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가는 글

[스크랩] [수필]전우익/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中

유앤미나 2012. 7. 12. 13:56




출처 : 50-70대의사랑과 추억
글쓴이 : grac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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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ine

 


혼자만 잘 살믄 별 재미 없니더.

뭐든 여럿이 노나 갖고

모자란 곳을 두루 살피면서 채워 주는 것,

그게 재미난 삶 아니껴.

 

삶이란 누군가에게

그리고 무언가에

정성을 쏟는 일입니다.

 

세월이 가는 걸 본 사람도,

나무가 크는 걸 본 사람도 없는데

세월은 가고 나무는 자랍니다.



Light Fall

인정과 우정은 소박한 데서 우러나오는 것 같습니다.

화려하고 복잡할 땐

정이 발붙이지 못하는 것 같아요.

 

솜씨 좋은 여인이 만든 옷 뒤집어 보면

안쪽도 흠잡을 데 없지요.

사람 됨됨이도 그랬으면 해요.

 

인간과 동물은 소비만 하고

식물만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냅니다.



Moonscape 1

짐승은 평생 동안 남의 흉내는 내지 않지요.

인간만이 남의 흉내를 내기 위해 안달을 하고

그걸 못하면 좌절하는 것 같아요.

 

발달린 사람들이 떠난 시골에서

뿌리박고 사는 나무에게

고마움과 정을 느낍니다.

 

나무와 산은 사시사철에 풍요와 가난을 고루 겪는데,

인간은 오직, 풍요 하나만을 좇다

이 모양이 된 것 같습니다.



Atlanteans

세월과 사람을 어떻게 맞고 보내느냐에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이 형성되는 것 같네요.

 

진하게 산다는 건 세월을 살되

세월에 얽메이지 않는 삶이 아닐까요.

 

생마무보다는 고사목, 좀 썩은 나무,

집 뜯은 나무가 좋은 걸 알았어요.

사람도 어느 만큼 썩어야, 풍산도 겪어야

사람맛 나는 사람 되듯이요.



Lodstone

버릴 줄 알아야 지킬 줄 알겠는데

버리지 못하니까 지키지 못합니다.

수월하게 살아보자고 아픔을 피하는 동안

아픔이 홀로 커서 감담하기 힘들게 됩니다.

 

밤낮없이 밝은 이 시대가 더욱 캄캄합니다.



Morning Light



제 모습 갖지 못하는 사람이 세상 탓합니다.



Temple

첩첩산중이라 하더니

살아갈수록 모를 것이 사람같아

서글퍼집니다.

 

어떤 사람이 취직한 다음 착실하게 일한 결과

과장, 부장, 사장, 회장이 된 다음 하나 더 올라가니

송장이 되더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Vow



꼴찌인 줄 알면서도 달리는 사람이

점점 많아질까요,

적어질까요?

 

편지랑 소포 부치며 <보내는 사람> <받는 사람>에서 '사람'은 빼요.

참사람 구실은 도저히 못할 것 같고

가짜 사람노릇은 하고 싶지 않아서요.

 

인생이란 각자가 평생을 바쳐

스스로의 자화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랍니다.



Study Muse Whisper

도장을 새기는 데 음각과 양각이 있듯,

책을 읽을 때도 노상 그럴 수는 없지만

때로는 도장처럼 마음에 새기게 됩니다.

 

친구란 마음속에 서로를 안고 사는 것 같아요.

정성스럽게 묻으면 오래 가고

흐지부지 묻으면 금방 사라지겠죠.

 

돈 부자가 되었으면 불안할 텐데

나무 부자는 마음이 편해요.

모두 다 보고 감출 게 없으니까요.



Reflecting Stone

곡식이 자리잡고 제대로 크면

잡초가 맥을 추지 못합니다.

세상도 그런 게 아닌가 여겨 봅니다.

 

사람도 착하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착함을 지킬 독한 것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밥이 시시하고 흙을 모르고

세상에 무서운 게 없으면

망하는구나 싶습니다.



New Down



절대로 착한 일 하겠다고 덤비지 말고

눈에 뜨이는 지독한 나쁜 짓이나 하지 말았으면 해요.

 

물건을 아낀다는 건

대상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자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며

고마움의 표시라고 여겨요.

참된 축제는 삼라만상이

더불어 즐거워 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Shapplin - Spente Le Stelle

오두막이나 움집엔 울도 담도 없지요.

그러기에 계절은 알몸으로 찾아듭니다.

 

이 땅에 사람만 사는 게 아닌데,

누가 주인이고 누가 나그넬까요?

큰소리 치는 쪽이 나그네 같아요.

 


 

 

 


 

글  : 전우익 /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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