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록빛 꿈 受天/김용오 어젯밤에 초록빛 꿈을 꾸었지요 본시 꿈이란 흑백이라 한다지만 그렇지가 않았어요. 눈을 뜨고 기억을 더듬고 더듬어도 분명 파릇파릇 초록빛의 꿈이었어요. 초가집의 지붕에는 연두 빛의 떡잎으로 넝쿨져 덥혀있는 이슬 맞은 박꽃은 정녕 그리운 당신의 모습이었어요. 주렁주렁 열린 하얀 박들은 당신의 끝없는 사랑을 본 듯하였고 조그만 화단에는 채송화며 맨드라미가 날 보며 산들산들 반가운 인사로서 곱고도 고운 꽃바람을 일으키니 꿈속이라 한들 어찌 아름답다 하지 않겠습니까 개울물은 졸졸 들 흐르고 뒷산의 다람쥐는 날 잡아 보라 방귀를 뀌며 달아나니 내세가 아름답다 한들 이렇듯 아리고 아린 초록빛의 꿈만 하다 하겠습니까 정말 좋습디다. 잊지를 못하겠기에 제가 그랬지요 우리 다시 만날 수 없냐고 물었더니 꿈이란 놈이 배시시 웃으며 그럽디다. 보고프면 언제든 풀피리를 부르래요 아! 글쎄 오늘밤에 다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아린 초록빛 꿈들을.. 060625
......... Last Kiss / Yuichi Watanabe ......... A Grassy Plain / Yuichi Watanabe
출처 : 하얀미소가 머무는 곳
글쓴이 : 受天/김용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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