문은 자신이 한 행동을 다시 생각하고 분석하게 해준다.

8 학기 시작 전, 아이의 교과서를 한번쯤 읽어보라 엄마가 아이를 가르치면 ‘엄마와 함께한다’, ‘엄마가 나를 이해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옆에 끼고 일일이 가르칠 수 없다면 적어도 학기 전에 아이의 교과서를 찬찬히 훑어보라. 아이가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미리 파악해두면 아이들의 공부를 도와줄 실질적인 방법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출처 : 부부사이
글쓴이 : 복된남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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