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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진흙 속의 연꽃처럼

유앤미나 2007. 9. 16. 18:31


    "6.25 직후엔 큰 도시의 산 밑에 파놓은 방공호에 가보면 거지들이 많았어요. 한 번은 저런 사람들에게도 사람답게 사는 법을 가르쳐 줘야겠다 싶어서 거지굴에 함께 잔 적이 있지요. 처음에 그들 앞에서 요령을 흔드니 밥을 먹던 사람들이 모두 일어서서 쩔쩔 매는 겁니다. 자기들한테 동냥 온 사람은 처음이었거든요. 그러나 내가 ''배가 고프니 밥을 좀 나눠달라''고 하자 모두들 자기가 동냥했던 것을 주면서 얼굴에 희색이 가득해요. 자기들도 남에게 뭔가를 줄 수 있다는 데 큰 기쁨을 느꼈던 것이지요" 진흙에서 연꽃이 피는 것처럼, 거지굴에서도 자비의 꽃은 이렇게 피어난다. - 서화동의《산중에서 길을 물었더니》중에서 - * 따옴표 안의 말은 조계종 제9대 종정 서암스님의 말씀입니다. 한 사람의 사랑이 진흙에서도 연꽃이 피게 합니다. 한 영혼의 작은 헌신이 거지굴에서도 자비의 꽃을 피웁니다. 차가운 얼굴에 화색이 돌고, 메마른 눈에서 감사의 눈물이 넘치게 합니다.
출처 : 하얀미소가 머무는 곳
글쓴이 : 동구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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