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로맨느 라코양의 초상 (Portrait of Mademoiselle Romaine Lacaux) 오귀스트 르누아르(Auguste Renoir)
르누아르는 인상주의 기법을 발전시킨 대표적인 인상파 화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만의 독특한 기법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그는 젊은 시절 수많은 작품을 없애버리면서까지 연구를 거듭했다. 그래서 1864년에 그려진 이 그림은 아마 르누아르가 그린 작품 중 가장 처음으로 사인과 날짜를 써넣은 그림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기법, 구도 등 여러 실험에 열심이었던 르누아르는 좀 더 밝은 색채로 그리기 위해 어두운 색으로 채워져 있는 팔레트도 버리고, 그 이전의 작품들마저 거의 다 없애버렸기 때문이다.
르누아르는 막 23세가 되던 해에 이 초상화를 그렸다. 그는 당시 미술 아카데미의 교수였던 샤를 글레르의 가르침에 환멸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모네, 바질, 시슬레 등 동료 유학생 3명과 함께 바르비종의 작가 거주지에 머물면서 퐁텐블로 숲의 자연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가 이곳에서 여러가지 양식을 실험하고 있을 때, 휴가를 이쪽으로 와있던 라코 가에서 딸의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주문했다. 여전히 그림을 배우고 있던 그는 이 작품에서 머리카락은 루벤스를 모방하고, 뚜렷한 윤곽의 얼굴과 레이스의 옷 윤곽은 앵그르의 기법을 따랐다. 흰 색의 터치는 쿠르베의 느낌이 나고, 부드러운 꽃 모양의 배경은 코로에 대한 경의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여러 작가에 대한 복잡한 오마주의 상황에서도 르누아르는 후에도 보이는 자기 자신 만의 분위기를 그림에 싣고 있다.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과 대상에 대한 애정이 그림에서 엿보이는 것이다. 특히 그는 후에 풍만한 여성의 표현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는데, 그래서 그에 대해서는 “르누아르는 루벤스와 와토의 전통을 직접적으로 계승한 대표적인, 그리고 마지막 화가다”라는 평가가 내려졌다.